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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 하이츠빌딩’ 리츠에 쏠린 눈…매도·매수자 동일 공모 리츠 탄생?

자전 거래 VS 정상 거래 놓고 '갑론을박'
금융위 심사 여부에 업계 관심 집중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하이츠빌딩 전경. [사진 인트러스투자운용 홈페이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하이츠빌딩 전경. [사진 인트러스투자운용 홈페이지]

 
인트러스투자운용의 역삼 하이츠빌딩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설립 여부를 두고 부동산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매도자와 매수자가 동일한 구도의 국내 첫 공모 리츠가 되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트러스투자운용은 서울 역삼동하이츠빌딩 지하 2층~지상 7층 토지와 건물을 담은 ㈜인트러스제1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인트러스12호 리츠)를 설립하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가 리츠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증권신고서를 접수해 투자자에게 필수적으로 알려야 하는 수칙을 지켰는지 금융위원회의 예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실질적인 업무는 금융감독원이 담당하고 있다.
 
인트러스투자운용 관계자는 “아직 인트러스12호 리츠의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며 “증권신고서 접수 후 금융위 심사를 받으면 오는 9월쯤 인트러스12호 리츠 설립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트러스12호 리츠가 금융위로부터 증권신고서 허가를 받으면 매수자와 매도자가 동일한 구도의 공모 리츠로는 국내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인트러스제12호 리츠 구조도. [사진 국토교통부]

인트러스제12호 리츠 구조도. [사진 국토교통부]

 
역삼 하이츠빌딩 거래(Deal·딜)의 매도자는 인트러스투자운용이 지난 2018년 조성한 인트러스밸류에드1호부동산신탁(인트러스밸류에드1호 펀드)이다. 매수자 역시 인트러스투자운용이 설립하는 인트러스12호 리츠다. 인트러스12호 리츠의 청약 모집 규모는 총 262억원이다. 청약 모집 대상은 공모(88.5%) 232억원, 사모(11.5%) 30억원으로 구성했다.
 
인트러스밸류에드1호 펀드는 지난해 11월 역삼 하이츠빌딩 매각주관사 선정 입찰을 실시했고 한 달 뒤 삼정KPMG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매각주관사로 정했다. 매각안내문과 티저를 배포하고 지난 2월 실시한 경쟁 입찰에 다수의 운용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트러스12호 리츠가 경쟁을 뚫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거래가 진행 중이다.
 
역삼 하이츠빌딩 딜을 두고 부동산투자업계의 반응은 양극으로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일한 매도자와 매수자가 거래하는 '자전 거래'라고 꼬집으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반면, 한편에서는 금융법상 위배되는 내용이 없는 '정상 거래'라고 맞선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펀드를 청산(엑시트)하는 주체와 리츠를 통해 인수하는 주체가 같다면 자산의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자전 거래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감정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감정평가가격과 시장에서 거래하는 가격에는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모 리츠와 차이점을 들며 투자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사모 리츠는 대부분 기관투자가 투자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기존에 확보한 거래 정보를 활용해 밸류에이션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 리츠는 기관투자가에 비해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면 역삼 하이츠빌딩 리츠 설립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는 부동산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번 역삼 하이츠빌딩 딜은 매수자와 매도자를 모두 인트러스투자운용이 설립했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히 다른 법인에 해당한다”며 “자본시장법이나 부동산투자회사법에 저촉되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정평가보고서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정했고, 매도자인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가 매수자인 리츠 투자자로 그대로 옮겨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자전 거래에 해당하는 소지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매도자와 매수자가 동일한 구조의 리츠를 선보인 사례가 전혀 없어서 금융당국에서 참고할 만한 선례도 없을 것”이라며 “첫 사례를 심사해야 하는 금융당국의 부담이 크겠지만 정부에서 리츠 활성화에 나선만큼 긍정적인 시선으로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아직 리츠 증권신고서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트러스투자운용이 리츠 관련 증권신고서를 접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추후 신고서가 들어오면 공모 투자자에게 알려야 하는 정보들을 잘 담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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