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 랩의 대책]대형주 집중 투자에서 탈피, ETF 투자로 안전성도 높여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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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형 랩의 대책]대형주 집중 투자에서 탈피, ETF 투자로 안전성도 높여

[자문형 랩의 대책]대형주 집중 투자에서 탈피, ETF 투자로 안전성도 높여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 랩.’ 5월에는 9조2000억원에 이르는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자산관리 유망 상품으로 떠올랐다. 처음 국내에 출시될 당시 만해도 5억원이었던 최저 가입금액은 5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고 시중 증권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됐다.

하지만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자문사를 선택하기 어렵고 상품 자체가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70여개에 이르는 투자자문사 중에서 어떤 곳이 운용을 잘 하는지, 각기 다른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같은 자문사의 랩 중에서 무엇을 골라야할 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화·정’ 등 유행어 만들어랩어카운트는 우리말로 ‘종합관리계좌’다. 투자 목적이나 위험 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 선물옵션,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로 묶어 전문가가 대신 운용하는 서비스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됐다. 이 중에서도 올해 들어 국내에서 급성장한 자문형 랩은 자문사가 투자 종목군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증권사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을 일임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자문형 랩은 테마나 투자 대상에 따라 분류되는 다른 상품과 달리 자문의 주체가 되는 투자자문사의 운용 스타일, 자문사 대표의 운용 철학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게 마련이다.

자문사 대표나 자문형 랩 운용 총괄 담당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자문사가 대형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투자 스타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것이 자문형 랩 잔고 기준 업계 1위인 브레인투자자문이다. 이른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으로 불리면서 코스피 2200시대를 이끈 주도주를 일찌감치 편입해 높은 수익률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AK투자자문과 코스모투자자문, 레이크투자자문도 대형 성장주 중심의 집중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회사들이다.

조금 다른 노선을 걷는 자문사도 있다. 케이원투자자문과 한국창의투자자문은 장기 성장주 발굴을 통한 ‘가치주’ 투자의 전문가로 꼽힌다. 유리치투자자문과 쿼드투자자문은 중소형주 투자 성과가 괜찮은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레오투자자문은 역발상을 통한 가치주 투자를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는 그동안 투자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각 자문사의 ‘전공분야’ 정도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 각 자문사 특징을 한가지로 정의하기는 힘든데다, 자문형 랩의 경우 판매하는 증권사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고객 서비스와 운용에 대한 책임을 지기 때문에 자문사에서 제공받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종목 선택을 다시 할 수 있다. 실제로 같은 회사가 자문하는 랩이라도 판매하는 증권사별로 수익률에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브레인 자문형 랩을 보유하고 있지만 증권사에 따라 또 개별 고객에 따라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있는 종목은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 등에서는 자문사들의 성과나 운용스타일,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자문형 랩의 가장 큰 특징은 뚜렷한 운용스타일의 구분과 유연한 시장 대응을 통한 리스크 관리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상담과 성과 분석을 통해 본인의 투자 성향과 목적, 기간에 부합하는 자문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서로 다른 자문사의 특징을 고려해 두 개 이상의 회사에서 함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랩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각 회사 특성을 고려해 자문사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문사가 대형주나 가치주, 단기 모멘텀 투자 등 자신의 전공 분야에 특화돼 있는 만큼 한 자문사를 선택하는 것보다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대형주와 성장주 투자에 우수한 자문사와 내재 가치 우량주나 중소형 가치주를 잘 아는 자문사를 함께 고르는 식이다.

삼성증권에서 추천하는 자문형 랩 상품인 ‘파이브 스타스(Five Stars)’ 포트폴리오는 삼성증권과 자문계약을 한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중 종목 선정 능력이 우수한 자문회사 다섯 곳를 선정해 각 사가 추천하는 주도주를 모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증권사 내부 운용팀에서는 이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과 과거 성과를 감안해 10개 안팎의 핵심 종목군에 집중 투자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파이브 스타스 포트폴리오는 주도주 위주 집중 투자를 통해 장기뿐만 아니라 단기 수익률도 추구하는 상품”이라며 “우수 자문사들의 추천 종목에 골고루 투자하고 싶은 고객에게 적합하다”고 권했다.



복수의 자문사 선정해 분산 투자 효과우리투자증권의 ‘멀티 매니저 랩’도 두 곳 이상의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활용해 투자한다. 멀티 매니저 랩 중 하나인 ‘멀티스타일’은 브레인과 한국투자밸류의 자문을 받아 운용된다. 대형주와 성장주 외에 주가 재평가가 기대되는 중소형주와 가치주에 분산투자하는 구조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서로 다른 스타일에 분산 투자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올린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브레인 투자자문과 세이에셋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를 융합한 자문형 랩을 출시했다. 대형주 투자에 강한 브레인과 오랜 기간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해 온 세이에셋으로부터 각각 추천 종목을 받아 정확히 절반씩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편입종목은 30개 안팎이다. 이밖에 SK증권의 ‘SK-제로인 슈퍼셀렉션 자문형 랩’과 동양종금증권의 ‘동양 MY W Synergy 자문형 랩’ 등에서도 복수의 자문사로부터 종목을 추천받은 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자문형 랩은 맞춤형 투자와 함께 수익률 관리까지 노린다. 일단 복수의 자문사를 선택해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또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자문사를 골라 투자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만 해도 연초에는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뒤로 갈수록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로 가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주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쪽으로만 편중된 포트폴리오보다는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투자 트렌드의 변화와 투자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자문형 랩도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매달 수익을 주는 월지급식 자문형 랩이다. 은퇴 연령을 맞은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월지급식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케이원투자자문이 자문하는 ‘삼성POP 골든랩 월 1% 플랜’은 매달 투자원금의 1%를 지급한다. 여기는 두가지 타입이 있다. 타입A는 수익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매월 마지막 영업일에 투자원금의 1%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달은 원금에서 차감해 지급한다. 반면 타입B는 수익분배형으로 원금대비 1% 이상 수익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1%를 월 지급식으로 돌려준다.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문형 랩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해외 유명 자문사나 국내 자산운용사의 현지법인의 도움을 받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자문형 랩을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할 경우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어 고액 자산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해외주식형펀드다. 펀드로 투자할 경우 배당이나 이자소득 등의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하지만 자문형 랩을 통해 해외 주식을 직접 매매하면 투자자들은 투자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주민세를 포함) 22%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해외주식형펀드보다 유리하다.

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나 기존 펀드 등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도 늘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일부 자산을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펀드나 ETF,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등에 투자하는 상품이 늘고 있는 것이다. ‘동양 알바트로스 주식+ETF 자문형 랩’은 핵심 우량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코스피200지수, 레버리지, 인버스 등 시장ETF를 활용해 방향성에 베팅하는 전략을 쓴다. 시황에 따라 편입비중을 조절해 초과수익을 노린다.



펀드에만 투자하기도우리투자증권이 주식시장의 하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개발한 ‘옥토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 서비스’는 자문형 랩과 공모ELS 상품을 결합했다. 주가 상승기엔 자문형 랩으로 수익을 얻고 원금의 88%를 초과해 하락하지 않을 경우 하락률의 10.84배(최고 연 240%)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단, 하락률이 88%를 초과하거나 만기 때 평가 지수가 기초자산보다 상승하면 ELS투자 원금의 10%를 손해 볼 수 있다. 이 상품은 3월 말에 나왔다. 출시 한 달 만에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자문사에서 받은 추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펀드에만 투자하는 자문형펀드랩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5월에 ‘Dr.S 리밸런싱 펀드랩’을 내놨다. 이 펀드랩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제공한 펀드를 제로인펀드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신한금융투자에서 직접 운용한다. 국내외 주식형과 국내 채권형, 원자재 관련 펀드 등 서로 다른 성격의 23개 펀드가 투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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