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AI 시대 한중협력 ‘필수’…“더 많은 협력 성과 창출해야"
- 2026 동아시아미래포럼
화웨이코리아 CEO, AI 생태계 구축·산업 활용 협력 제안
한국 AI 인재 양성·생태계 지원 확대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한·중 경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공급망은 더 깊이 연결돼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많은 협력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두펑(Du Peng) 화웨이코리아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6 동아시아 미래포럼’(EAFF 2026)에서 ‘한중 산업의 새로운 연결과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AI를 중심으로 한 양국 산업계의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 동아시아문화센터가 주최하는 ‘2026 동아시아 미래포럼’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주요 국가의 경제·산업·기술·문화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와 새로운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포럼이다. 올해는 2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o-Evolution : 대전환의 시대, 함께 성장하다’를 주제로,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리더들이 미래 협력과 공동성장을 논의했다.
두펑 CEO는 “AI 시대의 혁신은 어느 한 기업이나 산업, 국가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며 “한국과 중국 산업계가 개방적이고 다원화된 산업 생태계 구축과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 친환경·지속가능한 발전, 미래 인재 양성 등을 중심으로 교류와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이 ▲다원적인 AI 산업 생태계 구축 ▲AI를 통한 가치 창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AI 발전 ▲인재 육성 등 네 가지 측면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원적인 AI 산업 생태계란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AI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두펑 CEO는 “활력 넘치는 AI 생태계라면 기업과 사용자가 각자의 활용 상황과 비용 등을 비롯한 다양한 수요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화웨이가 구축한 AI생태계와 협력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모든 사람을 위한 AI 비전’ 실현에 기여하고, 모든 사람과 수많은 기업에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펑 CEO는 AI를 산업 현장에 깊숙이 적용해 실질적인 사업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의 활용은 산업에 더욱 깊이 침투하고 실제로 모든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측정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화웨이는 금융 분야에서 고객의 신원 확인부터 상품 상담, 거래 확인까지 각각의 업무를 AI가 나눠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은행 업무 응답 시간을 1.5초 이내로 줄이고 한 번의 상담으로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비율도 10% 높였다. 의료 분야에서는 상하이 루이진병원과 개발한 병리 진단 AI 모델 ‘루이패스 2.0’을 중국 내 90여개 병원에 도입해 암 진단 등에 활용하고 있다.
두펑 CEO는 AI 산업과 관련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효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의 발전은 더욱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전력망을 강화하고, 급증하는 컴퓨팅 수요에 맞춰 전력 공급 방식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인재 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두펑 CEO는 “AI는 결국 인재를 통해 발전한다”며 “(화웨이는) 지금까지 7000명 이상의 한국 청년에게 ICT 교육을 제공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디지털·AI 인재 양성과 생태계 구축을 지속 지원해 AI가 산업과 사회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리우 시나파이낸스 총편집장은 ‘경제 전환과 동아시아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발표하며 한중 경제 협력에서 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했다. 리우 총편집장은 “미디어는 한중 경제협력을 잇는 ‘번역가’이자 ‘연결자’가 돼야 한다”며 “양국 기업과 산업의 협력을 연결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미디어의 새로운 사명”이라고 밝혔다.
AI 다음은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피지컬 AI
중국이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다음 성장축으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번 EAFF의 ‘AI 시대, 성장의 새로운 동력’ 세션에서는 중국의 AI 산업 육성 전략과 피지컬 AI 기술, 휴머노이드 상용화 과제 등을 놓고 한중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세션에서는 이철 한중과학기술산업연구회 회장이 좌장을 맡고, 백상엽 김앤장 법률사무소 AI&IT시스템 대표, 궈웨이충 중관촌 상장기업협회 사무총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피지컬 AI의 상용화 시점과 미중 기술경쟁 속 한중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궈웨이충 사무총장은 베이징이 AI를 새로운 과학기술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AI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다양한 기술과 기업이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 실험과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궈 사무총장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작년 약 4500억위안(약 91조2915억원)인 AI 핵심산업 규모를 약 2년 내 1조위안(약 203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관촌에는 약 2만8000개 첨단기술 기업이 있으며, 이 가운데 520여곳이 글로벌 증시에 상장했고 유니콘 기업도 120곳에 달한다. 그는 중관촌을 특정 지역이 아닌 베이징 전역의 첨단기술 기업과 산업단지를 포괄하는 정책·서비스 체계라고 설명했다.
AI의 다음 단계로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피지컬 AI가 제시됐다.
두펑 피직스 부사장은 “어떻게 하면 AI가 물리 세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인가가 우리의 미션”이라며 물리 시뮬레이션과 세계모델 기술을 소개했다. 로봇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려면 속도와 방향, 탄성, 접촉 등 물리적 속성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쉬샤오장 구광그룹 부회장은 휴머노이드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짚었다. 그는 “로봇에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 ▲스스로 이동하고 기억하는 능력 ▲넘어지지 않는 운동지능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조작지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람과 함께 일하려면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중 기업 간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두펑 부사장은 “작은 기업이 거대 기업의 압박을 혼자 극복하기는 어렵다”며 “함께 협력해야 엔비디아 같은 거대 기업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궈 사무총장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과 공동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중일, 문화교류 넘어 공동창작으로 나아가야
한중일 문화교류를 넘어 공동창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문화가 한중일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관계를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며 “문화교류를 통해 한중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과 문체부 장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치, 문화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는 “문화가 외교보다 먼저 관계의 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정부 간 대화가 멈출 때도 예술가는 만날 수 있고, 정치인이 만나지 못해도 젊은이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면서 “외교가 멈춰 있어도 문화는 움직일 수 있다. 문화는 때로 외교보다 먼저 길을 낸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문화교류 방식도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여지는 ‘교류’를 넘어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공동 창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앞으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뭘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함께 무엇을 만들 것인가’여야 한다”면서 “정치는 경계를 만들지만 문화는 경계를 허문다. 그 경계를 넘어가는 사람은 바로 우리의 미래세대”라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는 물려받았다면 미래는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함께 성장하는 동아시아의 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열린 ‘한중일 미식의 새로운 시대-음식으로 연결되는 동아시아’ 세션에는 김경동 아시아리더스컵(ALC) 이사, 류태혁 나비 상하이 오너셰프, 김나리 몬트쿠키 제과장, 마마킴 무신 대표, 나카무라 코우지 스시코우지 오너셰프가 참여했다.
각 패널들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겪은 경험과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어려움, 외식업에서 중요한 가치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류태혁 셰프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식은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넓은 세상을 향한 도전이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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