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78만 고객에도 점유율 0.4%…우리투자증권 엇갈린 성장
- [출범 2주년 우리투자증권]①
IB 수수료 대거 늘었지만…리테일 점유율 1%대 미만
리테일 고객 78만명·연금자산 1.3조원…거래 활성화는 과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IB 관련 수수료 수익은 4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3억원)보다 180.3% 증가했다. 증가액만 294억원에 달한다. 2024년 8월 출범 이후 부채자본시장(DCM)과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영업 기반을 구축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기업공개(IPO) 등 주식자본시장(ECM)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수익 창출 기회를 넓히고 있다.
IB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전문인력 확보와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전후 대기업 영업과 IPO 경험을 보유한 외부 인력을 잇달아 영입했다. 지난해 8월에는 IPO 전담조직을 신설하며 회사채 발행 주관에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ECM으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기업 라이드플럭스와 우리투자제1호스팩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10곳 이상의 기업과 IPO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PE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부터 상장까지 연결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지난 5월 마무리된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도 성장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2조원대로 확대되면서 기존 DCM 사업뿐 아니라 자기자본 투입이 필요한 인수금융 등으로 영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다만 IPO의 경우 아직 주관 실적을 본격적으로 축적하는 단계인 만큼 계약 체결 기업들의 실제 상장 성과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IB 자본 2조원대로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
IB가 수익 확대를 이끌고 있다면 리테일은 여전히 고객 기반을 다지는 단계다. 우리투자증권의 리테일 고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 67만5000명에서 올해 상반기 78만1000명으로 15.8% 늘었다. 1년 동안 10만6000명의 고객이 증가했지만 주식 거래 규모에서는 후발 증권사로서의 한계가 드러난다.
10월 집계 기준 우리투자증권의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2조656억원으로 한화투자증권(6조7407억원)의 30.6%, 교보증권(4조5795억원)의 45.1%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국내 주식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43%에 불과했다. 계좌와 고객 수 확대가 곧바로 실제 매매 거래나 수익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 브로커리지 시장은 대형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편의성과 낮은 거래 수수료, 투자정보 제공 등을 앞세워 고객을 선점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우리투자증권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이유다.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고객 유치 비용과 거래 수수료 수익 간 불균형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우리투자증권은 단기 위탁매매 경쟁보다 연금과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자산을 확보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연금 부문에서는 성장세가 확인된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우리투자증권의 연금저축펀드 적립금은 1조3218억원으로 2023년 말 6839억원 대비 93.3% 증가했다. 옛 한국포스증권의 펀드 판매 기반에 우리금융그룹의 고객 네트워크가 결합하면서 연금자산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연금은 일반 주식 위탁매매와 달리 장기적인 자산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적립금 증가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고객 자산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운용·판매 수익을 확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해외선물·옵션 중개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장내파생상품매매업 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해외주식과 채권에 이어 파생상품까지 투자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활용한 수신상품도 차별화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발행어음형 정기예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인상했으며 비대면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1년 만기 상품에 최고 연 3.90%의 금리를 제공한다.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 종금형 상품을 통해 안정적인 고객 자금을 유치하고 향후 운용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산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내년 완료를 목표로 자체원장 기반의 신규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기존 MTS의 인공지능(AI) 기능과 사용자경험(UX)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상품을 출시할 때마다 외부 시스템에 의존해야 하는 제약을 줄이고 상품 개발과 서비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일각에선 우리투자증권의 향후 성장 여부는 IB에서 확보한 수익 기반을 리테일로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IB는 전문인력과 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리테일은 고객 확보와 거래 활성화, 자산관리 수익 확대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출범 2년 동안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늘어난 자본과 고객 기반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는 전문인력과 기존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실적을 낼 수 있지만 리테일은 고객이 실제로 거래하고 자산을 맡기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투자증권도 단순한 계좌 수 확대를 넘어 고객당 거래 규모와 자산관리 수익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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