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시스템 투자로 공포를 극복하라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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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시스템 투자로 공포를 극복하라

[Trend] 시스템 투자로 공포를 극복하라

블랙스완이 돌아왔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한 일이지만 아무도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생겼다.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특히 대외 변수에 민감한 우리나라 증시는 ‘증시 개장 이래 최초이면서 최대’의 하락과 등락을 경험했다. 이런 공포의 시간을 경험하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이 허공에 날아가버리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다.

매번 반복되는 이런 위기를 맞이하면 많은 사람은 당황하게 된다. 마치 불에 데여 놀란 어린아이처럼 투자한 돈을 빼버리고 만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불에 데인 상처가 남듯이 투자에 대한 아픈 기억, 상처가 남는다. 다시는 주식시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기도 하고, 투자를 결정한 자신을 한없이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런 상처와 공포에도 시장을 떠날 수 없다.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 시장을 떠나서는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면서 자산을 불려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포→손실→재투자의 악순환그 끝과 깊이를 예단하기 힘든 위기, 쉽게 끝나지 않을 구조적 위기임에도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고 투자를 통해 원하는 수익을 얻기 위해선 공포와 두려움을 이겨 나갈 수 있는 투자 원칙과 전략을 가져야 한다. 저가 매수의 기회라느니, V자는 아니지만 완만한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을 할 만큼 시장에 대한 혜안을 자랑하거나 경솔하지 않지만 시장에 남아 있기 위해, 그래서 시장에 남아 있을 때에만 맛볼 수 있는 투자의 열매를 맛보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포를 이겨내는 투자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하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었을 때 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 몇몇 지인에게 펀드를 환매해 이익을 실현하고 나서 다시 투자하기를 권유했다. 감히 블랙먼데이를 예견한 것이 아니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오랜 기간 투자해 어느 정도 수익을 확보한 상태라면 수익을 실현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찮지 않을까요?’ ‘조금만 더 생각해 보죠’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그들 역시 이번 위기의 희생자가 됐다. 누구나 알고 있듯 주식시장을 포함한 투자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목표수익률을 정하지 않고 투자하다 보니 언제 환매해야 할지 결정하기 힘들다. 조금 더 오를 것 같아서, 조금 있으면 회복될 것 같아서 투자자들은 시기를 놓친다.

엄청난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도 시장은 평온할 때가 많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코스피 3000선을 노래하고 있었고, 이번 블랙먼데이를 앞두고 언론이나 애널리스트들은 폭락에 대한 예측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만 결과를 분석할 뿐이다. 투자자 자신이 목표를 세우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주식이든 펀드든 환매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시간적으로 현실적으로 여유 있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개미투자자가 투자 실패로 엄청난 고통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공포의 시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사업이나 투자나 도박판이나 자금의 성격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위기나 공포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다르다.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걸었을 때, 자신의 돈뿐만 아니라 대출 받은 돈에, 자신의 말을 믿고 투자한 지인의 돈까지 함께 있을 때 공포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

투자시장의 공포를 견딜 수 있는 힘은 시간에서 나온다. 당장 쓰지 않아도 되는 돈, 장기 플랜 속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존재하는 투자 자산일 경우 공포의 시간을 견뎌낼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 전략이나 정보를 가지고 투자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분명히 좋은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을 가지지 못하면 이런 공포의 시간을 견딜 수 없고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기를 견디는 방법 중 하나가 시기를 분산하는 정액적립식 투자다. 적립식 펀드를 매월 일정액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이 일반적이고, 매월 같은 날에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가정이 필수적이긴 하지만 주식시장의 역사를 볼 때 가장 안정적이면서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위기의 시간이 다가왔을 때 저가 매수를 확신하고 목돈을 투자하는 건 ‘강심장’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하다 보면 이런 오르내림에 덜 민감할 수 있고, 매입 단가 평준화 효과를 통해 목돈 투자보다 훨씬 나은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장기투자를 다시 생각해 보자. 두려움과 공포의 시간이 지나가고 주식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또다시 증권사들은 이런 광고를 할 것이다. ‘7년 장기 수익률 ○○○%!’ 이런 광고를 볼 때마다 우리는 공포의 시기, 폭락의 시기에 시장을 떠났던 스스로를 한탄하고 견디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안타까워하는 일을 반복한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펀드의 성과를 초기부터 장기적으로 향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드물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한민국 대표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자산을 증식시켜 나가는 투자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공포와 두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싼 가격에 주식을 팔아 엄청난 손실을 보면서 시장을 떠나고, 가격이 이미 올라버린 시기에 비싼 값을 지불하고 시장에 들어오는 일을 반복한다.

시장은 항상 투자자를 후회하게 한다. 위기가 언제 다가올지, 언제 끝나고 반등이 시작될지, 언제 오르내릴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조금 일찍 팔아 수익을 더 높이지 못해, 조금 더 버텨 손실을 줄이지 못해 후회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시간과 관련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때 투자를 권유한 금융업계 종사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목표수익률 설정, 여윳돈으로 투자하기, 정액적립식 분산투자, 장기투자는 모두 투자시기, 환매시기, 투자기간 등 시간과 관련된 개념이다.



블랙스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투자시장에서 시기를 선택하는 문제는 가장 핵심적이면서 풀기 어려운 숙제다. 인간이 가진 지혜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항상 실패했고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시스템적인 해결방안,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 자산의 규모를 결정하고, 목표수익률을 설정한 다음, 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위기에도 시장을 떠나지 않는 것, 그리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환매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스스로 만드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블랙스완이 찾아오고 떠나는 것은 조절할 수 없다. 단지 투자자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투자자가 어떤 의사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에 달려 있고 그 시스템이 결국 투자의 끝이 어떤 모습일 것인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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