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메가특구 노동특례’ 해법 찾을까...6년 만에 마주 앉은 노사정
- 양대노총·경영계 모두 참여…이번 주 실무협의 착수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사정은 이르면 이번 주 메가특구특별법 노동 특례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 18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와 정부 관계부처가 참여한 첫 사전협의가 열렸다. 정부가 지난 15일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공식 제안한 지 사흘 만이다.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 이후 6년 만이다.
실무협의에서는 앞으로 다룰 의제와 운영 방식, 논의 기간 등을 조율한다. 정부·여당이 9월 중 법안 발의와 연내 입법을 추진하고 있어 논의에 주어진 시간도 길지 않다.
최대 쟁점은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고소득 관리자와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달리 적용하는 방안이다.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최대 2년에서 근로자 동의를 전제로 2년 더 연장하는 ‘2+2’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돼 왔다.
문제는 노사가 대화의 목적부터 다르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계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R&D 경쟁력을 높이려면 일정 수준의 노동 유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동특례가 빠진 채 사회적 대화가 끝나면 메가특구의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계에서는 노동특례가 빠진 메가특구는 사실상 ‘앙꼬 없는 찐빵’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노동계는 정반대다. 민주노총은 노동특례 도입을 전제로 하지 않는 ‘제로베이스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총 역시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면서도 22일 시민사회단체들과 메가특구법 저지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에 참여하는 등 노동특례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계는 특정 지역과 산업에서 시작된 근로시간·기간제 규제 완화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럼에도 양대 노총과 경영계가 모두 대화 테이블에 앉았다는 점은 변수다. 특례 도입 여부를 놓고 장외에서 찬반만 주고받던 상황에서 적용 대상과 소득 기준, 근로자 동의 절차, 건강권 보호장치 등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상할 공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노동특례를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노사가 직접 참여해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연내 입법이라는 시한 속에서 노사가 얼마나 간극을 좁힐지는 미지수다. 노동계가 특례 자체에 반대하고 경영계는 특례 없는 메가특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결국 사회적 대화의 성패는 ‘특례 도입이냐 철회냐’의 양자택일을 넘어 적용 범위와 보호장치를 어디까지 구체화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반도체와 첨단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노동 유연성이 메가특구의 핵심 중 하나”라며 “사회적 대화가 단순히 시간을 끄는 절차에 그치지 않고 산업 경쟁력과 근로자 보호를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방안을 찾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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