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오늘의 삼전닉스] '블루 쓰나미 여파' 정말로 반도체 기업의 타격이 클까요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주가 급락세
미국 민주당 압승,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 전망
속도와 비용 증가 우려, 반도체 가격 조정 우려 부각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의 압승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반도체주들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확보로 막을 내린 중간선거 결과에 국내외 증권사들은 ‘AI 데이터센터 속도전’이 무뎌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내세운 정책 때문이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모라토리엄(일시중단)’ 조치까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정책을 요약하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한 강력한 규제 감독, 전력·환경 책임 부과, 주민 보호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규제들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증가와 속도 조절로 연결된다.
특히 텍사스주의 선거 결과가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관심이 쏠렸다. 텍사스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새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 후보가 당선됐다. 히노호사 후보는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승인의 즉각적인 유예 조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주민들의 식수를 고갈시키고 전기요금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무분별한 확장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 규제의 차이가 있겠지만 AI 기술 개발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AI 기술 경쟁에서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양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 발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비토(거부권)’ 문구가 박힌 모자를 내걸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구축이 멈추기보다 속도와 입지, 비용이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월가 전략가들이 선거 결과가 장기적으로 AI 기술 개발을 무산시키지는 않겠지만 성장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나틱시스투자운용의 마브룩 셰투안 글로벌시장 전략 총괄은 "민주당은 AI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미 시행된 조치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은 정책 수단과 접근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미국 중심의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대중국 기술 우위 확보라는 목표에서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전기요금 상승, 환경 문제 등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감독과 규제 압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규제 대응과 자체 전력 조달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은 어려워지는 반면, 이미 자본과 인프라를 확보한 빅테크의 경쟁우위는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전국 단위의 데이터센터 규제가 도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국적인 규제는 대통령 거부권과 민주당 내부의 이해관계, 미국의 AI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현실화에 제약이 존재한다"며 "전력망 확충 비용의 기업 부담 확대, 일부 지역의 인허가 제한 등이 대안 규제로 거론되고 있다"고 짚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 데이터센터 물량은 이미 착공돼 영향이 없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문제가 되는 것은 2028년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분간 이미 지어진 데이터센터가 귀해지고, 신규 건설에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 일본 등 AI 인프라 수혜가 컸던 기업들 입장에서 호재는 아니지만, 심각한 자본 병목에 따른 압박과 출혈 경쟁은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칩의 경우 2027년 데이터센터 물량을 비롯해 이미 착공한 데이터센터의 물량은 변함없이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매출 증대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모리 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고 있다. AI 규제로 기업들의 무한경쟁에 제동이 걸리면 수요가 줄어들 수 있고, 결국 이는 가격 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체와는 달리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는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의 ‘무한경쟁 굴레’가 진정되는 효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한지영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설비투자 부담 완화로 잉여현금흐름(FCF)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설비투자 의존도가 높은 메모리와 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공급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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