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예금만 한다더니 400% 대박” 전현무·김종국 재테크, 뭐가 달랐나 보니
- 전현무는 저위험 투자, 김종국은 장기 보유
소유는 10년 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1억원 투자
한국 부자들이 꼽은 2026년 최고 유망 투자처는 ‘주식’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이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해요. 저는,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이 좋습니다.” 연간 수입 30억~40억원으로 추정되는 방송인 전현무가 공개한 재테크 철학이 화제다.
연예인의 재테크 방식이 다양화하고 있다. 건물과 주식으로 자산을 크게 불리는 전통적인 성공담부터 저축과 장기 주식 투자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특히 연예인은 일반 직장인과 달리 한 해에 수억원의 소득이 집중되는 경우가 있는 데다, 소득과 자산이 충분히 증빙되면 부동산 등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활용할 여지도 있다. 반대로 활동량과 수입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 관리의 중요성도 크다.
그래서 연예인의 재테크는 ‘얼마를 벌었느냐’보다 벌어들인 큰돈을 어떻게 자산으로 바꾸고,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에 따라 갈린다.
공격적인 투자 대신 안정적 투자
전현무는 지난 23일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자신의 재테크 성향을 공개했다. 부동산 투자 등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전현무처럼 소득 규모가 큰 연예인에게도 투자 방식은 결국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방송·광고·행사 등 활동이 집중될 때는 상당한 현금이 들어오지만, 일반적인 직장인처럼 매달 일정한 급여가 들어오는 구조는 아니다. 한창 벌 때 자산을 빠르게 늘리는 것만큼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를 버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현금 보유 역시 마냥 안전한 선택은 아니다. 물가가 오르면 현금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현무가 스스로 “현금이 녹고 있다”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 위험을 피하는 대신 인플레이션이라는 다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가수 김종국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산을 불렸다. 그는 최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30년 동안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은행 예금 이자 2% 정도를 선호하며 자신을 ‘재테크 알못’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과거 주변의 권유로 사둔 삼성전자 주식이 있었다. 방송에서 공개된 평균 매수단가는 5만원대였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현재 기준 단순 계산 수익률은 약 400%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종국의 사례를 성공적인 투자 공식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투자 시점과 보유 주식 수, 매도 여부에 따라 실제 수익은 크게 달라진다. 그럼에도 주목할 부분은 10년 이상 주식을 묻어둔 ‘시간’이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며 사고팔기보다 자신이 잘 아는 우량주를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이 결과적으로 큰 수익을 안겨준 사례다.
가수 소유는 보다 계획적인 장기 투자 사례다. 그는 최근 방송에서 약 10년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부를 해보자는 취지로 1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후 주식 투자금이 주택 마련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유의 사례에서 눈여겨볼 대목 역시 단기 수익률이 아니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투자금을 유지하면서 자산을 키웠다는 점이다. 특히 연예인처럼 수입 변동성이 큰 직업에서는 한 번의 투자 성공보다 장기간 자산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은 자산 증식 법칙?
부동산으로 자산을 축적한 사례도 있다. 방송인 김구라는 최근 후배 개그맨 이선민에게 투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개그맨 김정렬을 언급했다. 김정렬은 활동이 뜸해진 이후에도 검소한 소비 습관을 유지했고, 과거 행사 등을 다니며 번 돈으로 땅을 사들이면서 자산을 늘렸다는 것이다.
김구라는 김정렬이 강남에 빌딩을 보유한 뒤 건물을 여러 차례 옮겨가며 자산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당시 번 돈을 소비하기보다 토지와 부동산으로 꾸준히 옮겨놓은 것이 장기간에 걸쳐 자산 규모를 키우는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자산을 늘린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전현무는 현금을 지키고, 김종국은 오래 보유했으며, 소유는 장기 투자로 자산을 키웠고, 김정렬은 소득을 부동산으로 옮기는 식이다.
비단 연예인만이 아니다. 실제 국내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KB경영연구소가 2025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및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총자산의 54.8%를 부동산에, 37.1%를 금융자산에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지만 전년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세부적으로는 거주용 주택이 31%로 가장 많았고 유동성 금융자산 12%, 거주용 외 주택 10.4%, 예적금 9.7%, 빌딩·상가 8.7%, 주식 7.9%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만으로 자산을 구성하기보다 현금성 자산과 금융투자를 함께 가져가는 구조다.
투자자들의 시선도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조사에서 한국 부자들이 2026년 가장 높은 수익을 기대한 투자처는 주식으로, 55%가 주식을 꼽았다. 향후 3~5년의 중장기 투자처에서도 주식이 49.8%로 1위를 차지했다.
역설적이게도 연예인에게 재테크가 중요한 이유는 많이 벌기 때문이다. 한 번에 많이 번 만큼, 동시에 많이 벌 수 있는 기간이 짧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등 장기 자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은 소득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데다 활동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일반 직장인보다 자산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얼마를 벌었는지보다 활동할 때 벌어둔 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장기적으로 자산 규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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