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증시 맥짚기] '금융완화정책' 약화되면 주식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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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증시 맥짚기] '금융완화정책' 약화되면 주식시장은?

한은, 이르면 연말 금리 인상…자금 흐름 '주식→채권' 전망
'재료 기반 종목' 주가 국한적 상승할 것

 
 
금융완화정책 약화로 금리가 오를 경우, 주식과 채권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중앙포토]

금융완화정책 약화로 금리가 오를 경우, 주식과 채권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중앙포토]

 

한국은행, 금융완화정책 축소 가능성 내비쳐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9개월째 금리를 움직이지 않은 건데, 예상됐던 결정이어서 시장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정작 관심을 모은 건 경제 전망이었다.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와 2.5%에서 4.0%, 3.0%로 상향 조정했다. 여러 분석기관의 전망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4%대 전망을 내놓은 건 한국은행이 처음이다.  
 
한국은행 경제 전망은 앞으로 금융정책 방향에 대한 기초 자료가 된다. 수정 전망이 발표되자 금리 인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금융상황을 보는 한국은행의 시각도 금리 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둘러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마냥 늦추는 것도 부작용도 크다"라고 얘기해 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해주었다.  
 
지금 한국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자산시장 불균형과 경기회복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다. 그동안은 경기회복과 대면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백신의 원활한 보급과 빠른 접종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상황이 집단 면역을 논할 정도가 아니어서 긴축으로 돌아설 이유가 없다고 얘기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빠른 경제 회복이 예상되는 등 상황이 변해 정책을 바꿀 필요가 생겼다.
 
한국은행이 처해있는 입장을 고려할 때 빠르면 연말쯤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연준이 2023년 이전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한국은행 입장에선 연준의 정책 방향을 참고할 수 없다. 그 대신 부동산 가격과 중국 인민은행이 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 가격을 확실하게 잡아야겠다고 생각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처럼 중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에도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결정을 손쉽게 할 수 있다. 금리 인상 이전이라도 유동성 공급 와중에 비정상적으로 시행됐던 정책들을 바로 잡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자금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
 

금리 상승이 자금 이동 촉진

 
연초에 국내외 시중 금리가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출렁였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2~3월의 주가 하락은 금리가 예상 외로 급등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인데, 실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면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금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자금 이동을 통해 나타날 걸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투자 대상으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자금 이동이 이루어져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 국채 10년물 금리는 2.1% 정도다. 한국은행과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로 금리가 오르면 연말에 해당 수치가 2.5%를 넘을 수 있다. 그러면 A등급 회사채는 3.5%, 투자등급 회사채 중 가장 낮은 BBB+ 등급은 금리가 4% 중반까지 올라간다. 대한항공이 BBB+ 등급에 속해 있는 회사인데, 이 회사의 채권을 사놓으면 부도 위험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오랜 시간 얻을 수 있으므로 자금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  
 
2007년에 코스피가 처음 2000을 넘었다. 지금이 3200 정도니까 13년 사이 60% 오른 셈이 된다. 같은 시간에 A등급 회사채에 투자했다면 채권으로 주식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단순 이자수익만 따져도 그런데, 채권가격이 올라서 생기는 이익과 후순위채 같이 금리가 높은 상품에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이익까지 감안하면 주식과 채권 사이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진다.  
 
지난해에는 금리가 1%대 초반까지 내려간데다 금리의 방향성이 밑으로 향했기 때문에 채권투자를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얘기가 다르다. 채권을 통해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면 주식에 몰려있던 자금이 다른 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지금까지 자금 유입은 주식이 중심이었다. 수익이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금융완화정책 약화로 금리가 오를 경우 주식과 채권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금융완화정책 약화는 투자 종목의 변화를 가져온다. 성장주는 금리 상승으로 나쁜 영향을 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들은 기업의 역사가 짧고, 전통기업보다 보유자산이 작아 금리 상승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반면 은행, 보험 등은 금리 상승의 수혜를 본다. 보험사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장기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연간 2%씩 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판매한 보험은 금리가 떨어져도 그만큼의 돈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같이 금리가 1%대 초반까지 내려갈 경우 보험회사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 2%를 넘으면 보험사의 손실이 줄어든다.  
 
은행은 금리가 올라갈 경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커져 혜택을 본다. 만약 시중금리가 1%이고 예대금리차가 0.4%라면 고객이 상당한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시중금리에 비해 금리차가 너무 높아 고객이 큰 희생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3%이면 금리차를 0.5%로 올려도 무방하다. 시중금리에 비해 예대금리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인데 은행은 0.4%였던 금리차가 0.5%로 커져 별 저항 없이 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재료 공백으로 금융정책 변화 영향 커질 가능성

 
1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면서 재료 공백 상태가 됐다.  
 
연초 4% 초반이었던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근에 6%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기대치가 더 올라갈 수 있지만 연초처럼 극적으로 상승하긴 힘들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으면서 집단면역 이후에 대한 전망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호텔, 레저, 운송업은 경기가 본격 회복 궤도에 오르지 못했어도 주가는 코로나19 이전을 뛰어 넘었다. 집단 면역이 가격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2분기를 지나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약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6월말 이전까지는 재료보다는 수급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금융완화 약화의 힘이 세질 수 있다. 연준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했고, 한국은행도 늦지 않은 시간에 정책을 조정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동안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가 시장을 끌고 왔다는 사실과 앞으로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책 변화는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현재 경기 기대지수는 기준선에 겨우 근접한 반면 물가 전망은 12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와 테이퍼링 우려는 긴장과 완화를 거듭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만들 것이다.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락하지도 않고 있다. 이미 많은 종목을 대상으로 순환매가 진행된 만큼 앞으로는 재료를 가지고 있는 종목에 국한해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어떤 종목이든 한번 상승 흐름을 타면 큰 폭으로 오른다. 종목별 흐름에 잘 올라타는 게 중요한데 그래서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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