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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씨티은행, 기업금융 남기고 철수 공식화

씨티그룹, 한국 등 13개 국가서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 발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씨티은행 지점 간판. 사진 : 연합뉴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했다.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씨티은행을 운영한 지 17년 만이다. 앞으로 씨티은행은 기업금융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국내에 있는 씨티은행 점포는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본사인 씨티그룹은 올해 1분기 실적과 함께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향후 전략 방향을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 뿐만 아니라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한다.
 
씨티그룹은 한국 시장에서의 소매금융 철수가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보다 장기적 수익을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남겨두고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사업 등 소비자금융사업을 완전히 철수한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한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아시아 지역 13개 국가의 사업을 단순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초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조조정의 목적으로 한국과 베트남 소매금융을 우선 정리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당시 한국씨티은행은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것이고 장시간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 소매금융 철수 결정으로 한국씨티은행의 향후 실적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 자산 중 소매금융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씨티은행의 총여신은 24조3000억원인데 이 중 소매금융 부문 여신이 16조9000억원을 차지했다.  
 
씨티은행 임직원 입장에서는 인사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씨티은행의 임직원 수는 3500명가량이다. 이 가운데 소매금융 부문 인력은 939명에 이른다. 국내 점포 수는 43곳인데, 이 가운데 소매금융 점포는 36곳이다.
 
씨티은행은 현재까지 소매금융 철수 등 사업 재편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재편 및 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공식화와 관련해 소비자 피해 최소화, 고용안정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국 씨티그룹의 발표와 관련해 향후 진행 상황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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