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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0호 2026-01-19

2026 부동산 초양극화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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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낮과 밤, 그리고 멈춰선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힘[김현아의 시티라이프]

전문가 칼럼

‘통영’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이순신 ▲박경리 ▲윤이상이라는 세 명의 인물과 ▲나전칠기 ▲겨울 미각을 깨우는 굴 ▲옛스러운 디저트인 꿀빵이 떠오른다. 하지만 도시를 연구하는 연구자적 입장에서 내게 통영은 아름다운 관광지이기 이전에, 뼈아픈 ‘산업의 흥망성쇠’가 새겨진 현장이다. 한때 ‘말(馬)은 제주로, 돈은 통영으로’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 정도로 통영은 어업과 조선업 호황을 누렸던 경제력이 있던 도시였다. 그렇지만 지금 통영이 마주한 성적표는 서늘하다. 2010년 14만명을 웃돌던 인구는 중소 조선소들의 연쇄 부도와 함께 무너져 내려 2023년 기준 12만명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한때 전국 시·군 중 실업률 1위(2018)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고, 정부로부터 수차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듯 연명해온 것이 통영의 또다른 얼굴이기도 하다.예술과 빛으로 다시 깨어나는 통영의 낮과 밤그렇지만 최근 방문한 통영에서 필자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과거의 ‘스쳐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는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낡은 달동네에 벽화를 입혀 전국적인 명소가 된 동피랑과, 박경리 선생의 문학적 향취가 흐르는 서피랑, 여기에 통영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의 예술혼이 담긴 전혁림미술관(전혁림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인왕실에 걸린 <통영항> 그림의 작가) 등이 통영의 낮을 채우고 있다면 남망산 조각공원의 ‘디피랑’은 통영의 밤을 새롭게 정의했다. 화려한 미디어아트로 되살아난 디피랑은 관광객을 밤까지 붙잡아둠으로써 숙박과 야간 식음료 소비를 유도한다. 이는 단순히 볼거리 하나가 늘어난 차원이 아니다. 2023년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숙박 여행자의 1인 지출액은 당일 여행자의 약 2.5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도시의 시간을 밤까지 연장하여 경제적 활력을 도모하는 ‘야간 도시 기획’의 모범 답안을 통영이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멈춰선 거인 ‘신아조선소’, 환경만큼 절실한 지역 경제 회복그러나 디피랑의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옛 신아조선소 부지는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통영 경제 재도약의 핵심이자 1조원 규모(민간투자 포함)의 국책사업으로 화려하게 시작했던 ‘폐조선소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토양 오염 정화 문제와 그로 인한 천문학적인 비용 상승, 행정 절차의 늪에 빠져 수년째 표류 중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다더니 흉물로 방치해 둔 지가 언제인데 펜스만 쳐놓고 있느냐”는 탄식이 주를 이룬다. 조선업이 떠난 자리를 어떠한 산업이나 기업이 메꾸어주지 못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환경적 ‘무결점’보다는 경제적 ‘재도약’과 사업의 ‘속도’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관계 당국은 완벽한 오염 정화라는 명분과 법적 기준 뒤에 숨어 서로 책임을 미루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물론 시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하지만 그것이 사업 지연의 막연한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통영의 지방 소멸 시계는 완벽한 정화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려줄 만큼 여유롭지 않다. 그래서 지금 통영에 필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첫째, 토양 정화 과정 자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역발상의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프로세스 투어리즘’을 제안한다. 펜스로 가리고 숨길 것이 아니라, 오염된 땅이 인간의 노력으로 치유돼 가는 과정을 에코 투어리즘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안전이 확보된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해, 멈춰선 골리앗 크레인 아래서 설치 미술제를 열거나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면 ‘공사 중인 현장’조차 MZ세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힙’(Hip)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둘째, 개발의 밑그림을 원점에서 다시 그려야 한다. 현재의 주거·상업 위주 개발 계획은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문법을 답습한 것으로, 통영과 같은 지방 중소도시에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우리는 프랑스 낭트(Nantes)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낭트는 1987년 마지막 조선소가 문을 닫으며 도시 전체가 실직과 우울감에 빠졌었다. 하지만 그들은 폐업한 조선소 부지를 밀어내고 그곳에 거대한 기계 코끼리와 해양 생물을 전시하는 ‘기계 섬’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조선소의 기술력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 창의적인 공간은 쇠락해가던 공업 도시를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프로세스 투어리즘’과 ‘문화 규제 프리존’으로 여는 미래통영 역시 무리한 고밀도 개발보다는, 통영만의 바다와 조선업 유산을 결합한 ‘문화 규제 프리존’을 도입해야 한다. 용도지역과 건폐율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나 창의적인 건축과 실험적인 콘텐츠가 폐조선소를 채울 때, 비로소 민간 투자의 물꼬도 트일 것이다.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강력한 거버넌스의 구축을 촉구한다. 현재의 지지부진함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행정의 문제다. 통영 폐조선소 재생을 위한 ‘범정부 전담 추진단’을 구성해 토양 정화 기준의 합리적 적용(위해성 평가 도입 등)부터 콘텐츠 유치까지 멈춰 서 있는 이 사업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소멸해가는 지방 도시에 새로운 심장을 이식하는 국가적 과제다.이순신 장군의 바다가 풍전등화의 나라를 구했다면, 이제는 혁신적인 공간 재생이 위기의 통영을 구해야 할 때다. 남망산 디피랑에서 쏘아 올린 빛이 건너편 옛 신아조선소의 멈춰선 크레인까지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과거의 산업 유산과 현재의 기술, 그리고 미래를 향한 과감한 규제 혁신이 만날 때, 통영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글로벌 문화·예술 거점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멈춰선 통영의 시간은 다시 힘차게 흘러야 한다.

2026.01.18 13:00

4분 소요
병오년 주택시장, 가격보다 중요한 규제 변수[부동산 초양극화 시대, 전문가 12人의 선택]④

부동산 일반

2026년 주택 시장을 전망할 때 '얼마나 오를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규제 변수가 수요를 어떻게 선별하며, 실수요자는 어떤 원칙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가'이다. 지난 2025년 10월 15일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빠르게 냉각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25년 9월 8901건에서 같은 해 11월 3248건으로 약 63.5% 급감했으며 가격 상승률 또한 둔화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다만 한강벨트 등 핵심 지역은 상승 기조가 유지되었고 매물 호가가 오히려 견조하게 형성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는 2026년 시장의 기본 구도를 시사한다. 규제로 인해 거래는 위축되면서 가격은 '선별적으로' 버티는 국면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대출·거주요건·규제지역 3중 필터2026년에도 정책은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요 정책 변수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첫째, 대출 규제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관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리 인하 기대만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렵다. 아파트 매매금액이 높아질수록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제한되고 차주의 상환능력 기준이 한층 강화되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경직되어 거래 제약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즉 2026년에는 금리 자체보다 대출 가능 범위와 차입 비용이 실수요자의 진입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둘째, 실거주 요건 강화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 및 주택담보대출 이용 시 실거주 요건은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며 전월세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거주자 중심의 거래 구조가 강화되면서 투기 수요는 억제되지만, 자가 점유 비중 상승으로 임대 매물이 감소하는 효과가 병행될 수 있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 '아실' 기준 수도권 전세 매물은 2023년 초 대비 2025년 12월 약 3분의 1 수준, 서울은 약 45% 수준으로 감소했고 지방광역시는 무려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2026년 실수요자의 체감 부담이 매매가격보다 주거비(전·월세 비용)에서 먼저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변동성이다. 규제지역 지정·해제는 ▲대출 ▲세제 ▲거래 요건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제도 변수로서 시장에 즉시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규제가 유지되는 경우 실거주 수요 중심으로 거래가 재편돼 핵심 입지로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규제 완화 논의가 반복될 경우 시장 참여자들은 거래 확대 기대와 정책 시점·적용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 사이에서 관망을 선택하기 쉽다. 결과적으로 2026년 규제지역 변동성은 시장 전체의 동조화보다 지역·유형별 거래 및 가격 격차 확대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조정 속 차별화’ 심화2026년부터는 공급 부족이 전망이 아닌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 분양 물량은 2022년 33만5000호에서 2025년 22만9000호로 감소다. 입주 물량은 2023년 32만9000호에서 2026년에는 21만1000호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환율과 인건비 상승은 정비사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건설공사비지수 2025년 8월 130.91→11월 132.45), 이는 사업성·공급 속도에 추가적인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공급은 가격의 급락 가능성을 낮추는 '하방 지지'의 구조적 바닥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2026년 시장은 상승·하락의 이분법보다 차별화 심화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격은 2025년 12월 기준 3.3㎡당 4500만원으로 1월 대비 15.9%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6대 광역시는 1.7%, 기타 지방은 2.0% 상승에 그쳤다. 이러한 격차는 2026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수도권 핵심지 ▲신축 ▲정비사업 ▲실거주 선호가 집중된 지역은 강보합 또는 제한적 상승 여지가 남아 있는 반면, 지방의 구축 및 미분양 부담 지역은 횡보 가능성이 존재한다. 수요가 응축되는 자산만이 선택받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실수요자 전략, '예측'이 아닌 '설계'이와 같은 환경에서 실수요자의 전략은 '예측'보다 '설계'에 가깝다. 첫째, 매매는 가격 판단과 거래 속도 이전에 요건 충족 가능성(대출·거주·이전 계획)을 우선 점검해야 한다. 대출 가능 범위와 보유주택이 있는 경우 매도 기간, 전입 및 실거주 요건을 통합적으로 검토하고, DSR 여유 및 금리 상승 스트레스 테스트(예: +1~2%p)를 선제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둘째, 전월세는 가격이 아니라 현금흐름 관점에서 비교해야 한다. 전세·월세·대출이자·관리비를 합산한 2~3년 단위 총주거비를 산정하고 이사 비용과 갱신 리스크를 포함해 비교할 필요가 있다.셋째, '똘똘한 한 채' 전략은 지속되겠으나 기준이 엄격해질 전망이다. 단순한 지역·브랜드 요인보다 ▲입지의 지속성(직주·교통·학군·생활권) ▲향후 공급 여건 ▲정비사업 추진의 현실성 등을 종합 평가해야 한다.넷째, 거래 타이밍은 저점 모색이 아니라 감당 가능한 조건(대출 상환능력·보유기간 등) 확정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 환율·물가·금융비용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에서는 개인의 재무 제약 조건을 먼저 확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종합하면 2026년 주택시장은 규제로 거래의 속도가 제한되고 전월세 불안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이 하방을 지지하는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기 가격에 대한 확신이나 섣부른 매수가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2026년은 '방향을 정하는 해'로 규정할 수 있으며, 실수요자는 ▲어디에 거주할 것인가(생활권) ▲어떤 주택을 선택할 것인가(지속 수요)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가(대출·현금흐름) ▲얼마나 보유할 것인가(기간·목적)를 선행적으로 확정한 뒤, 그 방향에 부합하는 자산을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2025년 아파트 실거래가 3.3㎡ 당 가격(단위: 만원)------------------------------------------------------------------- 2025년 1월 2025년 12월-------------------------------------------------------------------서울 3883 4500전국 1620 17426개 광역시 1168 1188기타 지방 775 790-------------------------------------------------------------------자료: HDC랩스

2026.01.18 11:00

4분 소요
‘작품은 없고 계약만 있었다’... 수천억 ‘아트테크 사기’ 뭐길래 [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종종 아트페어 주최 측으로부터 잠재적 미술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 요청을 받는다. 넓은 박람회장 한켠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진지한 표정의 청중을 만난다. 아름다운 작품들로 가득한 축제의 공간에서, 굳이 변호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시간을 낸 사람들이다.주최 측이 요청하는 강의 주제는 늘 비슷하다. 바로 ‘안전한 아트테크’다. 아트테크는 ‘아트’(Art)와 ‘재테크’를 합친 말로, 미술품 구매의 여러 이유 가운데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신조어다.전통적인 미술품 거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와 이를 구매하는 콜렉터가 전부다. 당사자가 명확하기 때문에 계약 관계 역시 단순한 편이다. 그래서 필자가 강의에서 다루는 아트테크 역시, 작품을 소장하게 될 구매자 입장에서 낯설지만 중요한 계약 조항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둔다.여기에 비교적 최근 등장한 투자 방식들도 함께 다룬다. 미술품 조각투자나 NFT(대체불가능토큰) 열풍 같은 사례들이다. 그리고 강의 말미에는 늘 같은 당부를 덧붙인다.“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신중하게 판단하라. 정말 좋은 투자 정보라면, 과연 나에게까지 왔을지 한 번 더 의심해보라.”너무 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만큼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구매와 소장’을 전제로 한 이야기를 아무리 강조해도,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곳으로 돈이 흘러가고 있다. 실제로 큰돈은 작품을 사서 소유하는 단순한 구조를 벗어난 지점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든 이른바 ‘아트테크 사기’에 많은 이들이 현혹됐다.수법 자체는 전형적인 사기와 다르지 않다. 다만 그 포장지가 ‘예술’이라는 점에서 새롭고 그럴듯해 보였을 뿐이다. 그 결과, 피해자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아트테크 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새로운 투자처’인가 전형적인 ‘폰지 사기’인가2024년 들어 갤러리 대표들이 구속됐다는 소식이 잇따라 보도되기 시작했다. ▲지웅아트갤러리 ▲아트컨티뉴 ▲서정아트센터 ▲갤러리K 등은 미술품 투자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다. 이들 업체의 공통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이들 갤러리는 투자자들에게 “미술작품을 구매한 뒤 일정 기간 갤러리에 맡기면 전시·광고·협찬·대여 등을 통해 연 10~16%의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홍보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작품이 제3자에게 팔리지 않을 경우 갤러리가 재매입해 원금을 보장하겠다는 조건도 제시됐다. 투자자들은 작품 대금을 지급했지만 실제 미술품을 인도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작품 이미지만 파일 형태로 전달받거나, 잠시 인도받았다가 다시 반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문제는 일정 기간 이어지던 수익금 지급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드러났다. 수익금은 물론 약속된 원금까지 지급되지 않자 피해자들의 고소가 잇따랐고, 수사 끝에 업체 대표들이 구속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사기 혐의를 받는 주요 네 개 업체에서 각각 약 1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확인된 피해액만 4000억원을 넘어섰고, 전체 피해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수사기관은 이들 업체가 치밀하게 설계된 금융 사기를 벌였다고 보고 있다. 미술품을 병원 등에 임대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설명은 형식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 수법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업체들은 투자자 보호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실제로 지웅아트갤러리의 경우, 지난해 3월 회장과 임원진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회장은 징역 23년, 대표이사 두 명은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매월 투자금의 1% 수익과 3년 후 원금 보장을 약속했지만, 투자금 대부분은 갤러리 회장이 운영하던 부동산 시행사업 등에 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보의 불균형이 만든 투자 피해문제의 본질은 일부 아트센터들이 만들어낸 ‘투자상품’에 있다. 이 상품은 투자자의 돈으로 고가의 자산을 매입해 보관·관리·운용하고 그 수익을 나눠주며 원금까지 보장하겠다는 구조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런 방식의 자금을 모집하려면 법에 따른 인·허가를 받고 엄격한 규제를 충족해야 한다. 엄격한 규제 하에 제한적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정보의 비대칭’이라는 투자 거래의 특수성 때문이다. 투자상품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게 마련인데, 그에 대한 정보는 상품을 만들어 낸 주체가 독점하곤 한다. 일반 투자자는 상품의 가치를 좌우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나아가 충동적인 투자 혹은 투기의 가능성도 상당하다. 여기에 노동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 원금 보장이라는 말이 더해지면 판단은 더욱 흐려지기 쉽다.아트테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업체들은 쿠사마 야요이·데미안 허스트·이우환·박서보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내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투자자들은 형식적인 소유권만 넘겨받았을 뿐, 작품을 실제로 소장하지도 못했고 구체적인 운용 방식에 대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 자신이 지불한 금액이 미술 시장에서 적정한 가격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구조였다. 미술품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치 변동이 큰 재화다. 얼마에 팔고 얼마에 살 수 있는지는 업계에 있는 사람들만이 제대로 알 수 있다. 공동구매 방식을 통해 평소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던 거액의 작품을 분할 소유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들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위법한 금융투자상품의 구매자에 불과했을 가능성이 크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조각투자나 NFT 투자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위법한 금융투자상품으로 판단되어 금융당국의 철퇴를 맞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곤 했다. 업체들은 불황을 탓하며 투자의 실패를 다른 곳으로 돌렸고, 투자자는 어리석은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왜 그런 정보가 나에게 왔을까”를 묻는 자세갤러리들이 의도적으로 폰지 사기를 기획한 사실이 입증된다면, 관련자들은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가해자가 처벌받는 것과 투자자의 피해가 회복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형사재판의 목적은 처벌이지, 피해 회복이 아니기 때문이다.피해 회복은 결국 민사 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민사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설령 승소하더라도 집행할 재산이 없다면 판결문은 종이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는 수백 년간 반복되고 있는 투자 사기의 전형적인 말로이다. 그렇게 수익성이 좋은 상품 정보가 굳이 나한테까지 흘러든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하나마나 한 소리일 수 있지만 또 한 번 강조하게 되는 이야기다.백세희 법률사무소 아트앤 대표변호사

2026.01.18 10:01

5분 소요
“주담대 알아보다 헛웃음만” 기존 차주 부담 여전…신규 대출도 막막[부동산 초양극화 시대, 전문가 12人의 선택]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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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알아봤는데 헛웃음만 나오네요.” 직장인 A씨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사를 하기 위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를 비교하다가 근심이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부동산·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다. 부동산 거래를 위해 필수인 은행 대출길이 사실상 꽁꽁 얼어붙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6%를 웃돌며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작년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은행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금리 6%대 뚫어…‘영끌’ 차주 이자 부담 커져금융권에 따르면 1월 1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0~6.20%로 금리 상단이 6%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말(3.78~6.08%)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12%포인트(p)씩 뛰었다. 6개월물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76~5.87%로 , 금리 상단이 6%에 근접했다. 이는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3.47%로 지난해 11월 초 3.154%에 비해 0.316%p 올랐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다.대출금리 상승은 2020~2021년 2%대 저금리 시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섰던 차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당시 5년 고정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이 순차적으로 금리 재산정 시기를 맞고 있어서다.금리만 문제는 아니다. 원하는 규모만큼의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점도 실수요자 부담을 키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지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70%에서 40%로 낮췄다.현재 신규 대출을 받는 금융소비자는 LTV 40%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스트레스금리 3.0%까지 적용돼 신규 주담대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생애최초 구입자 경우, LTV 70%까지 적용된다. LTV는 주택 가격 대비 대출 가능 비율이고, DSR은 대출자의 연간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 비율이다.예를 들어 연소득 6000만원인 직장인이 생애최초로 서울 지역 9억원 아파트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금리 4%, 만기 30년 주담대를 받더라도 스트레스금리 3%가 더해져 실제 DSR 계산에는 7% 금리가 적용된다. 9억원 주택에 대해 생애최초가 적용돼 LTV 70%인 6억3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지만, DSR 40%와 스트레스금리 3% 규제까지 더해져 실제로는 3억원 안팎의 대출만 가능하다. 결국 현금 6억원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금융당국, 올해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이처럼 새해가 됐지만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속에서 은행들이 연초부터 대출 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증가세를 관리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은 3.9%다.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2%대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6781억원으로 한 해 동안 4.57% 늘었다. 올해 은행들이 2%대 가계대출 증가율을 유지할 경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은행권에 대출 확대 자제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특정 시기에 가계대출이 쏠리지 않도록 월별 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차주들 ‘2금융권’으로 눈 돌려이 같은 여건 속에서 차주들의 발길은 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한 달 사이 2조3000억원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상호금융권이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넉넉한 대출 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17%였다. 같은 기간 농협 단위조합의 신규 취급 주담대 금리는 평균 연 4.0%로, 은행권보다 0.17%포인트 낮았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차입자들이 지역농협 등 상호금융권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금리보다 실수요자에게 더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은 대출 한도다. 시중은행은 DSR 40% 규제를 적용 받지만, 2금융권은 DSR 한도가 50%까지 허용된다. 수치상으로는 10%p 차이에 불과하지만, 차주가 실제로 빌릴 수 있는 금액에서는 체감 격차가 상당하다.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11월 상호금융과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역전됐다”며 “당시 시장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가 0.24%포인트 상승해 대출 금리도 함께 올랐지만, 상호금융의 수신 금리는 0.01%포인트 상승에 그치면서 대출금리 상승 폭도 상대적으로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작년 말에는 상호금융이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유인이 크지 않았지만, 새해 들어서는 예금은행과 상호금융 모두 시장 환경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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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자 준다” 청년미래적금, 자산 형성 해법 될까 [청년 재무구조 현주소]②

은행

정부가 이자를 얹어주는 청년 정책금융 상품은 매번 큰 관심을 끈다.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적금’ 역시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만기·수령액·지속성 측면에서 실제로 청년의 자산 형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단기 저축 지원을 넘어 자본시장을 활용한 장기적 자산 형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3년 모아 2200만원…6월 ‘청년미래적금’ 출시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6월 청년층의 단기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청년미래적금’을 출시한다. 매월 최대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면 정부 기여금과 이자를 더해 최대 22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적금 상품이다.이전 정부에서 운영됐던 ‘청년도약계좌’와 비교하면 구조적 차이가 분명하다. 두 상품 모두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되고, 가입 대상 역시 만 19~34세 청년으로 동일하다. 만기와 가입 요건에서는 차이가 크다. 청년도약계좌의 만기는 5년이었지만, 청년미래적금은 3년으로 짧아졌다. 만기가 짧아진 만큼 청년미래적금의 최대 수령액은 2200만원에 그친다. 반면 청년도약계좌는 만기 시 최대 5000만원까지 모을 수 있다. 소득 요건은 더 까다로워졌다. 청년도약계좌는 ▲연소득 7500만원 이하 ▲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 청년이 가입할 수 있었지만, 청년미래적금은 ▲연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 중위소득 200% 이하로 제한된다. 월 최대 납입액 한도 역시 청년도약계좌의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었다. 대신 정부 지원을 포함한 체감 금리 효과는 높아졌다. 청년도약계좌가 연 9% 수준의 금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면, 청년미래적금은 연 10%대 이상의 수익률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청년미래적금 출시와 함께 청년도약계좌는 신규 가입이 중단된다. 다만 기존 가입자는 만기까지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가 청년미래적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 지속성·수령금액 실효성 의문정부가 이자를 얹어준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책의 지속성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금융 상품이 교체되면서, 청년들은 그때마다 ‘적금 환승’ 여부를 고민하고 자산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특히 정책금융 상품은 해지 조건이 비교적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장기 저축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율은 2024년 7월 기준 15.9%에 달했다. 납입 금액이 적을수록 해지율은 더 높았는데, 월 10만원 미만 납입자의 중도 해지율은 39.4%에 이른다.게다가 청년미래적금 만기금 2200만원을 종잣돈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청년들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 ‘주거 안정’에는 충분히 기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한 주거 정책은 ▲주택구입자금 대출(31.3%) ▲전세자금 대출(25.0%) ▲월세 등 주거비 지원(20.7%) 순이다. 청년들은 저축 지원보다 당장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청년미래적금은 주택 구매 자금보다는 전·월세 보증금 마련이나 비상자금 성격의 정책금융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자본시장 활용한 지원 필요…해외 사례는?일각에서는 단순한 저축 장려를 넘어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산 형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청년기는 생애주기상 가장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할 시기인 만큼, 금융자산이 위험 성향과 무관하게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배분되는 구조는 재무학적 관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해외의 경우 청년 세대부터 노후까지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영국 재무부는 젊은 세대의 주택 구입과 노후 대비를 위해 ‘LISA(Lifetime ISA)’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만 18~4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정부 지원금은 납입액의 25%에 달한다. 가입자는 저축형과 주식형 중 선택해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중도 인출 시에는 패널티를 부과해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만기 수령액은 약 3억원에 이른다.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현재 시행 중인 다수의 자산형성 지원 정책은 저축에 대한 장려금 형태의 지원 방식으로 일원화 돼 청년들의 개인별 선호와 성향을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저축은 초기 자산형성 시기에는 중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산 수익률을 제고하는 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저축을 장려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저축과 투자를 병행해 청년 간 자산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면서 “자본시장을 활용한 지원 정책은 금융 이해력과 재무관리 역량이 부족한 청년에게 체험을 통한 중요한 금융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국내 투자자의 안정적인 투자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26.01.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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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보이지 않는 표적을 맞힌다”…5인의 거장에게서 찾은 ‘창조의 비밀’ [새로나온 책]

‘영재는 아무도 맞히지 못하는 표적을 맞히고, 천재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표적을 맞힌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천재’를 정의한 말이다. 이 정의를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다섯 명의 천재적 지성에게 적용해보자.화가이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영국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음악의 성인(聖人) 루트비히 판 베토벤, 그리고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들을 ‘천재’라 부르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서로 다른 분야에 열정을 쏟아부었고, 그것들을 융합해 뜻밖의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점이다.‘천재백서’라는 책은 천재를 어떻게 만드느냐를 알려주는 단순한 실용서가 아니다. 대신 천재의 본질과 그들의 공통된 특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삶과 업적을 되돌아본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인류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뒤집었다. 우리는 거대한 혁신을 주도한 이들을 보며 궁금증을 갖게 된다.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을까’, ‘천재와 평범한 우리는 무엇이 다를까.’ 저자인 불렌트 아탈라이는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그 해답을 찾아 나섰고, 결론적으로 ‘천재들은 어떤 공통된 틀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저자는 천재성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천재성은 단순히 타고난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 성격적 결함, 호기심, 광기 등의 내적 요소와 시대정신 같은 외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탄생한다는 것이다. 다섯 명의 지성인들은 당대의 관습에서 출발했지만, 기존 양식을 다시 쓰며 장르 자체를 재정의했다. 또한 저자는 “천재들은 비범한 사고능력과 통찰을 보이는 동시에 기행, 고통, 광기 등을 함께 지니며, 이런 부정적 특성조차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아이가 천재인 것 같은데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는 부모들의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똑똑한 부모에게는 대개 똑똑한 자녀가 있다. 하지만 똑똑한 부모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저녁 식탁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아이의 질문에 답해주고 과학 숙제를 돕되 대신 해주지는 않는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는 상담자 역할을 해야 한다.”이 책이 실용서보다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 같은 깊이를 주는 것은 저자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불렌트 아탈라이는 물리학자이자 작가, 그리고 예술가다. 영국 옥스퍼드대 이론물리학과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수학한 그는 현재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예술가로서도 명성을 쌓고 있다. 런던과 워싱턴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그의 석판화집은 버킹엄궁과 백악관에 영구 소장될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베스트셀러 ‘다빈치의 유산’의 저자이기도 한 그를 사람들이 ‘르네상스적 지성’이라 평가하는 이유다. 글로벌 패권의 미래트럼프의 귀환은 기존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가 깨지고 ‘미국 우선주의’라는 새로운 패권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역사적인 전환점에서 이 책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통찰을 통해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 국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한국의 진로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국 주도의 질서 속에서 성장했으나, 미국의 상황은 과거와 같지 않다. 저자들은 현재에 안주한다면 한국 역시 유럽처럼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대전략이 절실한 시점, 이 책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전쟁미·중 패권 전쟁의 전선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넘어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흑연과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해 공급망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핵심광물 확보를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격상해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통상과 산업 정책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쥔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핵심광물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국가의 산업 경쟁력과 안보,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공급망 전쟁’의 핵심 요소로 조명한다. 저자 박준혁은 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중국의 저명한 철학자 주루이 교수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쉰여섯이었다. 의사로부터 “더 이상의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말을 들은 그는 죽음과 인생의 진실을 남기기 위해 한 청년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열흘 동안 매일 밤 11시 30분에 청년과 만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고, 인터뷰를 마친 후 스스로 생명유지 장치 제거를 결정했다. 투병 중에도 강의와 인터뷰를 통해 철학적 사유를 멈추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중국 주요 언론에 보도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죽음을 담담히 준비하는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당신은 평범하고 작은 존재인 동시에 위대하고 반짝이는 존재다.”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지막 메시지다.

2026.0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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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다주택자·1주택자 똘똘한 투자 방법은?[부동산 초양극화 시대, 전문가 12人의 선택]②

부동산 일반

2026년은 무주택자는 물론 다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까지 ‘대혼돈’의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절벽과 전세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을 억누르려는 정부 정책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줄곧 ‘신중한 접근’을 요구해왔던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에게는 자가 마련을 향한 똑똑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섣부른 매매보다는 강남권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를 목표로 삼되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를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무주택자 위한 팁 ‘막연한 관망 그만’금융권에 재직 중인 무주택자 A(47)씨는 요즘 도심 아파트만 보면 짜증이 난다. 서울 마포구의 구축 아파트 84.9㎡(34평형)에 전세로 거주했던 그는 지난해 초 집주인에게 ‘혹시 그 집을 매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다주택자였던 집주인이 제시한 가격은 10억원가량이었다. 그러나 A씨는 ‘올해 안에 조정장이 올 수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판단 아래 매입하지 않았다.약 1년 뒤 그는 이 결정을 무척 후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10억원이었던 집이 현재 호가 기준 17억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미 전세 계약 갱신 청구권을 모두 사용한 A씨는 “서울역 근방 신축 아파트 84.9㎡(34평형)을 전세가 8억5000만원에 얻었다. 작년에 살던 집을 그냥 샀으면 큰 빚 없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속상하다”고 했다. 위안거리라면 A씨가 이사 갈 예정인 신축 아파트 전셋값이 계약 뒤 1억원가량 더 올랐다는 점뿐이다. 그는 “씁쓸하다”고 말했다.3040 무주택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2026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13만6860가구에서 11만1900가구로 약 18.23% 줄어들 전망이다. 설상가상 전세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6년 전국 주택 전셋값이 2.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3.8%)과 서울(4.7%) 지역은 예상 가격 상승 폭이 더 컸다.오매불망 청약만 기다리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지난해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6.64대 1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알짜’ 단지는 경쟁률이 600대 1을 넘기며 ‘로또’ 수준이 됐다.전문가들은 이제 가능성이 낮은 청약이나 끝없는 관망 대신 자금 여력을 점검한 뒤 자가 마련에 나서라고 권유한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 절벽이 현실화한 시점에서는 막연한 관망세보다 본인의 자금 동원 능력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청약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기존 주택 시장에서의 급매물이나 경매 등을 통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상대적으로 덜 오른 서울의 대단지 구축 급매물이나 저평가된 저층 아파트를 타깃으로 삼아도 좋다. 수도권 외곽보다는 중심 지역일수록 추후 가격 상승 여력이 크기 때문에 저울질이 필요하다. 최근 관심도가 높아진 경매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권리 분석과 점유 문제를 안고 있는 경매 낙찰가는 시세보다 10~20%가량 낮다. 다주택·1주택자라면 ‘정부 정책 변수’다주택자의 고심도 깊기는 마찬가지다. 다주택자들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일몰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 중인 가운데 다주택자들의 매도 판단도 멈춰 섰다. 정책 방향이 불분명한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시장 혼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양도세 기본 세율은 과세 표준에 따라 6∼45%다. 조정 대상 지역에서는 기본 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p가 가산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 세율은 82.5%까지 오른다. 일부 다주택자들은 증여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매도해서 양도세를 수억원 더 내는 것보다 증여세를 내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무상으로 이뤄지는 증여는 토지 거래 허가제 대상이 아니고 실거주 의무도 없다. 실제로 법원 등기 정보 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부동산 증여 목적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은 2047건으로 202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올해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주택을 매도하는 ‘저가 양도’는 힘들다. 정부는 가족 간 거래에서 매매가격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을 경우(시가 대비 30% 이상 차이 또는 차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 형식이 매매라 하더라도 세법상 증여로 간주해 최대 12%의 증여 취득세율을 적용한다. 갈아타기를 원하는 1주택자는 꾸준한 상급지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매도한 사람 가운데 보유 기간이 ‘2년 초과 5년 이하’인 비율이 2017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법원 등기 정보 광장 조사)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채운 뒤 시세 차익을 더해 상급 주택으로 이동하는 갈아타기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다. 은행권의 가계 대출 중도 상환 수수료율과 양도세·취득세·중개수수료·인테리어 비용이 인상된 결과다. 그러나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여전히 시중에는 유동 자금이 풍부하다.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단지의 시세와 급매물을 파악해 두면 좋다.경매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경매는 토지 거래 허가 구역 규제를 받지 않아 갭 투자가 가능하고 자금 출처 증빙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만약 1주택자인데 여유가 있으면 역세권 등 교통과 입지가 좋은 재건축 대상지 빌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금 보유자라면 금리 고점과 가격 저점을 충분히 확인하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당부했다.

2026.0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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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상승 속 초양극화, 정책이 시장 명암을 가르는 해” [부동산 초양극화 시대, 전문가 12人의 선택]①

부동산 일반

"올해 집값은 완만하게 오르지만, 모두에게 같은 시장은 아니다."2026년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흐름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지역·상품·수요자 간 격차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도권 핵심지와 신축·정비사업 단지는 가격 방어력을 유지하는 반면, 비핵심 지역과 공급 부담 지역은 거래 부진과 가격 정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리 인하 기대와 구조적인 공급 공백, 그리고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겹치며 2026년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선별적 움직임’이 지배하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가 국내 부동산 전문가 12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설문’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2026년 주택시장 전반 흐름에 대해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다. 다만 상승의 범위와 강도는 결코 균등하지 않을 것이란 데 의견이 모였다. 즉, ‘전반적 상승 속 체감 온도차가 커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완만한 상승…수도권 핵심지 쏠림 심화 설문 결과 12명 중 대다수가 2026년 국내 주택시장 전반 흐름으로 ‘완만한 상승’을 꼽았다. 공급 부족이 구조화된 가운데 유동성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 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입주 물량 감소 ▲전월세 시장 불안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전국적으로는 소폭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지방이나 비아파트 상품은 상대적 약세가 불가피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 역시 “명목 성장률을 웃도는 유동성 증가와 누적된 공급 부족으로 자산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완만한 상승을 전망했다. 김 실장은 특히 “서울 핵심지 아파트 시장은 강세가 이어지는 반면,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약보합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은행권 시각도 유사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규제 영향으로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제한적인 공급 여건 속에서 수도권 중심의 가격 상승 흐름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 감소와 가격 유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가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수도권, 특히 서울 핵심지에 대한 평가는 한층 더 강경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한 상승’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특히 핵심 입지와 유형에 따라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이란 진단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 소장은 “2026년부터 서울 민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사실상 전멸 수준”이라며 “공급 공백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강남과 한강변 신축·재건축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는 물론, 서울 내에서도 신축과 구축,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역시 “인플레이션 우려와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서울 핵심 지역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접근성이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서울은 상반기 강세 이후 하반기에는 정책과 글로벌 경제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 정책 변수가 존재하나 전국 평균으로는 보합에 가까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리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2026년 시장은 ‘같이 오르는 장’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장’이라는 점이다.전세시장도 ‘압력’…‘월세화’ 가속전세시장에 대한 전망은 임차인 부담이 커지는 방향으로 모아진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다수는 2026년 전세시장에 대해 ‘전셋값 상승 압력 확대’ 또는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다. 이는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전세가격과 월세 가격이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는 반면, 입주 물량 감소와 기존 매물 회전 둔화로 전세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과 월세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인한 매매 거래 감소로 가격 강세지역일수록 갱신계약 늘고 전세의 월세화 가속되면서 순수 전세 물량은 감소하며 임차가격 상승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임대차 2법과 의무거주요건 확대에 따른 전세유통매물 감소가 전세난의 핵심”이라며 “올해는 더 심화하면서 결국 월세화를 자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으로 2026년 전세가격 상승 폭은 2025년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뿐 아니라 세종·부산·울산 등 일부 지방 광역시에서도 전세 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대 변수는 ‘세금’…‘정책 불확실성’ 리스크↑2026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는 단연 ‘세제’(보유세·양도세)가 꼽혔다. 이어 ▲정치 일정·정권 정책 기조 변화 ▲대출 규제(LTV·DSR) ▲공공주택·공급 정책 등 복합적인 정책 요인이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5월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연장 여부부터, 6월 지방선거 이후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는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도와 보유 전략을 동시에 흔들 수 있는 변수인 만큼, 세제 개편의 향방에 따라 시장의 단기 변동성과 중장기 흐름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정책 불활실성’은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책 방향의 일관성 부족은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을 위축시키고 거래 회복을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이라며 “특히 대출·세제 관련 메시지가 혼재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신한프리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2026년 부동산 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경기나 금리보다도 정책 불확실성에 있다”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아직 구조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며 ▲대출 규제 ▲세제 ▲정비사업 ▲공공·민간 공급 정책 등에서 일관된 신호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규제 완화’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가 충돌하면서, ‘풀 것인지, 다시 조일 것인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소장은 “전국적으로는 완만한 상승이 예상되지만, 정부 정책 실패가 반복될 경우 서울·수도권은 강한 상승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급대책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실패로 시장을 자극하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금리 인하 기대는 2026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거론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방향성과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시장 환경 사이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한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만으로 주택 수요 회복을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대출 규제와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시장 흐름을 더 강하게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김규정 전문위원은 “금리 인하 방향성 자체는 부동산 시장에 수요와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출 규제와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따라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수요자에게는 기준금리보다 대출 규제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준금리가 일부 인하되더라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수요 억제 정책이 병행되고 있어, 시중금리 인하 효과가 대출 금리에 그대로 반영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아울러 ‘2026년 주택 공급 상황’에 대해 가장 많은 전문가가 선택한 답변은 ‘공급 부족이 심화된다’였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에서의 공급 제약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그 배경에는 정비사업을 둘러싼 규제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분양 제한 ▲이주비 대출 축소 등은 사업 속도를 직접적으로 늦추고 있다. 현장에서는 조합원 갈등과 사업 지연, 소송 가능성까지 거론된다.위험 속 기회…‘지역·상품 선택’이 핵심다만 정비사업도 중요한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무조건적인 투자처’라기보다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양지영 전문 위원은 재건축·재개발 투자는 지역 선택보다 ‘단지 선택’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양 위원은 “같은 정비구역, 같은 동네라도 단지별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조합 내부 갈등 ▲사업성 이슈 ▲금융 조달 문제로 지연되는 단지와 반대로 행정 절차가 매끄럽고 시공사 선정까지 마친 단지의 가격·유동성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제경 소장은 “정비사업 시장은 정부 규제 방향에 따라 엄청 어려워 질 것”이라면서도 “아무거나 사면 안 되지만, 현 상황에서 사업성이 나오고 제대로 진행 중인 소수의 정비사업이 사실상 마지막 신축아파트 희소성을 갖추면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전문위원은 “도심 및 한강변 재건축·재개발은 공급 부족 환경에서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 부동산 시장을 ‘기다리는 시장’이 아니라 ‘선택하는 시장’으로 규정한다. 시장 전체의 방향성보다는 ▲개인의 자금 여력 ▲주거 목적 ▲리스크 감내 수준에 따라 전략이 갈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지역 선별을 기초로 한 내 집 마련 및 1주택 갈아타기는 타이밍 상관없이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함영진 랩장은 “수도권의 매입가 부담은 크지만 임대차시장의 불안과 입주량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실수요자의 주택매매는 적절하다“라며 “전세금 정도 준비돼 있고 신혼부부 또는 생애최초주택구입이라면 분양시장의 특별공급을 활용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매수 타이밍보다 ‘지역과 상품 선택’이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대출 규제가 상존하는 환경에서는 금리 변동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입지와 상품의 질이 훨씬 중요해졌다는 것이다.김효선 전문위원은 “신축과 구축, 청약과 기존주택 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실거주 안정성과 장기 가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서울 핵심지 재정비 ▲수도권 개발호재 지역의 신축 ▲임대 수요가 확실한 도심 소형 주택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 반면 수요 기반이 약한 지방 외곽과 공급 과잉 지역은 선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무주택자에게 청약은 인근 시세 대비 유리한 수단이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해법은 아니다”라며 “매수 여부보다 자금 여력과 입지 선택이 더 중요해진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이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대규모 산업단지 등 개발 호재가 명확한 지역은 중장기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획일적인 판단보다는 각자의 조건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0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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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 가계부의 민낯…빚 늘고 자산 줄어 [청년 재무구조 현주소]①

재테크

청년 세대가 돈을 모으지 못하는 이유를 개인의 소비 습관이나 금융 이해도의 한계로 돌리기엔,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은 분명하다. 소득은 늘었지만 부채가 더 빠르게 불었고, 자산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청년의 자산 형성 속도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금융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청년 소득보다 빚 증가 속도 더 빨라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의 평균 소득은 2625만원이다. 2년 전 2162만원보다 21.4% 증가한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만 19~34세 청년이 포함된 약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경제·노동·주거 등 8개 영역에서 청년의 삶을 전반적으로 조사해 2년마다 발표하고 있다.해당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평균 부채는 1637만원으로, 2년 전보다 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 관련 부채가 823만원에서 1166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자산 투자를 위한 부채는 36만원에서 73만원으로, 학자금 부채는 58만원에서 68만원으로 증가했다. 생활비 부채는 32만원에서 35만원으로 늘었다.소득 증가율(21.4%)보다 부채 증가율(39.7%)이 더 컸다는 점은 청년층의 재무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용시장 부진과 내수시장의 어려움 탓에 청년 세대들은 큰 폭의 소득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주택 관련 부채는 41.7% 증가해, 주거비와 같은 기본적인 생계비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만 ‘역주행’…평균 자산 유일하게 줄어가구주인 청년 세대의 자산 실태를 타 연령층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지표도 있다. 통계청의 ‘2025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39살 이하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3억1498만원으로 1년 전보다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40대·50대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6억2714만원·6억620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각각 전년보다 7.7% 늘었다. 60살 이상의 평균 자산 역시 6억95만원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했다. 자산이 줄어든 연령대는 39세 이하 청년층이 유일했다.이 같은 차이는 자산 구성에서부터 드러난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전년보다 5.8% 늘면서 전체 자산 증가를 이끈 것이다. 연령대별로 전체 자산 중 실물자산의 비중을 살펴보면, ▲39세 이하 58.9% ▲40대 73.8% ▲50대 75.1% ▲60세 이상 81.3% 등이다. 청년 세대의 실물자산 비중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청년 세대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증식 효과에서 사실상 소외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청년 세대 자산의 중심은 ‘금융자산’청년층 전체 자산에서는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금융자산은 실물자산과 비교해 투자 진입장벽이 낮고 유동성이 높아 청년층의 현실적인 자산 축적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로 30대 이하의 전체 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41.1%다. 다른 연령대의 해당 비중을 살펴보면 ▲40대 26.2% ▲50대 24.9% ▲60대 이상 18.7% 등이다. 일각에서는 청년층 내에서도 소득 수준에 따라 금융자산의 규모와 운용방식에 뚜렷한 격차가 존재하며, 이러한 격차는 점점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임나연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청년층 금융자산 특징과 실태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특히 고소득 청년층은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자산의 비중이 크고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예·적금을 중심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하며 격차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청년 자산 형성 정책을 강화하는 배경에도 이같은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단순히 저축을 장려하는 것을 넘어, 정부가 일정 부분을 함께 얹어주는 구조로 청년의 자산 축적 속도를 보완하겠다는 접근이다. 임 연구위원은 “청년층 간 격차가 더 심화되지 않도록, 중·저소득청년층의 실질적인 금융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청년층의 소득 수준에 따른 실제 수요와 활용도를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 및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연구위원은 “특히 세제 혜택과 같은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소득층을 포함한 보다 많은 청년층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산 운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맞춤형 금융 상품도 다양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6.0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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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으로 기억되고, 소리로 각인된다… 싱가포르항공의 ‘오감 전략’

항공

기내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꽃향기가 공간을 채운다. 좌석에 앉으면 차분한 음악이 흐르고, 승무원이 건네는 따뜻한 수건에서는 정제된 향이 전해진다. 싱가포르항공이 설계한 이 일련의 경험은 단순한 서비스 차원을 넘어선다. 시각·미각·후각·청각·촉각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이른바 ‘오감 마케팅’ 전략이다.가격 경쟁에서 경험 경쟁으로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는 빠르게 회복됐지만 경쟁의 무게중심은 달라졌다. 가격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경험 가치’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기내에서의 체감 만족도가 재탑승과 충성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이 흐름에 맞춰 다섯 가지 감각을 하나의 서비스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탑승부터 도착까지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다.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2025년 스카이트랙스 세계 항공사 어워드에서 ▲세계 최고 객실 승무원 ▲세계 최고 퍼스트 클래스 ▲아시아 최고 항공사 등을 수상했다. 종합 순위에서도 2위에 올랐다. 같은 해 트래블앤레저가 선정한 ‘최고의 국제 항공사’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프리미엄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감각 중심의 서비스 전략이 브랜드 가치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다.싱가포르항공 오감 전략의 중심에는 ‘바틱 플로라’(Batik Flora)’가 있다. 1968년 ‘싱가포르 걸’의 사롱 케바야에 적용됐던 바틱 문양은 2022년 재해석돼, 기존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기내 용품과 리테일 제품 전반으로 확장됐다.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브랜드 자산으로 관리되고 있다.시각적 아이덴티티는 후각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바틱 플로라 향은 여섯 가지 꽃 모티프를 조합한 시그니처 향으로, 기내 전반에 과하지 않게 퍼지도록 설계됐다. 시각과 후각을 결합해 기억에 남는 브랜드 인상을 구축하는 방식이다.비행 중 제공하는 편의용품(어메니티) 역시 같은 방향성을 따른다. 싱가포르항공은 미국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르 라보'와 협업한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있으며, 퍼스트 클래스에는 프랑스 크리스털 하우스 '라리크' 제품을 적용했다. 소재의 ▲촉감 ▲향 ▲사용 경험 전반을 고려해 설계된 것으로, 단순한 고급화보다는 승객의 컨디션과 감정까지 고려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미식 경험과 안락한 좌석까지미각은 가장 직관적인 접점이다. 기내식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목적지의 이미지를 사전에 전달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싱가포르항공은 기내식 파트너인 싱가포르항공 터미널 서비스(SATS)와 협업해 로컬 미식을 기내 환경에 맞게 구현하는 ‘싱가포르 인기 로컬 음식’ 이니셔티브를 이어오고 있다.글로벌 미식 경험도 병행한다. 국제 요리 자문단(ICP)이 개발한 메뉴는 지역별 미식 문화를 기내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각국 미쉐린 스타 셰프가 게스트 셰프로 참여해 노선별로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승객을 위한 ‘북더쿡'(Book the Cook) 사전 주문 서비스와 기내 환경에 맞춰 엄선된 와인 리스트 역시 미각 경험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청각 경험 역시 전략적으로 관리된다. 싱가포르항공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사운드 오브 싱가포르항공’을 제작해 라운지와 기내 전반에 적용하고 있으며, 유튜브를 통해 외부 접점도 확대했다. 해당 콘텐츠는 조회 수 14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이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여정 단계별 감정 흐름을 고려해 구성됐다. 라운지에서의 ▲휴식 ▲탑승 전 기대감 ▲착륙 직전의 안정감 등을 반영해 ‘청각적 일관성’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촉각은 좌석과 서비스 디테일에서 완성된다. 스위트·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는 공간 설계와 소재, 조명까지 세밀하게 계산됐다. 전 기종 풀플랫 시트와 전 클래스 무제한 무선 인터넷 도입은 편의 기능을 넘어 기내에서도 일상이 이어지는 환경을 구현한다.비행의 시작을 알리는 따뜻한 타월 서비스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그니처 향과 촉감이 결합한 이 짧은 접점은 승객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여정의 첫인상으로 남는다. 이러한 디테일은 체계적인 승무원 교육과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유지된다.싱가포르항공의 오감 마케팅은 개별 서비스의 집합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에 가깝다. 다섯 가지 감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승객은 불안을 완화하고 기억을 강화하며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싱가포르항공다움’이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지점이다.싱가포르항공 관계자는 “승객들의 오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순간 하늘 위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완성된다”며 “이러한 다층적인 경험 자체가 싱가포르항공의 브랜드 가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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