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000억 몸값에 대주주·인허가까지…수협, 증권사 인수 시험대
- [종합금융사 꿈꾸는 수협]②
상반기 순익 111억 흑자전환…IB·리테일까지 갖춘 중소형사
몸값 2000억원 안팎 거론…대주주·인허가 등 거래 변수도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Sh수협은행이 종합금융사 도약을 위한 다음 카드로 상상인증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번 거래의 득실에 관심이 쏠린다. 상상인증권이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다 기업금융(IB)부터 리테일까지 비교적 다양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수협의 취약한 비이자 수익구조를 보완할 카드로 꼽힌다. 다만 실적 회복세의 지속 여부와 인수가격의 적정성,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부담 등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상상인그룹과 상상인증권 지분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3분기까지 독점적 협상권을 설정했다. 수협은행은 삼일PwC와 법무법인 김앤장을 자문사로 선정해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 거래가격과 인수 지분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상인증권 최대주주인 상상인의 지분율은 55.85%이며 특수관계인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약 65%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지분의 몸값으로 2000억원 안팎까지 거론되고 있다.
수협이 상상인증권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에는 비이자 수익원 확대 필요성이 있다. 수협은행은 은행업의 가계대출 억제와 예대마진 축소 등에 대응해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Sh수협자산운용을 확보한 데 이어 증권사를 품을 경우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실적 반등한 상상인증권…수익기반도 다변화
인수 추진 시점에 상상인증권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4억5300만원, 당기순이익 110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각각 99억7800만원의 영업손실과 73억3000만원의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수익도 1167억5300만원으로 30.4% 증가했다.
실적 개선은 특정 사업부문에 국한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홀세일 부문 순이익은 68억8700만원, 기업금융(IB)은 54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과 리테일도 각각 17억700만원, 6억46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주요 영업부문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수수료수익도 222억45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2% 늘었다.
상상인증권은 채권발행시장(DCM)에서도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캐피탈채 시장에서 77건, 1조2900억원을 인수해 전체 증권사 가운데 7위, 점유율 4.54%를 기록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실적 회복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상상인증권은 2024년 4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들어 1·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아직 턴어라운드 초기 단계라는 점은 수협이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IB부터 리테일까지…라이선스 이상의 가치
수협 입장에서 상상인증권의 매력은 증권업 라이선스뿐 아니라 이미 구축된 영업 기반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상상인증권은 ▲IB ▲채권·외환·상품(FICC) ▲리테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으며 자체 MTS 등 영업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상상인증권은 인수 후 비교적 빠르게 기존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수협 입장에서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수협은행과의 사업 접점도 적지 않다. 은행의 기업여신 고객을 상상인증권의 IB 기능과 연계하면 대출 중심의 기업금융을 회사채 발행과 투자 등 자본시장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Sh수협자산운용까지 연결하면 은행·증권·자산운용을 잇는 기업금융 밸류체인을 구축할 기반도 마련된다.
리테일에서도 수협은행의 고객 기반과 상상인증권의 증권·MTS 사업을 연결할 수 있다. 수협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은행·증권 복합점포와 종합자산관리(WM) 강화에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
2000억원 몸값 적정할까…가격 최대 변수
관건은 가격이다. 최종 거래가격과 인수 지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상상인증권 경영권 지분의 몸값으로 2000억원 안팎이 거론된다. 증권사 매물이 많지 않은 데다 최근 실적까지 회복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가 협상의 핵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증권은 애초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해 시장에 내놓은 회사가 아닌 만큼 양측이 적정한 기업가치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며 “최근 증권업황과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협상이 길어질수록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협은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증권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본 확충과 인력·시스템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상상인증권의 대주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인수 과정에서 살펴볼 부분이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면서 대주주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져 왔다. 수협으로서는 실사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등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거래 종결까지 인허가 절차도 남아 있다. 수협은행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의 협의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등을 거쳐야 한다. 상상인증권 노조와의 관계와 인수 이후 조직 통합도 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증권 인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인수 이후 수협의 기존 사업과 얼마나 시너지를 내고 수익으로 연결하느냐”라며 “이를 감안하면 결국 적정한 인수가격을 찾는 것이 이번 거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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