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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공매도 재개, 체크포인트는?

과거 두차례 공매도 금지 후 재개 때엔 한달간 약세
코스피200·MSCI한국지수 변경에 주목해야

5월 3일 공매도 재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포함 종목 350개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하지만, 증시에 끼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과거 두 차례 있었던 공매도 재개 사례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한 달 동안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 만큼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매도 재개를 한주 앞둔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4월 27일부터 4월30일까지 나흘 연속 하락하며 3140선까지 내려앉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년2개월 만의 공매도 재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 파는 투자 방식이다. 빌려온 주식은 일정 기간 뒤에 다시 사들여 갚아야 한다. 공매도 주문 이후 해당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면 매도 금액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갚는 식으로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해야만 수익이 나는 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다시 허용되면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곤 했다.  
 

공매도 재개 뒤 한달은 주의해야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 후 한달간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사례에서는 재개 후 한 달 동안 지수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 2008년 10월 1일부터 8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또 2011년 8월 10일부터 같은해 11월 9일까지 3개월 동안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았다. 염동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사례가) 2번뿐이어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공매도 종료 이후 1개월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약세를 보였고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코스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와 달리 5월 3일부터 공매도가 허용되는 종목은 제한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고려 대상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된 종목에 한해서만 공매도를 허용했다. 따라서 시장 전체보다는 어떤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지에 관심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대차잔액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어서 공매도 주문을 내려면 해당 주식을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3월 말 이후 대차잔액이 급증한 종목은 5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기 이전에 공매도를 위한 주식 확보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대차잔액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카카오, LG디스플레이, HMM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대차잔액은 7조원 가량이며, SK하이닉스와 카카오는 각각 2조9100억원, 1조5900억원 수준이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5300억원, 에이치엘비와 케이엠더블유는 각각 4600억원, 3300억원으로 상위에 자리했다.
 

대표 지수 구성종목 변경에 촉각

 
오는 6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변경이 예정돼 있고, 5월말에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글로벌 패시브 자금들은 국내외 대표 지수들을 추종하기 때문에 통상 지수에 편입되는 종목들의 주가는 상승하곤 했다. 반면 지수에서 제외되는 종목들은 패시브 자금의 유출로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MSCI에서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5월 12일 한국 지수 편입 종목을 발표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편입이 유력한 종목으로 HMM과 하이브, SKC 등을 꼽고 있다. 반면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는 롯데지주와 한국가스공사, 오뚜기, 현대해상, 삼성카드 등이 언급되고 있다. 변경된 종목은 5월 27일 장 마감 이후 지수에 포함된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새로 포함될 종목은 오는 5월말 발표된다. 매년 6월과 12월 진행되는 연례 행사지만, 이번 변경으로 공매도 허용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는다. 새로 편입된 종목과 제외된 종목은 6월 13일부터 적용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변경은 누적시가총액과 일평균거래대금이 일정 수준 이상인 종목을 선정해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만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 역시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통상적인 주식 투자자와 부담은 같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지수가 떨어질 만한 원인이 있는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뿐이지,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따라서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종목의 부진은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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