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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증시 불안정 vs 거래 증가’ 맞서

Issue - ‘증시 불안정 vs 거래 증가’ 맞서

공매도 10건 중 8건은 외국인 투자가 개인이 공매도로 돈 벌긴 쉽지 않아



5년간 금지됐던 금융주 공매도가 11월 14일 허용됐다. 공매도는 실제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판 뒤에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싸게 사서 갚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주식이 1000원일 때 100주를 빌려 10만원에 시장에서 매각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주식 가격이 900원으로 떨어지면 시장에서 100주를 매입해 빌린 곳에 갚는다. 이때 총 매입가격은 9만원이다. 공매도 투자자는 1만원의 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반대로 예상과 달리 주가가 1100원으로 오르고 빌려 준 곳에서 상환 요청이 들어오면 공매도 투자자는 11만원에 100주를 사서 갚아야 한다. 1만원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이처럼 공매도를 통한 투자방법은 하락장에선 이익을 보지만 상승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구조다.

공매도를 할 때는 주식신용거래를 할 때처럼 증거금이 필요하다. 공매도 증거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확보하지 못해 결제일에 주식을 되갚지 못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피 200 기업 종목일 경우 공매도 증거금은 전일 종가의 80%를 맡겨야 한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 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급락하자 공매도를 그 해 10월 전면 금지시켰다. 공매도는 매도의 일종이어서 공매도가 많아지면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증시가 안정을 찾은 이듬해 6월 금융주를 제외하고 공매도를 다시 허용했다. 최근에는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오르내리는 등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되면서 금융주 공매도 규제도 풀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공매도 누적 거래대금은 37조847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5조2738억원)보다 7.2% 늘었다. 공매도 전체 거래량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한다. 기관이 약 17%, 개인투자자는 약 3%에 불과하다.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보 수집력도 뛰어나 공매도 거래 비중이 크다.



공매도 거래대금 1년 새 7% 늘어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큰 만큼 공매도 허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 분분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세로 국내 증시가 휘둘릴 수 있어서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해야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투기적 매매를 부추길 수 있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공매도는 시세 조정과 주가 교란, 채무 불이행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증권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조선과 해운처럼 업황이 좋지 않거나 현재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올 들어 11월 15일까지 공매도가 많았던 기업은 대우건설이다. 올해 전체 거래액의 13.8%가 공매도였다.

공매도 공세에 이 기간 동안 주가가 21%가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음의 전체 거래액 6.2%가 공매도였다. 다음도 12% 떨어졌다. 공매도 공격으로 투자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도 있었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11년부터 1년 넘게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며 4월에 금융당국과 검찰에 공매도 투자자들을 고발했다. 공매도가 늘 성공하는 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전체 거래액의 13.7%가 공매도 거래였다. 그러나 올 들어 주가가 9.5% 올랐다. 롯데하이마트 주가도 24% 올랐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업체 오상자이엘도 공매도 공세에 시달렸지만 주가가 124% 급등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매도 비중이 크다는 건 해당 종목 전망을 나쁘게 보는 투자자가 많아 주가 악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공매도와 주가 흐름 간 명확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공매도가 나쁜 것만은 아니란 의견도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공매도는 주식 가격을 좀 더 합리적으로, 빨리 결정하는 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 악재가 있을 때 이를 빨리 파악한 투자자가 공매도를 해서 가격 조정이 재빨리 이뤄지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금융주 공매도 허용으로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금융주 투자가 다소 활성화될 것”이라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사례를 보더라도 금융주 공매도 재개 이후 거래가 늘면서 주가가 오히려 상승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금융주 공매도가 비금융주 공매도 만큼 활성화되면 전체금융주 거래량은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공매도를 준비 중인 투자자가 늘고 있다. 금융주에 대한 대차잔액이 꾸준히 증가한 때문이다. 대차잔액이란 투자자가 증권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다시 갚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11월 13부터 이틀 동안 대차거래는 1570만여주로 전날(7만여주)보다 하루 만에 65배가량 거래가 폭증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이틀 동안 대차잔고가 193만주에서 887만주로 늘었다. 대우증권대차잔고도 1149만주로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거래 비중이 작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공매도를 역으로 활용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공매도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상환에 나설 때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른바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 투자전략이다.

통상 연말은 소비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그동안 증시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 했던 종목을 다시 사들이는 경향이 강해진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 대비 대차잔고 누적이 많으면서 4분기와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가 상승하고 있는 숏커버링 관심 종목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숏 커버링이 예상되는 종목은 최근 대차잔고가 감소한 금융업과 전기가스업, 운수장비 등이다.



순기능·역기능 다 지닌 공매도, 거래 정보 늘려야개인투자자들이 투기적 매매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감시와 단속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공매도 거래 관련 정보를 늘려야 한다. 강송철 연구원은 “미국은 청산되고 남은 공매도 량을 종목별로 매달 두 차례 공표한다”며 “한국도 투자자를 위해 공매도 관련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매도가 불완전 거래에 악용되지 않기 위한 제도 도입도 중요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매도가 지속됐을 경우 작전이나 불공정거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공시를 확대하는 제도 같은 것을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할 때 발행 주식의 0.01% 이상 가진 투자자는 해당 주식의 종목명과 인적 사항, 발행 주식 수 대비 공매도 포지션 비율을 보고하도록 했다.

또 투자자가 투자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가 매일 종목별 공매도 잔액내역을 공시토록 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일반인이 공매도 하기는 전문적인 기법이어서 쉽지 않은 게 사”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탄탄하고 낙폭이 적은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매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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