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현장] ‘367만 구독자’ 쯔양, ‘몸보신 먹방’ 가봤더니…

방송 시간 중에만 ‘억’ 매출…소상공인 제품 홍보 톡톡
쯔양과 실시간 소통…대본 없이 ‘즉흥’과 ‘재미’로 눈길

 
 
강남구 역삼로 'W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쯔양의 라방 현장. [사진 중앙포토]
 
“오늘 먹방 제대로 보겠네요”
 
“쯔양님~ 전복볶음밥에 전복 올려 먹어 주세요”
 
5일 오후 6시 위메프의 라이브커머스 ‘WEMAKE LIVE’ 채널. 먹방 크리에이터 쯔양이 화면에 등장해 인사를 나누자 라이브방송(라방) 채팅창에 접속자들이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팬보이’를 자처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시청 고객수가 100명, 200명을 빠르게 넘어섰다.  
 
쯔양 앞으론 풍성한 한상차림이 준비됐다. 커다란 팬 위에 장어가 열 맞춰 구워지고 한켠에선 추어탕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 성인 10명이 먹고도 남을 솥 안에는 전복밥 3종 세트가 가지런히 담겼다.  
 
367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쯔양의 먹방 현장인가 싶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 자리는 쯔양의 유튜브 채널이 아닌 위메프 상생협력팀이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잡고 소상공인 상품을 시식하고 판매하는 자리다.  
 

“평소 장어 10마리 먹는데”…쯔양의 찐후기  

위메프 상생협력팀은 라이브커머스 활동을 통해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진출을 돕고 있다. 소상공인 상품을 직접 시식하거나 사용해보는 콘셉트. 방송 시간 중에만 억단위 매출을 달성한 적이 있을 정도로 소상공인 제품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쯔양과 함께한 이날 방송은 동행세일이 시작된 지난 6월 24일부터 진행된 ‘WEMAKE LIVE’ 동행세일편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위메프와 쯔양이 작정하고 뭉친 셈이다.  
 
쯔양 라방 실시간 모바일 화면 캡처.
 
이날 선보인 상품은 추어탕, 장어, 전복 등 ‘몸보신 테마’로 구성됐다. 방송이 시작되자 라방 화면에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접속했다’, ‘쯔양 보러 왔다’는 등의 댓글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상당수는 쯔양이 어떤 음식을 어떻게 파는지 궁금해서 혹은 그냥 먹방을 보기 위해 접속한 시청자들이다.  
 
시작 후 몇분이 지났을까. 판매 제품을 제대로 소개하기 전부터 구매가 시작됐다. 라방이 TV홈쇼핑과 다른 점은 제품에 대한 설명을 짧게 줄이고 쯔양이 시식하며 맛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형식과 틀이 없는 만큼 솔직하고 자연스럽다는 평가다.  
 
현장 분위기는 연신 활기가 넘쳤다.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여과 없이 흘러나왔고 쯔양과 남성 쇼호스트가 서로의 실물 외모를 칭찬하자 스탭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방송 중 쯔양 입가에 음식이 묻자 쇼호스트가 쯔양에게 휴지를 건네고 “쯔양님은 내가 지킨다”라며 매너손을 뻗어 가려주기도 했다. 대본대로 방송하는 기존 방송과 달리 ‘즉흥’이 넘쳤다.
 
‘마감 임박’, ‘품절 임박’, ‘늦기전에 구매하세요’라는 식상한 멘트도 없다. 방송 중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이 댓글로 질문을 남기면 쯔양과 쇼호스트가 실시간으로 답변을 준다.
 
쯔양 라방 실시간 모바일 화면 캡처.
 
“추어탕 맛이 어떤가요?”, “장어에 가시가 많나요?” 질문이 쏟아지자 쯔양은 “비린맛 안나고 시래기가 부드럽다”, “평소 장어 10마리를 한 끼에 먹을 정도로 장어를 좋아하는데 손질이 잘 되어있어 가시가 없는 편”이라고 피드백을 주며 소통을 이어갔다.  
 
쯔양의 생생후기도 이어졌다. 쯔양은 “유튜브 방송 중에 전복을 40마리까지 먹어봤다”면서 “전복은 끝까지 먹을 때까지 맛있어야하는데 이 전복은 끝까지 먹을 때까지 맛있다”고 설명했다. 쯔양이 뼈와 내장이 말끔이 제거된 장어의 손질 상태를 설명할 땐 쇼호스트가 “장어를 말할 때 진심인 편”이라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방송이 진행된 60분 동안 시청자들은 음식의 맛이 어떤지 세세하게 질문하거나 직접 먹어 달라고 요구하고, 구매 인증 이벤트(신세계 상품권 2만원권 증정)에도 참여했다.  
 

라방 파급력 커…시청자, 소상공인 ‘윈윈’  

이날 진행된 방송은 줄곧 1000명 내외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단연 ‘먹방 강자’ 쯔양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 입에 넣기 버거워 보이는 장어를 쉴새 없이 입에 욱여넣다 입 천장이 데이는가 하면 입맛에 맞다는 전복김치볶음밥은 수차례 리필해 먹기도 했다.  
 
강남구 역삼로 ' W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쯔양의 라방 현장. [사진 중앙포토]
 
배부른 기색도 없었다. 방송이 끝날 무렵 어느 정도 배가 찼냐는 쇼호스트의 질문에 “아직 배가 안 부르다”며 현장을 놀라게 했다. 이때 한 시청자가 “소는 키워도 쯔양은 못 키운다”는 글을 올리자 스튜디오가 한바탕 웃음바다가 일기도 했다. 먹방 라방을 여러 번 진행했지만 현장에서 이렇게 많은 음식을 먹은 경우는 “쯔양이 처음”이라며 관계자들 역시 엄지를 추켜세웠다.  
 
쯔양을 초청해 협업한 것은 라방으로 이용자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주는 것은 물론 소상공인  제품의 온라인 판로 확보에 있다고 위메프 측은 설명했다. 김태원 위메프 상생협력팀 파트장은 “소상공인은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어도 마케팅 방법을 몰라 물건을 못 파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와 함께 이런 곳들을 발굴해서 소상공인에게 더 많은 판매 기회를 드리는 좋은 취지”라고 강조했다.  
 
파급력은 입증되고 있다. 동행세일 기간 방송마다 1000만원~2000만원 이상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는 게 김 파트장의 설명이다. 김 파트장은 “시청자 입장에선 퇴근길 가볍게 영상을 보면서 좋은 제품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소상공인에겐 브랜드를 알리고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며 “한 중소 밀키트업체가 라방 인연으로 억 단위 매출을 올리고 공장을 짓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앞으로 이런 곳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이현정 인턴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홍다원 인턴기자 hong.dawo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G20 일부 회원국 “억만장자 3000명에 부유세 걷어 불평등 해소하자”

2이재명-조국 “수시로 대화하자…공동법안·정책 추진”

3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4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5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

6독일 Z세대 3명 중 1명 “유대인에 역사적 책임 동의 못한다”

7미국, 마이크론에 반도체 보조금 8.4조원…삼성전자와 규모 비슷

8이재명, 조국에 “정국상황 교감할 게 있어” 러브콜…오늘 비공개 만찬

9크라우드웍스, AI 언어 모델 사업 ‘본격화’…웍스원 개발

실시간 뉴스

1G20 일부 회원국 “억만장자 3000명에 부유세 걷어 불평등 해소하자”

2이재명-조국 “수시로 대화하자…공동법안·정책 추진”

3 미국 1분기 GDP 경제성장률 1.6%…예상치 하회

4연세대·고려대 의대 교수들, 5월 말까지 주 1회 휴진한다

5경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관련 인천지검 압수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