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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싱글로 사는 이유

남자가 싱글로 사는 이유

레딧 댓글 분석한 연구에서 못생긴 외모와 자신감 부족, 실연의 상처 등이 꼽혀
이상적인 파트너의 외모와 행동의 기준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짐으로써 남성의 짝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지난해 익명의 레디터가 “남자들이여, 왜 싱글로 사는가?”라고 물었다. 이 질문에 1만3429명이 넘는 남성이 응답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진화심리학’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응답의 절반을 분석해 남성이 싱글로 지내는 주요 요인의 목록을 작성했다.

연구의 주 저자 메네라오스 아포스톨루는 한 레딧 스레드에 올라온 댓글 약 6790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다수가 파트너를 찾지 못하는 이유로 별 볼 일 없는 외모와 자신감 부족, 이전 연애에서 받은 상처 등을 꼽았다. 아포스톨루는 연구를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싱글로 지내는 주된 이유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스스로 원해서. 둘째, 원하지는 않지만 파트너를 유혹할 만한 사교술이 부족해서. 셋째, 건강이 좋지 않아서.

댓글 분석 결과 약 662명의 남성이 파트너를 유혹하기엔 자신이 너무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못생긴 외모가 이들이 지목한 이유 중 1위를 차지했고 낮은 자신감, 노력 부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수줍음과 과체중, 까다로운 성격, 지나친 질투심, 자기도취증 등이 꼽혔다.

한 레디터는 이렇게 썼다. “난 자존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스스로 가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어리석게도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기 싫어서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다.” 또 다른 레디터는 자신의 성격을 ‘방사성’이라는 단어로 묘사했다.

산업혁명 이전의 사회에서 남성들은 파트너의 사랑을 얻기 위해 유혹할 필요가 없었다. 짝짓기는 오로지 종족번식을 위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아포스톨루에 따르면 여기엔 남성의 노력이 거의 요구되지 않았다. 짝 찾기는 주로 강압이나 중매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성적욕구와 낭만적인 사랑이 종족번식을 누르고 남녀관계의 주요 동인으로 자리 잡았다. 남성들은 경쟁자를 눌러 이겨야 하는 상황에 적응하도록 강요 받는다.

“산업혁명 이후의 사회에서는 짝짓기가 강압적이지 않으므로 스스로 짝을 찾아나서야 하는데 그때 기술이 필요하다”고 아포스톨루는 성명에서 말했다. 미디어 등의 영향으로 이상적인 파트너의 외모와 행동의 기준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짐으로써 남성의 짝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 아포스톨루는 이런 현상이 소위 ‘미스매칭’ 문제를 부추긴다고 말한다. 일반 남성은 TV와 포르노 비디오에 나오는 남성에 비해 자신이 형편없다고 느끼며 그래서 여성에게 호감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자료 출처의 특수성 때문에 왜곡됐을 수 있다. 2011년 레딧의 조사에서 사이트 이용자 15%가 자신을 ‘평생 싱글’으로 규정했다. 게다가 활발한 레딧 이용자 중엔 컴퓨터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IT나 컴퓨터 업계는 사회성이 부족한 남자가 종사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스스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싱글 남성의 의견이 지나치게 많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아포스톨루는 말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18세 이상 남성 중 46% 이상이 싱글이지만 이 남성들이 파트너 없이 지내는 일은 드물다. 퓨 리서치센터의 2014년 연구에 따르면 25세 이상 미국인의 약 20%가 결혼한 적이 없지만 25~34세 인구 중 4분의1이 파트너와 산다. 동거 커플들이 경제적 안정을 이룰 때까지 결혼 연령을 늦추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난다. 또 평생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사람도 많다.

- 스코티 앤드류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9월 3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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