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1인 가구의 주거안정 대책 -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 늘려야

1인 가구의 주거안정 대책 -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 늘려야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체 인구의 23.9%인 414만2000가구(2010년 기준)가 1인 가구라는 통계가 나온다. 서울의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다. 아직 1인 가구 비율이 일본(31%)이나 미국(28%)에는 못 미치지만 증가 속도는 빠르다. 서울의 1인 가구는 1980년(8만2477가구) 이후 30년간 10배 이상으로 늘어 2010년 85만4606가구를 넘었다.

국내 1인 가구는 연령에 따라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20대~30대(51.7%)가 전체 1인 가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40대~50대가 26.8%, 60대 이상 노년층 비율이 21.4%다. 그런데 1인 가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20, 30대는 대학생이거나 미취업자 혹은 사회 초년생으로 저소득층에 속하는 비율이 높다. 60대 이상 노년층도 대부분 정기적인 수익이 없어 저소득층에 속한다. 1인 가구의 80%가 사실상 저소득층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국내 1인 가구 84% 세 살아그럼 이들은 주로 어디에 거주할까.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다가구형 원룸을 포함한 단독주택이다. 1인 가구의 절반이 넘는 54.9%가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19.9%), 고시원·오피스텔 등 소형주거시설(11.2%) 등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10가구 당 1가구에 불과한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 거주 비율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1인 가구 주거안정 대책의 주요 내용은 1인 가구를 위한 소형주택 공급이다. 그런데 이 소형주택은 대부분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이다. 이동훈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는 임대료가 높아 고소득 독신자를 위한 주거시설로 분류된다”며 “현재 1인 가구를 위한 소형주택은 사실상 고소득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인 가구의 83.6%는 세를 산다. 이 중 월세가 49.5%고 전세가 32.3%다. 평균 월세 수준(보증금 1000만원 기준)은 20만~40만원(47.6%)로 가장 많고 20만원 미만이 17.8%, 50만원 이상이 19.3%다. 서울 마포구 마포공인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웬만한 오피스텔 월세는 보통 50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며 “20만원 미만은 6.6㎡(약 3평)짜리 고시원이나 쪽방처럼 화장실을 공용으로 쓰는 열악한 주거시설이라 단순 노무직이나 무직자 같은 극빈층이 많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오피스텔보다 월세가 싸고 세탁기 등이 갖춰진 다가구형 원룸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크게 저소득층과 노년층에 중점을 둔 1인 가구 주거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커뮤니티 등이 갖춰지고 평면이 다양화하면서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의 주거여건은 좋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분양가와 임대료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1인 가구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저렴한 소형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1인 가구 주거대책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중심이다. 낡고 오래된 호텔 등 활용도가 낮은 건물을 1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개조해 저소득층에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 별도의 공공주택전문기관이 있어 주택·거주자 관리 등 주거지원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주택뿐만 아니라 시설유지·관리 서비스와 함께 의료·법률상담, 직업교육 및 직업알선 등을 통해 자활지원도 한다. 임대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건물 소유주에게 리모델링·신축·관리비용 등 임대지원 보조금을 지원해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이고 있다.

일본은 노년층을 위한 제도가 잘 갖춰졌다는 평이다. 독거노인가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유형의 고령자주택 공급이 활발하다. 고령자주택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원룸과 공용공간으로 이뤄진다.

공용공간은 스탭룸·식당·커뮤니티룸이 갖춰지며 서비스 제공 및 커뮤니티 활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령자주택으로 등록되면 정부가 무장애 성능·안부확인·생활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등록된 주택은 건설비·수리비를 보조해주고 세제혜택이나 대출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저소득·노년층 위한 대책 절실소형주택 관리업무를 대신하는 주택임대관리업이 발달한 것도 특징이다. 전문관리회사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고 토지나 건물을 임대해 임대주택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한다. 시설관리, 임차인 선정, 임대차계약 체결, 임대료부과·징수 등 건물 유지·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한다. 민간소형주택은 규격화된 건축공정을 제시해 건설업체들이 원가를 낮춰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나라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 외에는 뚜렷한 1인 가구 주거안정대책이 없다.

이동훈 부연구위원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다가구형 원룸 공급을 늘이고 독거노인을 위한 식사·케어서비스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주택기금으로 운영되는 전세자금 대출 자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잘 만든 가전·TV, 알려야 ‘보배’…LG전자, 고객 ‘접점 늘리기’ 전략 활발

2카카오가 환경부와 손잡고 하는 일

3원빈 'T.O.P', 16년만에 S.T.O.P. 동서식품과 광고 계약 종료

4가입만해도 돈 번다?…G마켓, 연회비 4900원에 3배 캐시백

5中, 유인우주선 ‘선저우 18호' 발사 성공

6“유치한 분쟁 그만” 외친 민희진, 하이브 주가 하락도 멈출까?

7아일릿은 뉴진스를 표절했을까

8홍콩 ELS 타격에…KB금융 순익 전년比 30% ‘털썩’(종합)

9하나증권, 중소벤처기업들 해외진출 적극 지원한다

실시간 뉴스

1잘 만든 가전·TV, 알려야 ‘보배’…LG전자, 고객 ‘접점 늘리기’ 전략 활발

2카카오가 환경부와 손잡고 하는 일

3원빈 'T.O.P', 16년만에 S.T.O.P. 동서식품과 광고 계약 종료

4가입만해도 돈 번다?…G마켓, 연회비 4900원에 3배 캐시백

5中, 유인우주선 ‘선저우 18호' 발사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