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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겸 코스닥시장본부장] 기관·외국인 비중 더 높이는 게 숙제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겸 코스닥시장본부장] 기관·외국인 비중 더 높이는 게 숙제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겸 코스닥시장본부장. / 사진:중앙포토
김재준(54)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겸 코스닥 시장본부장은 코스닥 시장 출범 20주년을 앞두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잇따라 글로벌 투자설명회(IR)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7월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코스닥이 한국 산업 재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거란 얘기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역으로 듣고 왔다”며 “해외에서 코스닥에 상장된 업종의 미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는데 그 중심에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업종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출범 이후 가장 좋았던 기억은.


“2000년 3월 10일 지수가 2834.40까지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했을 때다. 후유증이 다소 있었지만 정보기술(IT) 붐을 통해 코스닥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시기다. 투자자와 중소·벤처기업에도 코스닥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2013년 7월 코넥스 개설에 이어 지난해 12월 창업지원센터 출범에 따라 코스닥이 모험자본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인프라로 성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크라우드펀딩→스타트업마켓→인수합병(M&A)중개망→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상장(IPO) 사다리가 구축됐다. 이러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제2의 IPO 붐도 일어났다. IPO가 2013년 40사에서 2014년 69사, 지난해 122사로 늘어나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아팠던 기억은 언제인가.


“2000년 이후 IT 버블이 터져 생긴 후유증을 꼽고 싶다. 거품 붕괴 이후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져 2003년 3월 5일 지수 400선이 무너졌고, 2008년 10월 27일 사상 최저치인 261.19를 기록했다. 내츄럴엔도텍(지난해 4월)과 코데즈컴바인(올 3월) 사태 역시 일부 기업 혹은 투기 세력에 의해 그동안 여러 시장 참가자의 노력으로 쌓아온 신뢰가 의심받는 상황이 온 것도 가슴 아프다. 2006년 1월 23일 미국발 증시 불안으로 코스닥 시장 최초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거 역시 안 좋았던 기억이다. 대외 경제 변수에 취약한 코스닥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20년 간 개인 투자자 위주로 움직였다. 개인과 기관의 비중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코스닥에서 개인 투자자는 시장 역동성을 창출하는 동력인 동시에 주가 변동성을 초래하는 원인이다. 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인 비중이 90%에 가까운 편중된 구조는 풀어야 할 숙제다. 앞으로는 개인과 기관·외국인이 균형감 있게 참여해 역동적이면서 안정적인 시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기관과 외국인이 리스크를 헤지(hedge)할 수 있도록 코스닥 관련 파생 상품을 상장하고, IR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15% 수준인 기관·외국인의 비중이 30~40%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



코스닥을 대체할 투자로 후강퉁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중국의 후강퉁은 고유한 의미의 증권 시장이 아닌, 홍콩-상하이 증권 시장을 연결하는 물리적 시스템(platform)이라고 본다. 코스닥은 중국계 자금의 유치를 위해 중국 선전거래소(SZSE)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선전거래소에서 중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코스닥 유망 기업에 대한 IR도 실시했다. 오히려 최근 중국계 자본이 코스닥으로 대거 유입돼 새로운 투자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2011년 230억원 수준이던 중국 자본의 코스닥 투자가 지난해 5549억원으로 증가했다.”



로컬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가,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가.


“우선 코스닥은 국내 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내실화 작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낮은 해외 투자자 비중을 높이고, 글로벌 유동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외국 자금의 70% 정도가 홍콩·싱가포르를 통해서 한국 증시에 유입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IR을 더욱 강화하겠다.”



IR에서 해외 투자자는 어떠한 관심을 보였는가.


“올 상반기 중국 선전(5월)과 홍콩·싱가포르(6월)에서 IR을 했는데 큰 관심을 모았다. ‘K-뷰티’와 ‘K-팝’ 등 한류(韓流) 문화가 여전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코스피(유가증권) 시장보다 코스닥에 상장된 업종의 미래 성장성을 높게 봤다. 앞으로 산업 재편에서도 코스닥에 있는 바이오·IT 업종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바이오·IT 이외에 코스닥에서 눈여겨봐야 할 업종은.


“코스닥은 과거 자동차 부품과 IT 위주의 시장에서 지금은 바이오·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기업 위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됐다. 셀트리온·메디톡스·다음카카오·컴투스 등이 장을 주도한다. 앞으로도 미래 성장산업 중심으로 상장이 대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산업 정책 자원에서 지원을 받을 인공지능(AI)·핀테크·빅테이터·가상현실(VR)·전기차·사물인터넷(IoT) 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업종별 선도 기업을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



금융 당국이나 정치권에 바라는 게 있다면.


“정부는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올 4월 28일 ‘신산업 육성정책’을 발표했다. IoT·스마트카·바이오 등 관련 시설에 투자할 경우 연구개발(R&D) 관련 세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해당 산업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 향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을 기술주 중심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법인세 혜택을 주고, 투자자에 대해서는 금융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 거래소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실제로 상장된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 기업이 잘 돼야 나중에 세금도 더 많이 걷힐 것이다.”



‘코스닥의 동생’으로 불리는 코넥스 운영 방안은.


“코넥스는 혁신형 창업 초기 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인큐베이터 시장이다. 우선 신규 상장과 이전 상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망 스타트업 기업과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코넥스 상장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활성화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기업 발굴 등 정부 정책과 연계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생각이다. 이후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때도 혜택을 줄 계획이다. 투자 수요 기반도 늘려야 한다.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코넥스 참여를 확대해 유동성을 높일 것이다. 기업분석보고서 발간(KRP)을 지원하고, 합동 IR을 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코스닥의 형님’ 코스피와는 어떤 관계가 좋을까.


“현재도 코스닥은 코스피에 통합된 상태는 아니다. 코스닥은 시장 운영의 독립성을 위해 의사결정기구인 코스닥시장위원회와 집행기구인 코스닥시장본부로 분리 운영 중이다. 다만 코스닥이 독자 시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코스닥만의 정체성과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피와는 차별화한 상장 정책을 통해 미래 혁신형 기업의 폭넓은 시장 진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다면 코스닥은 시장 운영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무 영역을 넓히고,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통해 코스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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