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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Review - 일본에선 ‘아파트 사고 싶다’ 전단 나돌아

Money Review - 일본에선 ‘아파트 사고 싶다’ 전단 나돌아

미국·일본·유럽 부동산 시장 회복세 국내 거액 자산가 투자 문의 늘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은 부동산에서 비롯됐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부동산 투자 열풍이 버블을 만들었고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촉발시켰다.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꿈틀댄다. 특히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덕에 선진국의 회복세가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 금리와 부동산은 역(逆)의 관계다.

미국·유럽·일본의 경기 부양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 미국에서는 느리지만 경기 회복과 더불어 상업용 부동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실률이 감소하고 임대료가 올랐다. 신규 주택 착공이 늘고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



경기 부양 돈 풀리자 부동산 시장 회복세미국 부동산 지수는 지난해 13.8% 오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7%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45.9% 급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4% 상승했다.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의 이 같은 상승세는 기준금리가 0.1%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운데 아베 정부가 대규모 양적 완화에 나선 덕이 크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낮고 돈이 많이 풀린 선진국의 부동산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박근혜 정부가 4월 1일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금리와 가계부채 부담으로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자 거액 자산가들이 미국·일본·유럽 등지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주택을 구입하려고 수도 없이 입찰에 응했지만 번번히 떨어진다는 국내 투자가들이 적지 않다. 일본에서는 매물이 끊겨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전단지가 돌아다닐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이라도 해외 부동산에 올라 타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해외 부동산 직접 투자, 부동산 펀드 투자, 그리고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투자다. 해외 부동산 직접 투자는 정확한 정보 입수가 가능하고 복잡한 절차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 펀드 또한 투자기간이 길고 투자 금액이 큰데다 거래 비용도 많이 든다. 따라서 가장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리츠다.

리츠는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 펀드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을 매입·개발·임대·매각해 그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 형태로 돌려준다. 대부분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직접 투자보다 거래하기도 편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액으로 여러 지역의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분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리츠의 수익률은 실물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위축된 상업용 부동산이 경기 회복과 더불어 회복세다.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모자란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의 완만한 상승세, 고용시장 개선에 따른 소비 여력 증가 등과 함께 선진국 부동산의 추세적 회복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리츠 투자에 우호적 환경인 것이다.

리츠는 주식·채권같은 자산과 상관관계 측면에서도 유용한 자산 배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츠는 선진국 주식과 상관관계가 가장 높고, 국내주식, 국내 채권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해외채권과는 역의 상관관계다. 상관관계가 낮거나 역의 관계일수록 자산 배분 효과가 크다. 그래서 해외 채권, 국내 주식, 국내 채권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글로벌 리츠의 지역 배분을 살펴보면 미국이 압도적이고 홍콩·일본·호주·영국 싱가포르에도 고루 분산돼 있다. 투자 부동산은 복합건물을 중심으로 상가나 오피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따른 꾸준한 배당수익을 기반으로 하지만 주식처럼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자본이익도 추구할 수 있다.

리츠의 배당률은 과거 10%가 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3~4% 수준으로 떨어졌다.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선진국 국채 금리보다 높은 수준이고 잠재적 자본이익까지 감안하면 매력적인 상품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게 부담스럽지만 당분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좀 더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승폭 커 조정 가능성도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로 자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거액 자산가들은 해외 부동산과 리츠에서 탈출구를 찾았다. 심지어 확정금리 상품만 고집하던 대학이나 장학재단 같은 대형 공익법인도 해외 부동산에 관심을 보인다. 공익법인처럼 보수적인 투자자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리츠나 부동산 펀드보다는 원금 보존을 추구하는 구조화 펀드가 적합하다.

실제 미국 부동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상승하면 최대 연 8~9%의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하락하더라도 원금 보존을 추구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이 인기다. 보수적인 성향의 개인 거액 자산가는 물론이고 공익법인도 가입에 나서면서 상품 출시가 잇따랐다.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와 원금 손실에 대한 부담 없이 최대 연 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DLS를 적절히 배분해 투자하는 사례도 늘었다.

해외 부동산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이에 대한 관심도 커졌지만 투자는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 추세적 상승이 예상돼 비교적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승폭이 커서 조정의 여지가 있다. 여전히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도 감안해야 한다.

거액 자산가라면 총자산의 10% 내외의 비중으로 투자하되 역의 상관관계에 있는 해외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울러,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지만 본인의 투자성향이 보수적이라면 원금 보존을 추구하는 DLS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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