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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비문의 사라진 글자 해독 ‘인간보다 인공지능’

옛 비문의 사라진 글자 해독 ‘인간보다 인공지능’

딥마인드의 ‘피티아’, 손상된 고대 그리스어 금석문 복구에 사람보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
▎고대 금석문은 수 세기에 걸쳐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누락된 부분을 복구해야 판독이 가능하다. / 사진:WIKIMEDIA COMMONS

▎고대 금석문은 수 세기에 걸쳐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누락된 부분을 복구해야 판독이 가능하다. / 사진:WIKIMEDIA COMMONS

과학자들은 훼손됐거나 마모된 고대 그리스어 금석문 해독에선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한 연구팀은 ‘피티아(Pythia)’로 이름 지은 ‘사상 최초의 고대 금석문 복구 모델’을 만들었다. 이 인공지능 모델은 고대 금석문에서 손상됐거나 누락된 글자를 상당히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금석학자의 경우 오류 비율이 57% 정도지만 ‘피티아’의 실수는 약 30%로 나타났다.

고대 그리스 델포이에 있는 아폴로 신전에서 신탁을 맡은 무녀를 뜻하는 ‘피티아’는 영국 옥스포드대학과 인공지능 개발업체 딥마인드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팀이 개발했다. ‘심층 신경망’을 사용함으로써 손상된 금석문에서 훼손됐거나 누락된 글자를 복구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팀은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는 기록된 증거를 찾기 위해 금석학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금석문은 수 세기에 걸쳐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판독이 불가능한 부분은 금석학자가 복구해야 한다.” 연구팀은 훈련받은 전문가보다 ‘피티아’가 더 효과적으로 누락된 글자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석학을 이용한 고대 문서 복구라는 새로운 분야가 확립될 수 있다는 뜻이다. “‘피티아’는 고대 언어의 문맥 정보를 다루고, 누락됐거나 손상된 글자와 단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정교하게 고안됐다.” 연구팀의 논문은 아직 동료 검토를 마치지 않아 학술지에 실리지 않았다. 그들은 ‘피티아’가 협업 도구로 유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누락된 글자나 단어를 예측해 가능성 큰 대안을 20가지 정도 추려 제시하면 금석학자가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를 수 있다.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연구팀은 ‘피티아’에 1500~2600년 전 돌이나 도자기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어 금석문 3만5000건에서 나타난 패턴을 인식하도록 가르쳤다. 전체 단어의 수는 300만 개 이상이었다. ‘피티아’는 고대 그리스어 문법, 또 같은 단어지만 다른 뜻으로 쓰이는 용례, 그리고 금석문의 모양과 레이아웃까지 학습했다.

이 시스템의 테스트에서 ‘피티아’는 약 3000개의 손상된 금석문에서 누락된 글자를 채웠다. 사람이 문자를 추정하는 것보다 인공지능 모델은 오류가 27% 적었고, 과제를 몇 초 만에 끝낼 수 있었다. 반면 학자들은 평균 50자를 복구하는 데 2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기계학습과 금석학의 융합으로 고대와 현대의 금석문 연구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우리는 ‘피티아’와 처리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향후의 연구를 돕고 서로 다른 영역의 학문을 융합하는 측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고전학 교수 필리파 스틸은 뉴사이언티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금석문 복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긴 글에서 일부가 손상됐을 때나 새로 발견된 파편에 새겨진 글과 유사한 패턴이 많을 경우 해독에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을 것 같다.”

- 한나 오스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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