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인기 콘텐츠만으론 부족하다…플랫폼 경쟁은 이제 ‘심리스’
- 웹툰·애니·숏폼·AI까지 소비 경험 연결
경쟁력은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
과거에는 인기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지가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했다. 이제는 이용자의 소비 흐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가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웹툰 보고 애니 보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최근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인 ‘d아니메 스토어’와 협력해 일본 플랫폼 ‘라인망가’에 애니메이션 콘텐츠 약 4000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만화 플랫폼이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결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자는 웹툰을 본 뒤 별도의 플랫폼으로 이동하지 않고 같은 서비스 안에서 연관 애니메이션을 이어 시청할 수 있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이용층이 겹치는 일본 시장 특성을 고려해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후속 콘텐츠 소비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OTT에서도 나타난다. 넷플릭스는 올해 4월 시리즈와 영화, 스페셜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세로형 피드로 제공하는 ‘클립스’(Clips) 기능을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짧은 영상을 넘기며 새로운 작품을 발견한 뒤 곧바로 본편을 시청할 수 있다. 작품을 찾는 과정과 시청 경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스톤 넷플릭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CPTO)는 “잠깐의 쉬는 시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거나 가볍게 웃고 싶을 때, 바로 그런 순간들을 위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뿐만이 아니다. HBO맥스와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세로형 영상 피드를 도입하거나 확대하며 콘텐츠 탐색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심리스 전략은 AI 서비스로도 확장되고 있다. AI 채팅 플랫폼 캐릭터.ai는 최근 AI 기반 오리지널 숏폼 드라마 ‘C.AI 시리즈’를 공개하며 마이크로드라마 시장에 진출했다. 이용자는 드라마를 본 뒤 등장인물과 AI 채팅을 이어갈 수 있다. 영상 시청과 대화가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다.
캐릭터.ai는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1위가 목표”라며 “이용자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중심으로 채팅하고, 보고, 읽고, 듣고,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전혔다. 포브스에 따르면 캐릭터.ai 이용자의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약 75분에 달한다.
콘텐츠보다 체류시간
플랫폼들이 심리스 전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콘텐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OTT와 웹툰, 숏폼 등 콘텐츠 선택지는 빠르게 늘어난 반면 이용자의 하루는 24시간으로 그대로다.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는 비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존 이용자가 서비스를 벗어나지 않고 다음 콘텐츠까지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플랫폼들이 연결하려는 대상도 콘텐츠 포맷에만 머물지 않는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숏폼과 장편 영상, 영상과 AI 대화처럼 서로 다른 콘텐츠와 서비스를 하나의 소비 흐름으로 묶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인기 콘텐츠 하나만 확보해도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었지만 지금은 콘텐츠 선택지가 워낙 많아 작품 하나만으로는 오래 붙잡기 어렵다”며 “플랫폼 안에서 다음 콘텐츠와 서비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심리스 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을 본 이용자가 애니메이션을 보고 다시 AI 서비스까지 이용하도록 연결할수록 플랫폼 안에서 소비가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며 “앞으로는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 플랫폼보다 이용자가 오래 머물고 자연스럽게 다음 소비로 이어지는 경험을 만드는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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