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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궤도 오른 뉴스테이] 임대주택 편견 깨고 수요층 공략 가속화

[본궤도 오른 뉴스테이] 임대주택 편견 깨고 수요층 공략 가속화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뉴스테이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국내 첫 뉴스테이인 인천 남구 ‘e편한세상 도화’ 공사 현장. / 사진:대림산업 제공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6가 21번지 롯데푸드 공장 부지.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1만5385㎡ 규모의 이 터를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New Stay)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하면서 모처럼 개발 기대감이 분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최대 21층짜리 아파트 499가구, 오피스텔 238실을 지을 계획이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에 입주자 모집이 계획돼 있는데 벌써부터 주택 수요자의 문의가 이어진다”며 “지하철 역세권 입지에 주거시설과 업무·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서기 때문에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중산층 주거 안정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 중인 뉴스테이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건설사들이 특화 전략으로 무장한 뉴스테이 단지를 잇따라 선보이고, 임대 수요자도 꾸준히 몰린다. 높은 임대료 탓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도입 당시 우려와 달리 본궤도에 오르는 양상이다. 뉴스테이는 최대 8년 간 내 집처럼 살 수 있고 임대료 상승률이 연 5%로 제한된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임대와 달리 민간 건설업체가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주택 소유 여부와 소득 수준, 청약통장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입주 대상도 저소득층이나 무주택자로 한정되지 않는다.
 입주 대상에 특별한 제한 없어
그동안 공급된 뉴스테이 단지들의 청약 성적은 괜찮은 편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5월 올해 첫 뉴스테이로 선보인 ‘신동탄 롯데캐슬’과 ‘동탄2 롯데캐슬’은 각각 평균 2.89대 1과 4.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공급된 4개 단지 6000여 가구도 모두 순위 내에서 주인을 찾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수요층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주력 타깃인 중산층 전·월세 세입자뿐만 아니라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둔 잠재적인 매수 희망자, 1가구 2주택을 꺼리는 유주택자도 뉴스테이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사의 뉴스테이 사업 담당자는 “입주자 신청을 받아 보니 이미 다른 곳에 집을 갖고 있는 계약자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뉴스테이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 역시 1년 새 크게 상승했다. 국토교통부가 7월 발표한 ‘상반기 뉴스테이 정책 인식 조사(한국갤럽이 수도권과 4대 광역시 30~50대 1000명 대상 조사)’에 따르면 뉴스테이에 대한 인지도(28.2%→49.4%)와 호감도(35.1%→43.2%)는 지난해보다 각각 21%포인트, 8%포인트 이상 올랐다. 김상문 국토부 뉴스테이정책과장은 “통상 정부 정책에 대한 인지도가 30%를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입 2년 만에 인지도가 50%에 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테이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은 14.3%에 불과했다. 특히 전세나 월세를 사는 응답자의 경우 67.5%가 ‘뉴스테이에 입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테이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주거 안정 측면이 크다. 실제 2년마다 치솟는 전셋값과 부족한 전셋집에 허덕이던 세입자들이 뉴스테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한 뉴스테이 견본주택에서 만난 이모(44)씨는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집을 사기엔 집값이 계속 오를지 불안한 상황”이라며 “뉴스테이는 취득세 부담이 없고 임대료 상승률도 크지 않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파트 전셋값이 3억원이라면 세입자는 2년 후 재계약 때 임대료를 3000만원(임대료 상승률 연 5% 기준)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

주변보다 싼 임대료도 한몫했다.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전용면적 84㎡형 평균 임대료는 보증금 2억원에 월 32만7000원이다. 이를 전세보증금으로 환산하면 2억3270만원 수준이다. 올해 입주한 인근 아파트 84㎡형은 3억원 선에 전세 물건이 나온다.
 중견 건설사도 속속 공급 나서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주택 품질도 좋다. GS건설이 동탄2신도시에 내놓는 ‘동탄 레이크자이 더 테라스’의 모든 가구(483가구)엔 정원을 낀 테라스가 제공된다. 한화건설은 ‘수원 권선 꿈에그린’ 단지 안에 어린이집·스크린 골프장·헬스장·도서관 등을 조성한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임대계약 조건을 내놓는 곳도 있다. 롯데건설은 ‘신동탄 롯데캐슬’ 뉴스테이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량을 대여하는 ‘그린카 카셰어링 서비스’와 조식 서비스 등을 도입한다. 4년 장기 계약자에게는 그 기간에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하고, 8년 계약 희망자에게는 특별공급 혜택도 준다. 이근영 GS건설 분양소장은 “뉴스테이 도입 초기엔 임대주택이란 점 때문에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일반 아파트 못지 않은 마감재와 편의시설을 갖춰 거부감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뉴스테이 인기에 힘입어 정부도 적극적으로 공급 확대에 나선다. 내년까지 당초 계획보다 2만 가구 늘린 15만 가구의 뉴스테이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김해 진례, 화성 능동, 용인 언남, 서울 구로구 개봉동 등 4개 지구(8200가구)를 뉴스테이 3차 공급촉진 후보지로 선정했고, 연내 4000가구 규모의 사업부지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한동안 눈치를 보던 건설사도 뉴스테이 공급에 속속 뛰어드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뉴스테이 1만여 가구가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대형사 외에 중견 건설사도 공급에 나선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부사장은 “건설사들이 뉴스테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대규모 택지공급이 중단되면서 새 사업 발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수주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건설은 오는 10월 인천 서창2지구 13블록에서 ‘인천서창2지구 꿈에그린’을 공급한다. 중소형(전용 74~84㎡형)으로 이뤄진 1213가구의 대단지다. 우미건설도 같은 달 충북혁신도시에서 첫 뉴스테이 단지(700가구)를 선보인다. 11월엔 현대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호매실지구에 ‘힐스테이트 호매실’을 내놓는다. 전용 74~93㎡형 800가구 규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건설사들의 뉴스테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계와 서비스 측면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다만 입주민 편의성이 높아지는 만큼 관리비가 비싸질 수 있고, 초기 임대료 제한도 없어 주변 시세와 비교해본 뒤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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