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일라이릴리 ‘어닝 서프라이즈’…비만치료제, 항암제 제쳤다
- 젭바운드·마운자로 매출 급증…키트루다 첫 추월
경구제 출시로 경쟁 확대…비만치료제 시장 재편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 수요 급증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주력 비만·당뇨 치료제가 글로벌 항암제 매출 1위 품목을 넘어서면서, 제약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라이릴리는 3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8.26달러(1만 2187.63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핵심 동력은 비만·당뇨 치료제 ‘티르제파타이드’ 계열이다. 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매출은 86억6000만달러(12조7778억3000만원)로 전년 대비 125% 급증했고,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매출도 41억6000만달러(6조1380억8000만원)로 80% 늘었다. 두 제품 합산 매출은 128억달러(18조8864억원)를 넘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단일 제품 기준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마운자로 매출은 86억달러(12조 6893억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항암제 매출 1위인 키트루다(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항암제 중심의 블록버스터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성장률 격차도 뚜렷하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각각 125%, 80% 증가하며 고성장을 이어간 반면, 키트루다는 10%대 성장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비만·대사질환 치료제가 항암제보다 구조적으로 유리한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환자군이 훨씬 넓고 장기 투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일라이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CEO는 “신약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 범위를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성장 지속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주도하는 주사제 중심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양사가 경구용 치료제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경쟁 구도가 확장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알약 형태의 위고비를 먼저 선보였고, 일라이릴리도 경구용 치료제 ‘파운데이오’를 출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비만치료제 수요가 한층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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