- 가격 낮추고 서비스망 넓히고
국내 기업 협업·모빌리티쇼 참가까지
보조금 중단 악재에도 고객 지원 확대
韓서 장기전 준비하는 BYD
이 같은 행보는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1만1675대를 신규 등록했다.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6107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전년도 실적의 두 배에 가까운 차량을 판매한 셈이다.
고객 불편 줄여나가는 BYD
BYD코리아는 승용차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제품과 가격, 판매망과 서비스망을 동시에 확대했다. 판매량이 충분히 늘어난 뒤 뒤늦게 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진입 단계부터 전국 단위 사업 기반을 깔았다.
BYD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우선 공을 들인 영역은 가격이다. 신차 출시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대를 만들기 위해 중국 본사와 협의를 적극적으로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업계에서도 BYD코리아가 본사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당초 시장 예상보다 낮은 국내 판매가격을 끌어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경계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가격을 받기보다 진입 문턱을 낮춰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품군도 빠르게 넓히고 있다. BYD코리아는 지난해 아토 3와 씰, 씨라이언 7을 차례로 출시했다. 올해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과 씰 후륜구동 모델을 추가하고, 자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기술인 ‘DM-i’를 적용한 씨라이언 6 모델도 출시했다. 순수전기차에 집중했던 제품 구성을 PHEV까지 확대해 국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제품과 별개로 BYD의 국내 시장 공략 의지는 서비스 인프라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신생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가 사후서비스에 대한 불안이기 때문이다. 차량 가격과 상품성이 뛰어나더라도 정비받을 곳이 부족하거나 부품 수급이 늦어지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BYD코리아는 승용차 브랜드 출범 1년 만에 전국에 전시장 32곳과 서비스센터 16곳을 구축했다. 올해 말까지 전시장은 35곳, 서비스센터는 2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시장보다 서비스센터의 증가 폭을 크게 잡은 것도 판매 이후 고객 경험과 신뢰 확보를 중시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거점도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핵심 상권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전주와 의정부, 청주 등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역으로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과의 협업도 BYD 현지화 전략의 한 축이다. BYD코리아는 일부 차량에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국내 업체의 타이어를 적용하고,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내비게이션과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수형 차량을 단순히 한글화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도로 환경과 운전자의 사용 습관을 반영해 제품의 낯섦을 줄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차량을 판매하려면 가격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와 정비, 부품 공급 등 구매 이후 전 과정이 국내 소비자의 기대 수준에 맞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경험을 넓히는 데도 적극적이다. BYD코리아는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모빌리티쇼에 연이어 참가해 차량과 배터리, 전동화 기술을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소개했다.
지난 6월 열린 부산모빌리티쇼 참가는 특히 더 눈에 띈다. 최근 국내 모빌리티쇼는 참가 비용과 실효성 문제로 수입차 브랜드의 참여가 크게 줄었다. 부산모빌리티쇼 역시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를 제외하면 주요 수입차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도 BYD는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부산 행사에 참가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행사 참여에 소극적인 가운데 서울뿐 아니라 부산까지 직접 찾은 것은 수도권을 넘어 전국 단위로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단기간의 판매 효율만 따지기보다 소비자가 차량과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사업 수행자 평가에서 탈락한 것은 BYD코리아에 뼈아픈 대목이다. 정부는 올해 처음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제작·수입사를 별도로 평가했다. 기술개발 역량과 국내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 지속성, 안전관리 등을 종합해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은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BYD는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지난 1일부터 정부 구매보조금 지원이 중단됐다. 기존 보조금 지급 대상 제작·수입사 가운데 이번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업체는 BYD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을 핵심 무기로 판매를 확대해온 BYD로서는 보조금 공백에 따른 실구매가 상승이 하반기 판매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전국에 판매·서비스망을 확대하고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과 가격 정책을 펴온 상황에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에 BYD코리아는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회사가 직접 메우는 방안을 내놨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당사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 결정을 존중한다”며 “전기차 보급 활성화는 정부와 업계가 함께 달성해가야 할 과제인 만큼 당국의 정책 목표 달성과 업계의 발전,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BYD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부담을 경감하고 국내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BYD 차량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보조금 수준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친환경 무공해 차량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보다 합리적인 조건으로 BYD의 전동화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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