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맥짚기] 분위기는 괜찮은데 주가 더 오르긴…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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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분위기는 괜찮은데 주가 더 오르긴…

[증시 맥짚기] 분위기는 괜찮은데 주가 더 오르긴…


summary | 주가가 올라감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차익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영향력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낮아진 금리와 자금 이동으로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높은 주가가 부담이 된다. 주가가 2000 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안착한 건 아니다. 주가가 오랜 시간 현지수대에 머물러 박스권을 뚫고 나오려면 많은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오가고 있다. 원동력은 셋이다. 금리의 역할이 가장 크다. 국내외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함에 따라 주가가 그에 맞게 재조정됐다. 일본에 이어 독일까지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금리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35%로 미국보다 0.15%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신흥국의 사정이 좋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보면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강하다. 선진국 금리가 너무 낮아져 돈이 신흥국 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직후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정책 공조를 강화할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정책 없이 상황이 수습됐다. 이에 따라 위험을 많이 안는 투자가 시작됐는데, 그 대상이 신흥국이다.
 국내 기업 이익 규모 한 단계 점프
또 하나는 기업 실적이다. 2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37조 6000억원으로 늘어날 걸로 전망되고 있다. 연초 해당 수치가 35조였던 걸 감안하면 반년 사이에 7.4%가 늘어나는 셈이 된다. 실제치가 나오면서 상황이 또 달라졌다. 많은 기업이 전망보다 더 많은 이익을 발표하고 있는데, 합쳐서 대략 40조에 육박할 걸로 보인다. 주가의 추가 상승은 물론, 장기 박스권을 뚫고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

이전에도 양호한 실적 덕에 주가가 상승한 경험이 있다. 2004년이 대표적이다. 상장사 분기별 영업이익이 이전 8조~11조에서 16조로 한 단계 높아져 주가가 1000을 넘어 2000까지 올라가는 토대를 만들었다. 지금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 기업의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에 35조 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간 한번도 35조원 대를 넘지 못했었다. 올 1분기에 38조6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익 증가를 확신하지 못해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었다. 2분기에 1분기보다 많은 40조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면 이는 이익이 구조적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익 규모가 다른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다.

문제는 증가율이다. 2분기 이익이 현재 추세대로 나오더라도 증가율은 과거 고점 대비 13%에 그친다. 2004년에 비해 작은데, 당시는 영업이익이 16조4000억원으로 전고점보다 33%가 늘어났었다. 2004년에 비해 이익 증가율이 낮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작을 수 있다. 질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 2004년 이익 증가는 오랜 구조조정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였다. 당시에는 기업의 매출 구조가 바뀔 정도였다. 박리다매에서 하나를 팔더라도 많은 이익을 내는 형태로 변했었다. 이번에는 이익은 증가하지만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 몇 년간 구조조정에 의해 이익 창출능력이 개선됐지만 2004년에 비해 신뢰성이 높지 않다. 선진국 기업 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문제다. 미국 S&P500지수에 속하는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4.7%로 4분기째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매출은 0.8% 늘어나지만 증가율이 낮아 의미를 부여할 정도가 아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이 1년 넘게 줄어들었음에도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익에 대한 반영이 먼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 주가를 끌고 갈 여력이 남아 있는지 의문이다. 국내 기업 실적이 괜찮아도 선진국이 좋지 않으면 이익의 영향력이 약해진다. 실적 호전의 원천이 어디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경우 이익 증가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7월 들어 외국인이 하루 평균 1500억원의 순매수를 했다. 거래량이 많을 때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지만 요즘처럼 거래가 적을 때에는 사정이 다르다. 외국인 매수가 늘어난 건 환율과 국제 자금 이동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110원까지 내려갔다. 작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강세로 주식과 환율 모두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자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자금 흐름도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 때문에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대규모로 빠져 나왔었다. 규모가 대략 7000억 달러가 넘는 걸로 추정되는데, 이 중 일부분이 신흥국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건지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것 같은데 전망이 나쁘지 않다. 최근 외국인 현·선물 매매 현황과 외국인 수급에 관련된 여러 변수들의 움직임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통화다.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매수 종목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는 점도 힘이 되고 있는데, 그 종목이 삼성전자여서 위력이 더 세지고 있다. 해외 주가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선진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등 호전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외국인이 이머징 마켓 주가를 판단하는 첫째 기준이 선진국 시장 동향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수가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지난 2011년 이후 박스권 장세에서 외국인은 2000선 위에서는 매도하고, 1900선 아래에서는 매수하는 전략을 펴왔다. 이런 모습에 익숙해 있는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가 올라감에 따라 차익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영향력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낮아진 금리와 자금 이동으로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높은 주가가 부담이 된다. 주가가 2000 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안착한 건 아니다. 주가가 오랜 시간 현지수대에 머물러 박스권을 뚫고 나오려면 많은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

시장이 2000 내외에서 움직일 경우 종목별 흐름은 한정된 몇몇 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7월 들어 코스닥 시장의 거래 대금이 거래소 시장을 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이 거래소의 2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흥미로운 현상이다. 코스피가 장기간에 걸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주가가 2000에 근접함에 따라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걸로 생각하고 있는 게 변화를 가져오고 원동력이 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강점은 작년까지 시장의 중심이었다는 점이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기대가 남아있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매수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주 중에서 중소형주를 대체할 만한 주식이 없는 점도 힘을 보태주고 있다. 지난 두 달 간 대형주는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반도체 주식이 상승에 가담하긴 했지만 이 역시 삼성전자의 영향에 의한 것일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주식을 찾는 일이 시급해졌다. 2분기 실적이 두드러진 대형주 중 일부 상승 종목이 나오고 있지만 연속성이 약해 주목할 만한 기업이 없다. 대형주로 시장을 꾸려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코스닥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듯
코스닥 시장도 걸림돌이 있다. 중심이 되는 종목의 주가가 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랐다. 아무리 시장에서 인기가 좋아도 주가를 실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경우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 투기화가 되고 있기 때문인데 1995~97년까지 이어진 중소형주 강세 때나 2000년 IT버블 당시의 경험에 비춰보면 투기적인 흐름이 나타날 때 투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주가 상승이 마지막 국면에 접어들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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