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증시 맥짚기] 은행‧철강, 실적 발표 후 주가 상승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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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증시 맥짚기] 은행‧철강, 실적 발표 후 주가 상승 빨라졌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은 제각각
삼성전자, 현대차는 상승 모멘텀 찾기 힘들어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주식은 철강과 은행이 대표적이다. [중앙포토]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주식은 철강과 은행이 대표적이다. [중앙포토]

 
1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금까지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가까이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50% 이상 증가했다. 작년 1분기는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이익 증가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아쉽게도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거꾸로 후퇴했다.  
 
실적 영향이 종목별로 다르게 나타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크게 네 개 그룹으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는 실적이 좋지만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그에 해당한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보다 9.5%, 현대차가 9.2% 높은 이익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실적 발표 이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지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두 번째는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올랐다가 하루 만에 상승을 마감한 종목으로 LG화학이 해당한다. 1분기에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별 최고 실적으로 기록했고, 성장성이 기대되는 2차 전지 부문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주가가 반짝 상승에 그쳤다. 실적 발표 이전 주가가 상승해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많은 이익을 냈어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세 번째는 괜찮은 실적이 나온 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주식이다. 철강과 은행이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실적 발표 이전 시작된 주가 상승이 발표 후까지 이어졌고, 은행은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가 상승이 빨라졌다.  
 
마지막은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거나, 실적이 나와도 인상적인 형태가 아니지만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종목이다. 조선, 해운, 내수 소비재가 거기에 해당하는데 조선주 상승이 특히 두드러졌다. 실적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제 각각인 건 주가 때문이다. 실적이 나오기 전 주가가 크게 오르면 이익이 좋게 나와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익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실적보다 주가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작년에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한 영향 때문이다.  
 

조선, 해운, 내수소비재는 미래 이익이 주가에 반영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작년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 현대차 최저점은 6만5000원이었다. 1월에 29만원까지 올랐으니까 바닥 대비 4.5배 상승한 셈이 된다. 최근 조선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이 4.4배 올랐다. 현대차는 실적이 나오기 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이익을 반영할 여지가 없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거리가 없어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 중 세 번째와 네 번째 그룹에 관심이 간다. 금융지주사 대부분이 작년 4분기보다 4000억 넘게 이익이 늘었다.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한데다,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은행 이익은 이전부터 늘고 있었다. 몇 년간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익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업종보다 높다. 반면 주가는 가장 저조한 편에 속한다. 주가가 가장 좋았던 KB금융의 경우도 작년 저점에 비해 상승률이 100%가 안 돼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낮다.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만큼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선, 해운, 내수소비재는 실적이 인상적인 형태가 아니었다. 절대치가 작고, 증가율도 다른 업종에 비해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했는데, 현재 이익보다 미래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조선업의 1분기 실적은 3~4년전 수주가 반영된 결과다. 이전에 수주량이 적거나 낮은 가격에 수주했을 경우 지금 나오는 수치가 나쁜 게 당연하다. 반면 지금 수주가 늘면 몇 년 후에 이익이 증가한다.  
 
작년 10월부터 국내 조선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2010년대초 세계적인 선박 공급 초과로 지난 몇 년간은 선박 건조가 많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작년 4분기부터 세계 물동량이 급증하자 선반 주문이 늘어났다. 조선업의 구조 변화도 주문 증가에 한 몫을 했다. LNG선 등 친환경 선박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 조선사가 이 부문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  
 
조선주 주가가 급등했지만 과거 최고점까지는 여유가 있다. 주가와 실적 기대 모두가 좋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단기 급등이 그 것인데, 상황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급등하면 반드시 쉬면서 주가 부담을 덜어내는 시간을 갖는다. 조선 역시 조만간 그 상황이 올 걸로 보인다. 2005~2007년에 수주가 늘고, 선박가격이 급등했을 때 조선주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금은 수주가 늘었지만 선박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은 상태다.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선박 가격 상승을 확인해야 하는데 하반기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 때까지 쉬면서 높아진 주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지 않을까 생각된다.  
 

공매도 참여는 제도가 자리잡은 후에  

 
1년만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매도가 재개됐다. 내용은 이전과 달라졌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만이 공매도의 대상이 돼 적용 범위가 줄어들었다. ‘시장조성자제도 개편’과 ‘개인 대주 제도 시행’으로 개인이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릴 수 있게 돼 논란이 됐던 형평성 문제가 해결됐다.  
제도가 시행됐지만 당장 개인투자자의 공매도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개인 공매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게 이번이 처음이고, 비슷한 제도인 대주제도가 20년전에 없어졌기 때문에 제도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매도와 관련해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1993년에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했다. 5년 넘게 600원대를 머물던 주가가 반도체 호황을 계기로 상승한 것이다. 주가가 1600원을 넘자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다 파는 대주가 급증했다. 과거 익숙했던 주가와 너무 다른 가격대가 돼 이를 이상 급등이라 보고 매도에 나선 것이다. 1995년에 순이익이 2조원으로 늘면서 주가가 3200원까지 오르자 주식을 빌려 판 사람들이 큰 손해를 봤다. 이 사례처럼 공매도는 매수보다 감안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공매도를 하기 전에 업종과 기업 내용을 잘 체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주가만 보고 공매도에 나섰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주가가 떨어져 발생하는 손실은 투자 원본만큼이지만 주식을 빌려서 팔면 손실은 무한대가 된다. 주가가 0원 밑으로 더 내려갈 수 없지만 올라가는 건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 공매도가 허용됐지만 제도가 자리잡고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공매도에 어떻게 대응해야 본 후에 공매도에 나서도 늦지 않다. 투자는 수익이 중요하지 그 동안 하지 못했던 한풀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은 차가운 이성이 어떤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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