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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팀 출범 후 증시는 - 지긋지긋한 박스권 탈출 기대감

최경환 경제팀 출범 후 증시는 - 지긋지긋한 박스권 탈출 기대감



코스피 지수는 2011년 이후 1990~2010선의 박스권에 단단히 갇혀 있다. 악재가 나오면 조금 떨어지고 호재가 나오면 살짝 오르는 소폭의 등락만 거듭할 뿐이다. 2000선을 넘어설 때도 펀드 환매 등을 위한 차익 실현에 나선 매도 세력 탓에 번번히 박스권 돌파에 실패했다.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동안 미국·일본 등 해외 주요 증시는 꾸준히 올랐다.

미국 다우산업지수는 2011년 10월 저점인 1만655를 기록한 이후 계속 올랐다. 7월 25일 현재 1만70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 니케이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1년 11월 8160에서 꾸준히 올라 현재 1만5000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양적 완화 정책을 펴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

동시에 공공사업을 크게 확대하는 적극적인 내수 진작 정책을 편덕에 경기가 조금이나마 회복되며 증시도 힘을 얻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기 회복을 이끌었다. 통화량을 늘리는 동시에 적극적인 엔저 정책을 펴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했다. 제조업에 힘을 실어주며 시중 자금 순환을 이끌어 내며 경기 부양을 이끌어 냈다.



건설·증권·은행주 일제히 들썩7월 2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경기 부양책에 한국 증권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증시가 살아나리라는 기대 속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증권업 37개 전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증권주가 건설주를 제치고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자 증권업이 ‘최경환 효과’의 최대수혜 업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오랫동안 증권주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경기 부양책을 그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경환호 출범을 발판으로 하반기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 부양책으로 가계의 자산가치가 상승하면 소비가 촉진되면서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기대하는 선순환 고리다. 이런 기대감이 건설과 은행, 증권 같은 내수 산업에 활력을 더해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2기 경제팀은 가계소득 증가를 바탕으로 한 내수 활성화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혔다”며 “건설, 은행, 증권주와 소비 관련 내수 기업들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증권가가 가장 주목한 정책은 기업환류 세제다. 기업이 올리는 이익의 일정액을 배당이나 임금, 투자를 늘리는 데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낮은 배당률을 지목해 왔다. 실제 한국 증시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1.01%에 불과했다. 일본(1.67%)이나 미국(1.92%)은 물론 중국(3.1%)·호주(4.23%)보다 낮은 수치다.

증권 업계에선 기업환류 세제가 정착되면 해외 투자를 이끌어 내며 한국 증시가 수년째 머물고 있는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잇다. 구재상 K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는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외 장기 투자자금이 필요한데, 외국계 투자자의 가장 큰 불만인 배당률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이라 향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배당 증가로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되면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주식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방적인 배당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력팀장은 “기업들의 잉여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 정책은 기업 펀더멘털을 훼손할 우려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전경련도 보도자료를 통해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이익을 일률적으로 재단하기 어렵다”며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날 가능성이 커진 또 하나의 원인은 줄어든 주식형 펀드 환매 규모다.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이 이미 바닥을 쳤고 펀드 투자의 주체인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7월 17일 기준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은 61조246억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인 2011년 1월 28일의 60조8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박스권 탈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식형 펀드의 환매 규모도 눈에 띄게 줄어 들고 있다”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증시 자금 유입의 증시 민감도는 예상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이든 하락이든 방향을 모색하던 시장이 최 부총리 취임 후 나온 정책에 반응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사내유보금 과세에 따른 배당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섞이며 하반기 증시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은 증시 상승을 위한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결정적 변수는 아니다”며 “그러나 정부 부양책에 기업 실적 개선까지 이어진다면 코스피 지수는 연말 23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 크게 줄어증시의 박스권 탈출에 도움이 될 카드는 또 있다. 기준금리 인하다. 정부가 8월에 기준금리까지 내린다면 증시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1030원선까지 반등했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 반등 원인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7월 들어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이 채권보다 주식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투자에 이용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정부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아베노믹스처럼 정부의 부양 의지가 강할수록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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