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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은행, 중소기업에 중고 허위매물 판매 논란…소송서 패소

설립 두달된 중소기업, 전자공매사이트서 기업은행 소유 중고 설비기계 구매
인수받고 보니 계약한 4대 중 1대가 다른 기계…2년 넘게 법정소송
서울중앙지법 “계약 전체 해제하고, 물품대금 전체 반납”…기업은행은 항소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전자공매사이트에서 허위매물을 판매해 법정소송을 이어가다 1심에서 패소했다.[연합뉴스]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전자공매사이트에서 허위매물을 판매해 법정소송을 이어가다 1심에서 패소했다.[연합뉴스]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이 한 중소기업을 상대로 전자공매사이트에서 허위매물을 판매해, 2년여간 법정소송을 이어가다 1심에서 패소했다.  
 
지난 5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8부는 자동차용 동력전달장치를 제조하는 A업체가 기업은행을 상대로 낸 물품대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를 판결했다. 기업은행이 전자공매사이트에 허위매물을 올림으로써 발생한 상대방의 피해가 인정돼 계약한 물품대금 전체를 반납하고 법정 이자도 지급하라는 것이 판결내용의 골자다.
 
재판이 수차례 이어지던 중 법원이 양측에 화해를 권고하기도 했으나 기업은행이 이를 거절했고, 결국 기업은행이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의 경영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허위매물을 판매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서 부정적 여론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믿고 샀는데…'일본 기계’를 다른 제품으로  

 
사건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1월 설립된 A업체는 그로부터 약 두 달 후인 3월경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기업은행이 입찰공고 한 설비기계 4대를 당시 최저입찰가 대비 22% 가량 높은 가격으로 낙찰 받았다. 낙찰 이후 양 측은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고, A업체는 매매대금을 완납했다.
 
문제는 설비기계 4대를 인수받은 직후, 확인해 보니 그 중 1대가 계약 제품과 달랐던 것. 입찰 당시 분명 평가명세표에 ‘일본 B사’의 기계라고 설명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전혀 다른 기계가 도착했다.  
 
A업체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매매대금의 일부 반환을 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기업은행에 발송하기도 했지만, 기업은행은 응하지 않았다.
 
이에 A업체는 소송을 통해 “구매한 4대의 기계들은 일련의 연속 공정을 위해 필요한 기계들이고, 특히 현재 존재하지 않는 해당 기계는 그 중 가장 중요한 기계여서 매매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계약 전체 해제를 요구했다.
 
기업은행은 A업체의 청구가 부당하다고 맞섰지만, 법원은 대법원 판례를 들어 계약 전체를 해제하고 매매대금을 모두 반납하라고 판결했다. 기업은행이 ‘기계 4대’를 일괄해 경매에 올렸기 때문에 이를 모두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것을 이행할 수 없다면 계약 상대방인 A업체가 매매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은행 항소, 재판 장기화 전망

 
해당 기계 4대는 과거 기업은행이 또 다른 중소기업 C로부터 대출 담보 차 양도받았던 것이다. 재판과정에서 C업체가 2017년에 파산하자 기업은행이 공매했고, 앞서 C업체는 파산하기 전 담보로 잡아둔 ‘일본B’사 기계를 다른 기계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기업은행이 담보 교체건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전자공매사이트에 올린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한편 기업은행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은행 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세부사항을 언급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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