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강남 1% 뛸 때 성북 16% 솟구쳤다…규제가 부른 ‘중저가 잔혹사’
11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작년 10월 중순 '10·15 부동산 종합대책'이 수립된 이후 1년간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10.42%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겉으로는 서울 전역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구별 실상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대출 규제선인 15억 원을 밑도는 아파트가 대거 포진한 강북권과 서울 외곽지역이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실제로 성북구의 1년 누적 오름세가 16.52%에 달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어 서대문구(14.40%), 강서구(14.39%), 구로구(13.69%), 중구(13.49%), 동대문구(13.42%), 노원구(12.52%)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들이 일제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과거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던 강남구(1.40%)와 서초구(3.35%)는 상승률이 1~3%대에 멈춰 섰다. 강남권 집값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주변으로 번지던 종전의 공식이 깨지고, 고가 시장과 중저가 시장의 가격 흐름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현상이 정착된 모양새다.
이 같은 현상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인 규제 구조에서 비롯됐다. 주택 가격이 15억 원을 넘어서면 대출 가능 액수가 4억 원 이하로 줄어들고, 25억 원을 초과하면 2억 원 수준으로 묶이면서 현금 자력이 부족한 2030 세대와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10억 원 안팎의 매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거주 조건 강화와 갭투자 차단 조치까지 맞물리며 전세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1년간 서울 전셋값은 평균 9.96% 올랐다. 특히 매매가 상승률 1위였던 성북구는 전셋값도 15.64% 상승해 가장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으며, 노원구(14.63%), 송파구(12.38%), 성동구(12.23%) 등이 뒤를이었다.
전문가들은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고강도 규제가 오히려 중저가 아파트와 전세 시장의 가격 불안을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대출 기준선에 맞춰 수요가 이동하면서 외곽 지역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문턱과 주거 부담만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편 연말 만료를 앞둔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의 규제 재연장 여부를 놓고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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