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는 모델Y, 기아는 多모델 승부
전기차부터 RV까지 흥행에 국내 강세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기아가 테슬라의 거센 추격에도 국내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V3와 EV5, PV5 등 여러 차종이 고르게 판매되면서 특정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실적을 쌓은 결과다. 구매부터 보유까지 전기차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략도 힘을 보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서 전기차 8만5444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6만6376대를 팔았다. 격차는 1만9068대다. 기아는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기아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와 RV 판매 호조를 상반기 실적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개별소비세 감면과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등의 영향으로 국내 자동차 수요가 늘었다고 봤다.
특정 차종에 쏠리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1~7월 EV3는 2만1898대가 팔리며 기아 전기차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EV5는 1만9399대, PV5는 1만7472대로 뒤를 이었다. EV4는 8575대, 레이EV는 7052대, EV6는 6367대가 판매됐다. 봉고EV와 EV9도 각각 2676대, 1994대가 팔렸다.
테슬라와 비교하면 판매 구조의 차이가 더 뚜렷하다. 테슬라 모델Y는 올해 1~7월 국내에서 4만3359대가 판매됐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판매량 2위다. 단일 차종만 놓고 보면 기아의 어떤 전기차보다 많이 팔렸다. 그럼에도 브랜드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는 기아가 테슬라를 2만대 가까이 앞섰다. 여러 차종이 판매를 나눠 맡는 구조가 힘을 발휘한 셈이다.
특히 PV5의 판매 흐름도 눈에 띈다. PV5는 지난 2월 3967대가 판매되며 기아 전 차종 가운데 월간 판매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연식변경 모델과 신규 모델을 더해 라인업을 10종으로 확대했다.
전기차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혜택도 주효했다. 내연기관 차량을 보유한 고객이 EV3·EV4·EV5·EV6·EV9·PV5 패신저를 구매하면 100만원의 ‘EV Change 지원금’을 제공한다. EV3와 EV4 구매 고객에게는 36개월 기준 0.8%의 초저금리 혜택을 적용한다. 또 PV5에는 잔가보장 유예형 할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차량 구매 이후의 편의성도 강화한다. 기아는 차량 운행 과정에서 수집한 진단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고객에게 알리고 정비거점까지 연결하는 선제적 차량진단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관련 고장 정보와 예상 정비 항목을 정비사에게 미리 전달해 정비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사업용 고객과 일부 전기차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 도입한 뒤 운영 결과에 따라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의 강세는 전기차에만 그치지 않는다. 올해 1~7월 국내 자동차 판매 1위는 6만1579대가 팔린 쏘렌토다. 모델Y가 4만3359대로 2위, 카니발이 3만7119대로 3위를 기록했다. 상위 3개 차종 가운데 2개가 기아 차량이다.
쏘렌토는 같은 기간 4만6992대가 팔린 그랜저보다 1만4587대 많이 판매됐다. 지난해 국산차 판매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판매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EV3·EV5·PV5 등이 실적을 받치고, 전체 시장에서는 쏘렌토와 카니발 등 RV가 판매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기아 관계자는 “상품·구매·보유·잔존가치 전 분야의 혜택 강화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를 함께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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