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0명 중 6명 다시 찾았다…“배달로봇 사고 ‘0’건”
- [일상으로 들어온 배달로봇]②
거침 없이 인도 위 누비는 자율주행 로봇
반복 주문 경험 많아…20kg까지 적재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 중인 배달로봇. 그 주위에 선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연신 사진을 찍었다. 어린아이부터 중년 여성, 외국인까지 모두가 배달로봇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적색 신호가 청색으로 바뀌자 로봇이 윙 소리를 내며 횡단보도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미소를 지었다.
핫플서 주목받는 요기요 뉴비
지난 7월 13일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발견한 요기요 배달로봇 ‘뉴비’는 주변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뉴비는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개발한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배달로봇이다. 최대 속도와 최대 적재량은 각각 5.76km/h, 20kg에 달한다.
성수동의 한 빌딩에서는 배달로봇으로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뉴비가 빌딩 입구에서 5분 넘게 멈춰있어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주문자가 로봇의 문을 열어주길 기다리는 것이었다. 직장인 박모씨(35)는 “배달로봇은 할인이나 무료배송 등 혜택이 있어서 가끔씩 쓴다”고 말했다.
요기요는 소비자들의 배달로봇 서비스 이용 독려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제한 사용 가능한 배달로봇 전용 3000원 할인 쿠폰 ▲무료배달 ▲포인트 적립 등이 있다.
배달로봇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에 따르면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진행 중인 D2D 배달로봇 서비스의 재주문율은 약 65%로 집계됐다. 한 번 배달로봇을 경험한 주민은 높은 확률로 다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실제로 써보니 아쉬운 점도 일부 보였다. 기자가 요기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성수동 소재 한 카페의 커피와 빵을 주문하려고 했더니 선택 가능한 메뉴가 제한됐다.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배달라이더보다 예상 도착 가능 시간이 좀 더 빨랐다는 것이다. 최소 주문 조건은 1만2000원으로 동일했고, 배달비는 배달로봇만 0원으로 표시됐다.
이날 거리에서는 배달 중인 뉴비를 촬영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왔다는 외국인 A씨는 휴대전화에 뉴비의 모습을 열심히 담고 있었다. 그는 사진을 찍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이런 게 많냐”고 되물었다.
강남 일대 장악한 배민 딜리
한국 배달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이 시장은 로보티즈·뉴빌리티 등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다. 요기요와 협업 중인 뉴빌리티는 지난해(2025년) 기준으로 전국 142개 거점에서 300여대의 자율주행 로봇을 운영했다. 지난 2019년부터 배달로봇 개발을 본격화한 뉴빌리티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14만7000km 수준이다. 해외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미국의 한 배달로봇 기업은 최근 자율주행 로봇의 누적 주행거리가 2000만km를 넘어섰다.
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외국보다 언덕이 많고 도로가 복잡해 자율주행 로봇이 활동하기에 쉬운 조건은 아니다”라며 “평지가 많고 땅이 넓은 미국 등은 한국보다 주행 데이터를 쌓는데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요기요보다 한발 앞서 배달로봇 시장에 진입한 배민은 자체 개발한 딜리로 주행 데이터를 쌓아 나가고 있다. 특히 핵심 지역인 강남 일대에서 배민 딜리의 활동이 활발하다. 기자가 선정릉역에서 언주역까지 약 900m 거리를 10분간 걷는 동안 수차례 배민 딜리와 마주쳤다.
배민 딜리는 카메라·라이다를 함께 쓰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요기요 뉴비와 최대 적재량은 동일하지만, 최고 속도가 9km/h로 더 빠르다.
이날 현장에서는 배달라이더와 딜리가 인도 위에서 자주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 인상적이었다. 거리에서 만난 한 배달라이더는 “이 일을 하는 우리가 봐도 신기하다”고 했다.
배달라이더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로봇을 통한 경험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최근 서비스를 종료한 서울 강동 고덕센트럴아이파크 단지 내 카페 배달의 지난달(6월) 배달로봇 건수는 최초 운영을 시작한 2024년 7월 대비 133% 증가했다. 배달로봇에 대한 사용자 선호도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카페에서 야외 휴게 장소로 배달하는 서비스인 만큼 날씨의 영향이 컸음에도 사고 발생 건수가 0회를 기록했다”며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와 운영 기록을 토대로 딜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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