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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은행 집어삼킨다고?

핀테크가 은행 집어삼킨다고?

뱅킹의 진정한 혁명은 경쟁자 아닌 협력자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19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은 산업 전체를 영원히 바꿔놓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제조공정을 도입했다. 그 뒤로 세상은 기계에서 아날로그로 그리고 디지털 기술로 변천하면서 이른바 디지털 혁명으로 불리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특히 금융 서비스 업종은 이들 신기술의 발전으로 완전히 바뀌었을 뿐 아니라 핀테크라는 막강한 신산업을 탄생시켰다.

핀테크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전 세계 금융 서비스의 기술발전과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금융기술(financial technology)의 혼성어인 핀테크는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의 2017년 리서치 보고서에서 1종 이상의 특정 금융 상품 또는 서비스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제공하는 기술로 간단히 정의된다. 원래 금융 서비스 특히 은행 업종의 근본적인 재편의 신호탄으로 알려졌다.

핀테크는 전 세계 금융 센터에 특별히 조성된 개발 허브에서 막대한 수준의 자금조달 능력을 갖춘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핀테크가 전통 뱅킹 모델에 얼마나 큰 위협일지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핀테크의 영향
핀테크는 세계적인 현상이며 전 세계 금융 서비스의 기술발전과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핀테크가 전통은행처럼 규제·법률·인프라 상 제약조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한 가지 원인이다.

비교적 규제가 적은 핀테크는 급격한 변화, 빠른 업무, 효율성 극대화에 최적화된 더 기민한 구조를 신속히 개발함으로써 업계 판도를 뒤바꿔 왔다. 하지만 핀테크가 전통 뱅킹의 미래를 위협하거나 업계에 더 광범위한 실존적 위협을 제기한다는 주장은 극히 비현실적이며 논리적 근거가 빈약하다.

무엇보다도 핀테크는 현재의 뱅킹 모델에 의존해 우리의 전체 경제와 금융 시스템을 떠받친다. 대형 은행의 약화는 더 작고 기반이 약한 핀테크 기업들의 성장과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핀테크 업체들이 자본과 성장 잠재력뿐 아니라 데이터와 규제 상의 지원까지 은행들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게다가 핀테크의 부상이 가져온 경쟁적인 새 솔루션, 빠른 처리, 다변화 확대는 당초 소비자·시장 모두에 예상됐던 초기의 와해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
 은행들은 어떻게 저항하나
핀테크 스타트업 무븐은 은행에 기술을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 신문기사들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신기술을 통해 뱅킹 혁명을 일으키는 데서 겪은 어려움에 대체로 초점을 맞췄다. 핀테크 스타트업 무븐(Moven)은 최근 은행을 대체한다는 목소리를 낮추고 대신 은행에 기술을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뉴욕타임스에 시인했다. 이는 기성 은행과 신흥 핀테크 기업들 간에 상호 호혜적인 협력과 파트너십이 확대되는 트렌드를 가리킨다.

IOSCO의 리서치 보고서에서 언급됐듯이 이는 “핀테크 신참과 전통기업 고참을 보완”할 수 있으며 기성 대기업과 신기술 도전자 모두에게 유망한 탐구분야로 갈수록 인식되고 있다.

전통 은행들은 디지털 혁명에 적응하지 않으면 시장점유율을 뺏길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은행들은 새로 도전해오는 핀테크 업체들에 설 땅을 잃기보다는 호혜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새로 형성해 생산적인 진로를 구축했다.

핀테크 업종의 속도와 적응력을 따라갈 수 없는 은행과 대형 금융업체들은 갈수록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협력·제휴하며 자원·자산·데이터를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발전과 성장을 견인한다.

이들 파트너십에서 파생되는 스마트 데이터는 내부 시스템과 관리로부터 최종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가치와 현실세계 응용 잠재력을 지닌다. 핀테크 업체들이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머신러닝(기계의 자율적인 학습과 성능향상 과정) 기술의 부상도 은행과 고객 모두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이들 새 알고리즘은 인간의 어떤 개입도 없이 P2P(개인간) 대출, 환전, 투명한 실시간 거래, 보험분석처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적용된다. 값비싼 대가가 따르는 오류 가능성과 편향(bias)을 극히 짧은 순간에 제거한다.

더 작고 특정 표적에 집중하는 핀테크 기업들의 속성상 특정 문제의 솔루션 개발에 더 적합하다. 이는 전문가 팀, 자원, 시간을 배정할 필요 없이 더 큰 금융기업과 은행 전반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
 미래의 금융시장 판도
뱅킹의 진정한 혁명은 핀테크 업체와 은행들이 서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할 것이다. 협력적인 파트너십이 형성되면 신기술이 주도하는 차세대 솔루션의 기반이 조성된다.

신구가 조화를 이루면 양쪽의 장점이 결합하는 한편 기성 금융기관과 혁신적인 핀테크 업체들 간의 새로운 관계가 업계 전반에 걸쳐 변화·진보·발전을 이끈다. 무엇보다도 이들 새로운 변화는 향후 몇 달 몇 년에 걸쳐 발전하고 가속화할 것이다.

- 크리스토퍼 버크



[ 필자는 금융 서비스 분야의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경영·기술 컨설팅 업체 브리컨던의 최고경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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