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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탈(脫)탄대로' 걸을까③]삼성·SK하이닉스, 재생에너지 사용 총력

반도체 업계, 탄소 직접배출보다 간접배출이 높아
글로벌 IT기업,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중립 요구

 
 
 
 
국내 기업들이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등이 잇따르면서 정책 추진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탈탄소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탄소세 부과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이 '탈(脫) 탄소'를 위한 선제적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편집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비교해 '탄소 다(多)배출 업종'은 아니다. 직접 배출보다는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이 70% 이상인 산업이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IT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탈(脫) 탄소'를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탄소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ESG 경영의 중심에 ‘환경’을 두고 203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 목표를 앞 다퉈 세우며 온실가스 저감에 나서고 있다.
 

애플, "납품 업체까지 '탄소 배출 0' 목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공급 사슬 전반에 걸쳐 ESG 의무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탄소 중립 10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제조 공급망 및 제품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라는 전제가 붙었다. 
 
애플 기기 생산의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애플에 납품하고 있거나 납품하려는 업체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설비를 갖추거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애플의 선언 당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도 애플이 공개한 71개 글로벌 협력업체 중 한 곳에 포함됐다.  
 
애플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 다퉈 ESG 경영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 인텔 역시 2030년까지 글로벌 공정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 40억kWh의 추가 에너지 절약, 절대량 기준 탄소배출량(스코프 1, 2) 10% 추가 감축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대만 TSMC 역시 지난해 7월 ‘RE100(Renewable Energy100)’ 캠페인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2050년 이전까지 해상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만 쓰는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EU, 미국 등 주요 기업이 탄소 국경세까지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처럼 수출이 생명인 산업은 '탈(脫) 탄소' 기조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탄소배출권 '유상 할당량'도 3배 이상 커졌다. 배출권 가격은 이미 5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는데, 2025년까지 3배 이상 더 오를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로 보이는 ‘탄소 저감’이 곧 주가와 영업실적을 흔들고 투자의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기업마다 탄소 경영, 친환경 설비 투자 같은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삼성 탄소 절감, 서울시 면적 2배에 소나무 심은 수준  

삼성전자 사내 재활용 분리 배출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CDP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두 기업 모두 탄소 직접 배출보다는 전력이나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이 더 컸다. 하지만 두 기업의 직접배출량 역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째 증가해왔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리면서 설비 증설 및 제품 생산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2019년 삼성전자는 1606만 5000톤(스코프1+스코프2)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했다. 이 중 간접 배출인 스코프2(1099만8000톤)가 직접배출인 스코프1(506만7000)보다 두 배 가량 많다. SK하이닉스 역시 스코프1이 126만6102톤, 스코프2가 462만9755톤으로 간접배출이 4배 가량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재생에너지 사용, 공정가스 처리설비 효율 개선 등 온실가스 간접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중국 등 해외 반도체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해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국내 사업장은 태양광, 지열 발전 시설을 설치해 일부 사무실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3일 업계 최초로 전 사업장에 대해 영국 카본트러스트의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2018년~2019년 각 생산 공정에서 사용/배출되는 평균량 대비 2020년 탄소, 물, 폐기물을 각각 9.6%, 7.8%, 4.1% 저감했다.(원단위 기준으로 환산). 
 
삼성전자측은 “2020년 생산량 기준 환산 시 약 130만 톤의 탄소 배출량을 저감했다”며 “이는 서울시 2배 면적에 해당하는 소나무를 심어야 흡수할 수 있는 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HDD에서 SSD로 사업 모델 전환 

SK하이닉스 [사진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작년 말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기 위해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에 가입했다. 오는 2050년까지 소비하는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중국 생산시설은 2022년까지 RE100 달성이 목표다. 탄소 중립 차원에서 이산화탄소(CO2) 흡수 및 감축 활동으로 650만톤과 저전력 제품 공급 통한 저감 650만톤 등 총 1300만톤 탄소 배출 저감을 추진한다.
 
사업 운영 뿐 아니라 사업 구조 역시 '탈 탄소'를 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비해 전력 소모가 작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드(SSD)로의 사업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SD 원가 경쟁력을 향상해 완전히 전환되면 HDD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이상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SK하이닉스는 환경친화적 투자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 목적 채권 그린본드도 발행했다.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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