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한 번째 현대 커미션 전시 개막
타렉 아투이, 전통 악기·전자 음향 결합
현대차는 13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11일까지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 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2014년부터 이어온 장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마련한 전시 프로그램이다. 관람객의 접근성이 높은 테이트 모던의 대형 전시장 '터바인 홀(Turbine Hall)'에서 매년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필립 파레노(2016년), 수퍼플렉스(2017년), 타니아 브루게라(2018년), 카라 워커(2019년), 아니카 이(2021년), 세실리아 비쿠냐(2022년), 엘 아나추이(2023년), 이미래(2024년), 마렛 안네 사라(2025년) 등이 참여했다. 올해는 타렉 아투이(Tarek Atoui)가 열한 번째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난 타렉 아투이는 현재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작곡가다. 세계 각지의 전통 악기와 음악을 연구하며 다양한 악기를 직접 제작해 왔다. 소리를 귀로 듣는 것에서 나아가 신체 전체로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터바인 홀의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소리가 울려 퍼지는 특성을 작품의 일부로 활용했다. 직접 제작하거나 새롭게 해석한 관악기와 타악기, 조각 작품을 배치해 소리뿐 아니라 공기의 흐름과 진동, 움직임까지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각각의 작품이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작동하며 전시장 전체에 '소리 풍경(Sonic Landscape)'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전시의 출발점은 덩굴이 드리워진 차양과 아늑한 안뜰 등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던 장소에 대한 작가의 기억이다. 전시장에는 석제 타악기를 연상시키는 돌을 놓았다. 관람객은 그 위에 앉거나 누워 머리 위로 펼쳐진 악기와 곳곳의 조각을 살펴보며 소리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터바인 홀을 단순한 전시 공간에서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확장하려는 의도다.
이번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한 전통 관악기 '셍(sheng)', 한국의 전통 북, 우즈베키스탄의 의례용 금관 악기 '카르나이(karnai)' 등을 재해석했다. 여기에 전자 음향 장치를 결합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터바인 홀 입구에서 이어지는 경사로에는 카르나이가 설치됐다. 옆에는 카르나이 특유의 길고 가느다란 형태를 변형한 나팔 두 개가 놓였다. 전시장 안쪽에는 셍과 대나무 구조물을 중심으로 북피와 징, 나팔, 돌, 길이 20m의 직물 등이 자리한다. 모터가 구조물 사이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각기 다른 소리와 움직임이 발생한다.
전시장에 설치된 직물에도 기술이 적용됐다. 표면에 전도성 페인트를 칠해 공기의 흐름과 습도 변화에 따라 직물이 움직이면 전자 음향 장치에 미세한 전류가 전달된다. 이를 통해 낮은 음역의 소리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곳곳에 설치된 마이크는 악기에서 발생하는 소리뿐 아니라 터바인 홀 내부와 주변의 소리까지 수집한다. 이렇게 모은 소리를 작품의 일부로 다시 구성해 재생하면서 전시 기간 내내 달라지는 음향 환경을 만들어 낸다.
라이브 퍼포먼스도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작가가 중시하는 즉흥성을 반영해 터바인 홀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음향 시스템으로 활용한다. 다양한 연주자와 전자음악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타렉 아투이와 오랫동안 협업해 온 음악가들의 작업을 소개하고 새로운 협업의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전시는 테이트 모던의 국제 미술 시니어 큐레이터 나빌라 압델 나비(Nabila Abdel Nabi)와 국제 미술 큐레이터 디나 아흐마드에이예바(Dina Akhmadeeva)가 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 커미션: 타렉 아투이: Hold는 소리를 매개로 서로 다른 문화와 공동체를 연결한다"며 "협업과 다감각적 경험에 기반한 타렉 아투이의 작업은 의미 있는 교류와 동시대에 대한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2036년까지 연장했다. 예술을 통해 세대와 지역, 분야 간 경계를 허물고 동시대의 다양한 주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 커미션과 함께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Hyundai Tate Research Centre: Transnational)'도 후원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이 연구센터는 세계 각국 전문가들과의 국제 교류, 연구 및 학술 행사를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테이트 미술관이 전 지구적 관점에서 다양한 미술사를 반영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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