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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에도 ‘디에이치’, 보폭 넓히는 하이앤드 브랜드

대형건설사 서울 정비사업에 앞다퉈 프리미엄 단지 제안
정비사업 수주 유리하나 브랜드 희소성·공사비 문제 남아

 
 
송파구 마천뉴타운 현장. [중앙포토]

송파구 마천뉴타운 현장. [중앙포토]

 
올해 하반기 서울 소재 정비사업 수주에 나선 대형 건설사들이 연이어 조합 측에 자사 하이앤드 브랜드를 제안하고 있다. 수주 경쟁이 워낙 치열해진 데다 주변 집값 및 분양가 상승에 따라 높아질 대로 높아진 조합원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4일 마감된 송파구 마천4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현대건설은 단지명을 ‘디에이치 클라우드’로 제안했다. 이날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현대건설 1곳뿐이라 조합은 재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파구 아파트에 하이앤드 브랜드가 적용되는 사례는 지난해 신천동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명이 ‘르엘 잠실’로 계획된 이후 두 번째다.  
 
비(非)강남권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14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것으로 기대되는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에선 롯데건설이 ‘르엘’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신규 브랜드로 제안한 ‘드레브372’와 경쟁하게 됐다.  
 
DL이앤씨가 북가좌6구역에 적용 예정인 '드레브372'의 그랜드 게이트 조감도 [DL이앤씨]

DL이앤씨가 북가좌6구역에 적용 예정인 '드레브372'의 그랜드 게이트 조감도 [DL이앤씨]

역시 새 집행부를 꾸리고 하반기 내 시공사 선정 계획을 갖고 있는 동작구 흑석9구역 역시 유명 건설사들이 하이앤드 브랜드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6월 이미 ‘르엘’ 적용을 공식화했으며 현대건설 역시 시공권 입찰 시 ‘디에이치’를 제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기존 하이앤드 브랜드 전략은 대체로 강남권과 한강변 소재 3.3㎡ 당 4000~6000만원 수준 지역에 희소성 있는 프리미엄 단지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역시 강북에선 용산 동부권 정도로 국한돼 적용될 계획이었다. 이는 특히 추후 입주 시 3.3㎡ 당 1억원 시세 돌파가 예상되는 한남뉴타운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러나 주택시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각 건설사가 하이앤드 브랜드 기준으로 삼았던 시세 및 분양가 수준을 돌파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흑석뉴타운 대장주인 아크로 리버하임 전용면적 84㎡ 최고 실거래가는 3.3㎡ 당 6432만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흑석2구역 분양가가 3.3㎡ 당 4000만원 선으로 예정되는 등 주변 분양가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높아지는 시장 눈높이…부족한 공사비로 맞출까

 
이런 집값 상승으로 인해 조합원 눈높이는 올라가고 있다. 수주잔고를 채우려는 건설사들 입장에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브랜드 희소성을 포기하고 하이앤드 브랜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유행하면서 마치 해당 브랜드를 적용하지 못하면 고급 단지가 아닌 분위기가 돼 버렸다”면서 “브랜드 가치가 입주 후 시세에서 억대 차이를 낸다는 점 때문에 조합원들이 브랜드 문제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강남 하이앤드 단지엔 3.3㎡ 당 800~1000만원 공사비가 투입됐다. 따라서 3.3㎡ 당 500만원 대 공사비가 책정된 일부 정비사업에 같은 수준의 단지 조성이 가능하냐는 말도 나온다.  
 
통상 하이앤드 브랜드 단지엔 유럽산 빌트인 가구, 천연 대리석 등 비싼 자재가 쓰인다. 게다가 최근 철근 등 건축자재 가격이 급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공사원가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소 개발사업은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도 “당장 시공권을 수주해도 몇 년 뒤 착공하기 때문에 자재 가격이 건설사나 조합에 리스크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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