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장님 계좌는 K뱅크…복권방 파고 든 인터넷은행[김윤주의 금은동]
- 예치금 충전부터 QR 결제까지…고객·비이자이익 확보
생활금융 접점 녋혀…연내 무신사와 협업 상품 출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본사에서 쓰라고 하던데요?”
경기도 한 복권판매점에서 계좌이체로 복권을 결제하자 케이뱅크 계좌가 화면에 표시됐다. 나이가 지긋한 복권방 점주에게 인터넷전문은행을 쓰는 이유를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점주는 “최근 새로 계좌를 만들었다”며 “QR로 계좌이체를 받을 수 있고, 단말기에 입금 안내가 바로 떠 편하다”고도 설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현재 동행복권 제5기 수탁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동행복권이 2028년 말까지 복권사업을 운영하는 동안, 케이뱅크는 복권 구매 과정에 필요한 결제·정산 인프라를 제공한다. 현금 거래가 익숙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복권방에 케이뱅크가 등장한 배경이다. 케이뱅크는 크게 ▲가상계좌 제공 ▲계좌이체 지원 ▲간편충전 업무를 맡는다.
온라인복권 구매자는 동행복권 사이트에서 예치금을 충전해야 한다. 이때 회원에게 케이뱅크 가상계좌가 부여된다. 케이뱅크 고객이 아니더라도 다른 은행 계좌에서 가상계좌로 돈을 이체해 충전할 수 있다. 다만 본인 명의 케이뱅크 계좌를 보유한 고객은 계좌를 연결해 예치금을 실시간으로 채우는 ‘간편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이 같은 결제 기반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했다. 복권판매점에 QR 기반 계좌이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고객은 매장에 비치된 QR코드를 찍어 이용 중인 금융회사 앱에서 구매 금액을 이체할 수 있다. 케이뱅크 고객은 판매점 계좌번호와 예금주가 자동 입력돼 결제 단계를 줄일 수 있다.
판매점의 케이뱅크 계좌 사용은 의무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장님통장을 판매점 계좌로 연결하면 QR 결제로 들어온 입금 내역이 포스(POS) 단말기에 자동으로 표시되는 점이 선택의 유인이 된다. 기존에는 고객이 이체한 뒤 판매점주가 별도의 계좌나 은행 앱을 열어 입금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점주가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도 직원이 단말기에서 입금 사실을 바로 확인하고 복권을 발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케이뱅크가 얻는 이익도 분명하다. 가상계좌와 펌뱅킹 제공 수수료를 통한 비이자이익을 얻는 동시에, 온라인 예치금 충전과 오프라인 QR 결제라는 반복적인 생활 접점에서 자사 계좌와 앱 이용을 늘릴 수 있다. 특히 간편충전 서비스는 케이뱅크 계좌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어 신규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케이뱅크는 복권 사업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이나 거래액·예치금 확대 등 구체적인 성과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런 제휴 기반 사업이 수수료수익을 키우는 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생활금융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다.
케이뱅크는 생활금융 확장도 이어갈 계획이다. 연내 무신사와 협업해 ‘무신사머니 케이뱅크 통장·체크카드’를 출시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QR간편송금 기술과 케이뱅크의 금융 인프라를 결합해 복권판매점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고 고객의 복권 구매 시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오랜 기간 함께해온 동행복권의 금융 파트너로서 복권 구매 과정의 불편을 줄이고 고객과 판매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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