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당일 첫 복용 금물… 졸음·집중력 저하 주의
증상에 따라 '보중익기탕·용뇌소합원'도 활용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영양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웰니스 핫템,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소비하고 있을까요. ‘권지예의 약(藥)한 취재’는 난해한 전문 용어 대신 쉬운 언어로 약통 속 진짜 정보를 짚어냅니다. <편집자주>
[사진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권지예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 가구의 약통에는 우황청심원과 경옥고가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시험 당일 과도한 긴장을 낮추기 위해 우황청심원을 복용하거나, 누적된 피로를 복돋우기 위해 경옥고를 챙겨 먹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한약은 용도와 복용 시점이 엄연히 다른 데다, 남들이 먹는다는 이유로 시험 당일 무작정 복용했다가는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 등 부작용으로 수능 시험을 그르칠 위험이 있다.
흔히 '청심환'이라 부르는 우황청심원과 경옥고는 복용 목적과 약리 기전(몸 안에서 작동하는 원리)부터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우황청심원은 긴장과 불안, 두근거림을 완화하는 진정 목적의 처방이다. 경옥고는 오랜 수험 생활로 체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지는 허약 상태를 보강하는 보약이다. 불안하다고 해서 우황청심원을, 피곤하다고 해서 경옥고를 임의로 선택해 오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윤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같은 불안이나 피로 증상이라도 원인은 수험생마다 다르다”며 “수면 상태와 소화 기능, 평소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처방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한약들은 정확히 언제 먹어야 최선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우선 경옥고는 수능 직전에 한두 번 복용해 일시적으로 기운을 내는 ‘벼락치기용’ 약이 아니다. 평소 피로와 체력 저하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수개월 전부터 일정 기간 꾸준히 복용하면서 몸 상태를 살피는 것이 올바른 활용법이다.
반면 우황청심원은 시험 당일 긴장 완화 목적으로 복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시험 당일 첫 복용은 절대 금물’이라는 점이다. 평소 복용해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수능 당일 처음 복용할 경우 약물에 따른 ▲졸음이나 ▲처짐 ▲집중력 저하 반응을 예측할 수 없어 실전 시험을 망칠 수 있다.
김 교수는 “우황청심원을 시험 당일 활용하고 싶다면 수능 전에 평소 공부하는 날이나 모의고사 날 미리 복용해 봐야 한다”며 “실제로 긴장이 완화되는지, 졸음이 오거나 집중하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미리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수험생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우황청심원이나 경옥고 외의 대안 처방도 존재한다. 기운이 없고 쉽게 지치는 학생에게는 기운을 보충하는 ‘보중익기탕’이 쓰이며, 스트레스와 장시간 좌식 생활로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꽉 막힌 느낌을 호소하는 수험생에게는 기의 흐름을 통하게 하는 ‘용뇌소합원’ 등이 활용된다.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유명한 한약을 무조건 복용하는 것보다 자신의 증상과 몸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우황청심원이나 경옥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복용량을 임의로 늘리기보다는 병원에서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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