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는 어디에 투자할까] 1년간 주식 팔고 부동산 늘리고
[한국 부자는 어디에 투자할까] 1년간 주식 팔고 부동산 늘리고

부동산 자산 비율 절반 넘어

단순히 절대적인 비중 자체가 부동산에 쏠린 것만이 아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금융자산에서 부동산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2009년 49%에서 2013년 44%까지 떨어졌다가 2014년 47%로 올라선 이후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KB금융지주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자산의 비중은 2016년 51.4%였지만 지난해에는 52.2%, 올해에는 53.3%로 상승 추세다. 이와 달리 금융자산 중에서는 주식 비중이 크게 줄었다. 특히 KB금융지주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 비중은 2014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다가 올 들어 급격히 떨어졌다. 2014년 13.5%였던 주식 비중은 2015년 16%, 2016년 17.2%, 2017년 20.4%로 늘었지만 올 들어서는 11.8%로 반토막 났다. 한국 부자의 주식 투자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예구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분쟁,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한 부자들의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록 주식 비중은 줄었지만 주식은 여전히 부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자산관리 방법이다. 부자들은 평균 3억6000만원 정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약 3400만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 일반인들과 비교하면 10배 넘는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투자전략이다. 한국 부자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투자방법으로 알려진 ‘분산 투자’ 대신 한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몰빵 투자’을 선호한다. 5개 이하 종목을 보유한 비율이 10억~50억원대 부자에서는 76.8%에 달하고, 5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에서는 59.1%로 나타났다. 여러 종목에 주식을 투자했더라도 전체 투자자산 중 절반 이상의 금액을 한 종목에 집중시킨 것이다. 투자 대상인 종목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미래가치를 주목한다. 성장주에 투자한 부자가 전체의 62%에 달한다.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주 투자는 42%에 불과했다. 또 배당주(45%)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테마주 보유율은 18%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향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종목은 뭘까. 한국 부자는 첫손으로 부동산을 꼽았는데,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종전에 비해 낮아졌다. 부동산이 가장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각종 부동산 규제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부자들은 이 같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이 시간이 갈수록 효과를 낼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주식 등에 비하면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이라면서도 “진보 정권의 각종 부동산 규제책으로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지만 수익률은 보수적으로 갖고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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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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