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주택 활용 어떻게…] 주택 다운사이징하거나 주택연금 가입할 만
[고령자, 주택 활용 어떻게…] 주택 다운사이징하거나 주택연금 가입할 만

▎우리나라의 신도시(택지개발지구)는 도심 접근성이 좋고 병·의원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고령자가 거주하는 데도 큰 불편이 없다. 사진은 서울 강남에 조성된 세곡지구.
주택연금, 수요자에게 유리하게 설계
가입 후 10년 간 연금을 더 많이 주고, 11년째부터 지급금이 70%로 줄어드는 ‘전후후박형’의 인기가 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입자의 72.8%가 ‘앞으로 10년 이상 더 살게 될 것’이란 판단에 매달 같은 금액을 보장하는 ‘정액형’을 골랐다. 이른바 ‘1+1 보장’처럼 부부가 동시에 노후 대책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주택연금의 장점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만 60세 이상이면 소유 주택을 담보로 가입할 수 있는 역모기지론 상품인데, 시중에서는 비슷한 조건의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택금융공사 권오훈 연금부장은 “요즘 어르신들이 본인 생각보다 오래 사는 경우가 많은데, 죽은 뒤 배우자 혼자 남아도 계속 연금을 준다는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부, 주택연금 더 확대
주택연금 상담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전국 지사에서 받을 수 있다. 방문 상담 후 가입을 결정하면 신청 보증서를 가입자가 선택한 은행에 보내 연금 지급을 실행한다. 주택연금 가입 후 집값이 크게 뛰면 억울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가입 시점에 딱 한 번만 주택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향후 변동된 집값을 반영해 연금액을 조정하는 일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동안 수령한 연금과 보증금 등을 반환하면 얼마든지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 다만 일단 해지하고 나면 같은 주택으로는 재가입이 불가능하다. 집을 팔고 다른 주택으로 이사했다면 주택연금에 다시 가입할 수 있다. 정부는 고령화 대책 및 노년 소비 진작의 일환으로 주택연금을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9억원(다주택은 합산)인 주택가격 상한 요건을 없애고 주거형 오피스텔도 가입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 개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했다.
10명 중 9명 “집 사이즈 축소 의사 있다”

▎사진 : ⓒgetty images bank
하지만 주택 다운사이징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서명수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센터 기획위원은 “살던 집을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지금 시세가 매입가보다 떨어졌다면 손해 보기 싫어서, 올랐다면 더 오른 가격에 처분하고 싶은 심리 때문에 선뜻 매매에 나서지 못하는 예도 많다”고 말했다. 주택 다운사이징을 준비 중이라면 매매 타이밍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다운사이징은 차익을 많이 남겨 노후자금을 확대할 수 있게 집값이 상승세일 때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소형 주택이 큰 인기를 끌면서 소형 주택 가격이 많이 올라 다운사이징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도시(택지개발지구) 등지로의 이주도 고려할 만하다. 살던 곳을 떠나기가 쉽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신도시는 일본과는 달리 대부분 대규모인데다 계획 단계부터 도로·학교·병원 등의 기반·편의시설을 고려해 설계하므로 고령자가 거주하기에 큰 불편이 없다. 특히 대도시 인근 신도시의 경우 지하철 노선 연장 등을 통해 인접 도시로의 이동성도 확보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이 팀장은 “예컨대 같은 전용면적 84㎡라도 서울 강남과 강남 인근 신도시의 집값이 큰 차이가 나므로 신도시로의 이주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큰 집 쪼개서 임대하는 방법도
큰 집을 반으로 쪼개 임대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일본에선 고령자 혼자 살고 있는 집에 대학생 등 사회 초년생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 확산하고 있다[박스 기사 참고]. 우리나라도 최근 소규모 구조 변경을 통해 계속 살면서 집의 반을 임대하는 사업이 등장했다. 거주하던 곳에서 계속 살면서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으므로 역세권이거나 주변에 대학 등이 있다면 이런 홈셰어링도 고려할 만하다.
주택연금 개요▶ 가입 연령 : 부부 중 한 사람만 만 60세 이상
▶ 대상 주택 : 주택 및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
▶ 주택 가격 : 9억원 이하 1주택 소유자, 보유 주택 합산 가격이 9억원 이하인 다주택자
▶ 지급 유형 : 정액형, 전후후박형
▶ 대출 한도 : 5억원
▶ 인출 용도 : - 일반·우대형:주택 구입(사행성 및 사치오락성 이외 용도제한 없음)
-상환용:주택담보대출 상환용만 사용 가능
▶ 인출 한도 : -일반주택연금:대출한도의 50%
- 상환용: 50% 초과 70% 이내
- 우대용: 45% 이내
▶ 보증료율 : 초기보증료 1.5%(상환용은 1%), 연 보증료는 0.75%(상환용은 1%) 주택연금 개요
- 자료: 주택금융공사
[박스기사] 일본의 고령자 주택 활용법 - 고령자와 대학생 한 집에 거주

▎이시야마씨(오른쪽)는 미야모토씨의 옛날 자녀방에서 생활한다. / 사진 : 동양경제
미야모토씨는 “지금까지 4명의 학생이 거쳐 갔다”며 “다른 세대와 지내면서 새로운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알게 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가까이서 사람 사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들고, 동거하는 학생 덕분에 위험한 순간을 모면한 일도 있었다. 학생 측은 리브&리브 입회비 2만엔 외에 매월 생활비 2만엔과 회비 3000엔을 부담한다. 아파트나 일반 셰어하우스에 비해 저렴해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며 생활비를 절약하려던 이시야마씨에게는 딱 맞는 조건이었다. NPO 이시하시 대표는 “도쿄에서 공부하고 싶어도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지방 학생도 있다”며 “그러한 학생에게 가능성을 넓혀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고령자와 학생을 무작정 연결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리브&리브에서는 고령자와 학생 쌍방이 반드시 면접을 실시한다. 두 사람이 궁합이 잘 맞아 보이면 소개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은 개별적으로 상담을 실시해 서로에 대한 사소한 요구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시하시 대표는 “노인 중에는 자신의 집에 친척이나 친한 지인 이외는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하지만 홈셰어링을 통해 자신의 세계가 넓어졌다고 말하는 고령자가 많다”고 말했다. 미야모토씨도 이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넓은 집의 활용법으로 젊은 세대와의 동거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있을 법한 일”이라고 전했다.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번역=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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