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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웹툰·웹소설·OTT 시장 도전 계속되지만…성적은 ‘글쎄’

웹툰 플랫폼 ‘케이툰’ 점유율 0.6%대에 불과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는 업계 영향력 미미
OTT ‘시즌’ 통신 3사 플랫폼 중 MAU ‘꼴찌’

 
 
 
2020년 10월 서울 종로구 필원에서 열린 스토리위즈 사업전략 기자설명회에서 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스토리위즈는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월 28일 KT는 콘텐트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다. 투자부터 제작 및 유통까지 아우르는 기업이다. KT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콘텐트 강화에 나선다는 출사표와 같다.
 
그러나 콘텐트 업계에서는 KT의 콘텐트 강화 전략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다. 기존 플랫폼들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천 지적재산권(IP) 공급을 담당하는 ‘블라이스’, ‘케이툰’ 활성화를 비롯해 OTT ‘시즌’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가 2016년 론칭한 케이툰은 2013년 선보인 ‘올레마켓웹툰’을 리뉴얼한 것이다. 당시 웹툰과 출판만화, 소설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KT가 야침차게 선보인 서비스였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케이툰을 보는 독자는 많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케이툰의 PV 점유율(2019년 기준)은 0.6%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네이버웹툰(65.1%), 카카오페이지(15.6%), 레진(4.6%) 등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특히 케이툰은 지난 2018년 수익 부진을 이유로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원고료 폐지 등을 통보한 이른바 ‘케이툰 사태’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작가들은 전송권 반환과 관련해 갈등을 빚었고 일부 작가들은 KT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적재산권의 일부인 전송권은 작품을 온라인을 통해 배포할 수 있는 권리다.
 
이후 케이툰과 작가들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전송권 반환 문제에 합의했으나, 해당 사건은 콘텐트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KT가 지난 2018년 선보인 웹소설 전문 플랫폼 블라이스도 사실상 독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블라이스는 웹소설 작가들이 직접 사이트에 자신의 작품을 올려 등록,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출범 당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에게 작품을 추천하는 기능 등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현재 블라이스를 아는 독자는 많지 않다. KT는 멤버십 혜택으로 월 1회 블라이스 웹소설 이용권(2000원)도 제공하고 있으나 독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자회사 스토리위즈를 통해 블라이스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으나 최근까지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공모전 등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지만 규모나 인지도에서 경쟁사들에 한참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웹소설 이용자 2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블라이스의 점유율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웹소설 시장은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의 ‘시리즈’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다양한 웹소설 IP를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웹툰, 드라마, 영화 등을 제작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 역시 시리즈를 통해 최근 웹소설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문피아, 조아라 등 역사가 오래된 웹소설 연재 사이트가 신인 작가 발굴의 장 역할을 해오고 있다. 반면 블라이스는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부족하며, 신인 작가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다.
 
웹소설 업계 관계자는 “웹소설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네임드 작가’와 인기 작품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블라이스의 경우 문피아·조아라처럼 역사가 오래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카카오·네이버처럼 공격적으로 자본을 투자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라고 밝혔다.
 
주요 OTT MAU 현황(2021년 2월 기준) [자료 모바일인덱스]
KT가 야심차게 선보인 OTT플랫폼 ‘시즌’도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시즌은 기존 ‘올레tv 모바일’앱 이름을 바꿔 KT가 2019년 11월 OTT 시장에 출시한 서비스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존 올레tv모바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경쟁사인 SK텔레콤의 OTT 서비스 ‘웨이브’가 크게 성장한 것과 달리 시즌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시즌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6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웨이브(395만명), 티빙(265만명),  U+모바일tv(213만명) 등 경쟁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통신사 기반인 웨이브와 시즌의 성적이 크게 엇갈린 이유에 대해 서비스 개편과 요금제, 오리지널 콘텐트 기획 등의 차이로 분석한다. 웨이브가 OTT 서비스에 맞춰 개편과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힘을 쏟은 것과 달리 시즌은 기존 서비스였던 올레tv 모바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11월 출시 1주년을 맞아 PC 서비스 추가를 비롯한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KT는 지난해 12월 중 PC 서비스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으나 해당 서비스는 해를 넘겨 지난 3월 말에서야 적용됐다. 국내 OTT 서비스 중 PC 서비스를 1년 넘게 지원하지 않은 것은 시즌이 유일하다.
 

OTT 활성화 위해 140여 개 오리지널 콘텐트 선보였지만…

복잡한 요금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통 OTT 요금제는 동시 시청 가능 인원수나 화질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요금제 종류도 3~4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반면 시즌 요금제는 베이직, TV방송, 영화·시리즈, 애니·키즈·교육, 19+ 등 콘텐트별로 구분했다. 특히 카테고리별 요금제가 5개 이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요금제 간소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게 성공한 오리지널 콘텐트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시즌은 누적 140여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선보이며, 국내 최다 오리지널 콘텐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소위 ‘대박’을 기록한 작품이 없다는 점에서 ‘최다 오리지널 콘텐트’라는 타이틀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OTT 업계 관계자는 “시즌은 기존 ‘올레tv 모바일’에서 이름만 바꿨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최근 OTT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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