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기자의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다시 보기(1) | 쪼개 파는 그린벨트 땅] 그린벨트 풀려도 개발할 수 있어야 땅값 올라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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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 기자의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다시 보기(1) | 쪼개 파는 그린벨트 땅] 그린벨트 풀려도 개발할 수 있어야 땅값 올라

[황정일 기자의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다시 보기(1) | 쪼개 파는 그린벨트 땅] 그린벨트 풀려도 개발할 수 있어야 땅값 올라

관련 규제 완화 이후 그린벨트 분양 광고 부쩍 늘어 … 그린벨트 해제만으로 돈 되지 않아



신문이나 잡지·인터넷 등에는 ‘돈이 될 것 같은’ 부동산 관련 광고가 넘쳐난다. 어떤 광고는 실제로 재테크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광고도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포장만 그럴 듯한 광고가 상당수다. 과대·과장·거짓은 아니더라도 그 뒤엔 무시무시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예도 많다. 이런 광고를 액면 그대로 믿었다간 시쳇말로 ‘폭망(심하게 망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할 수도 있다.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분양 중인 그린벨트 내 토지.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하다고 유혹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 사진. 중앙포토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분양 중인 그린벨트 내 토지.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하다고 유혹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 사진. 중앙포토

서울에 사는 최모(39)씨는 최근 경기도 하남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땅을 분양받으려다 그만뒀다. 분양 광고를 보고 땅값이 싸서 관심을 가졌지만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크다는 분양 업체의 말에 신빙성이 없어 보였다. 그는 “우선 그린벨트가 해제돼야 하는데 해제 가능성도 크지 않고, 해제된다고 해서 땅값이 크게 오를 것 같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요즘 그린벨트 내 토지 분양 광고가 신문 등 인쇄 매체나 인터넷에 적지 않게 나온다. 곧 그린벨트가 해제될 지역이고,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땅값이 현 시세보다 두세 배 오를 것이라고 유혹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동자금이 풍부한 데다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심심찮게 나오면서 이런 광고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과연 사실일까.
 잇따르는 그린벨트 해제
그린벨트 토지 분할은 그린벨트가 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인 경기도 과천·하남·의왕·고양·남양주시는 물론 경기도 시흥시와 충남 당진시 등지에서 성행하고 있다. 분할 토지의 크기는 330~3300㎡까지 다양하다. 그린벨트여서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투자금도 많이 들지 않는다. 실제 경기도 하남시에서 분양 중인 한 그린벨트 토지는 분양가가 3.3㎡당 30만~50만원 선이다. 3000만~5000만원이면 330㎡짜리 분할 토지를 살 수 있는 것이다. 하남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과 인접한 곳인데도 땅값이 싸다고 하니 주변 시세 등을 묻는 투자자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그린벨트 토지 분양은 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그린벨트 내 임야(산)를 쪼개 파는 것이다. 토지주가 직접 분할 판매하거나 혹은 기획부동산 등 분양 업체가 임야를 싸게 사들인 뒤 분할해 되파는 형태가 많다. 그린벨트라고 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만 아니면 사고파는 데 제약이 없으므로 이런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투기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있는 지역에 한해 토지 거래 때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그런데 최근 토지 거래시장이 가라앉으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는 땅이 늘고 있다. 그린벨트 토지 분양 광고는 특히 정부의 그린벨트 규제 완화 내용과 그린벨트 해제 지역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관련법(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30만㎡ 이하 소규모 그린벨트의 해제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이양했다. 종전까지는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그린벨트가 해제되기까지 행정절차만 평균 2년이 걸렸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넘긴 것인데, 이후 그린벨트 해제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1년으로 확 줄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 그린벨트 해제도 잇따르고 있다. 각종 개발 사업과 규제 완화 차원이다. 2011년 이후 경기도에서만 140만9400㎡가 해제됐다. 국토교통부는 또 2020년까지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권·대구권·광주권·대전권·울산권·창원권 등 7대 권역에서 총 227㎢ 면적의 그린벨트를 해제할 방침(2020 광역도시계획)이다. 지자체들도 앞다퉈 그린벨트를 풀고 있다. 시 전체 면적의 78%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하남시는 그린벨트 내 소규모 단절토지와 집단 취락에 대한 해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과천시도 마찬가지다. 그린벨트가 많아 지역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실제로 규제가 느슨해지고 그린벨트도 풀리고 있는 셈이다.
 해제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도
그런데, 모든 그린벨트가 해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린벨트 토지분양 업체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로 곧바로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것처럼 현혹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의 잇단 그린벨트 관련 규제 완화는 복잡한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절차만 간소화한 것이지 그린벨트를 대거 풀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얘기다. 경기도 과천시청 부동산관리팀 관계자도 “정부가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한 것과 그린벨트 해제와는 연관이 없다”며 “어떤 곳이 언제 얼마나 풀리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그린벨트가 해제되는 것만으로 땅값이 2~3배 뛰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공장이든 집이든 개발이 가능한 땅이어야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그린벨트 자체는 땅값과 큰 연관이 없다”며 “(그린벨트가 풀린 뒤) 개발이 가능한 곳이어야 땅값이 뛰는 데 최근 분양한다는 그린벨트 내 땅은 대부분 맹지(盲地)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맹지는 도로와 접하지 않은 땅으로 개발이 안 되는 예가 많다.

개발할 수 있는 땅이라고 해도 그린벨트에서 풀린다고 해서 곧바로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개발 가능성이 큰 땅은 그린벨트 해제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되팔기가 쉽지 않아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 있다. 최광석 법무법인 득아 대표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매입 토지의 모양, 경계, 도로와의 접합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공유지분 여부도 반드시 챙겨야 하는데, 공유지분이 있는 토지는 재산권 행사와 개발이 어려운 만큼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그린벨트 토지 분양 규제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그린벨트 토지 분할에 대한 허가 기준 등을 담은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그린벨트 내 토지를 분할할 때 그 사유와 면적, 필지 수 등이 그린벨트의 지정 목적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그린벨트 내 토지 분할 허가와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을 조례로 정해 규제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지자체는 그린벨트 내 토지의 분할된 면적이 200㎡ 이상만 되면 분할을 허용해줘야 했다. 그 이후 개발이 안 돼 민원이 생기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실 그린벨트에 묶여 있는 임야를 구입해 갑자기 수백 개로 분할하겠다고 하면 투기 외에는 딱히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다”며 “앞으론 기획부동산의 그린벨트 쪼개기가 지자체에 의해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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