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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지금 물적 분할 中②] 무분별한 물적 분할에 해법 없나

기존 주주에 신설 법인 신주인수권 부여 등 보상 이뤄져야
“총수 일가 사익 편취 악용 가능성” 지적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연합뉴스]

 
국내 주요 그룹의 물적 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확산되는 가운데, 소액주주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할 신설 법인의 주식 일부를 지급하거나 모회사 주주에게 신설 법인의 신주인수권(신주 발행시 우선적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하는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소액주주의 피해 등을 근거로 기업의 물적 분할 결정을 규제하는 별도의 법 규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물적 분할을 결정하는 절차상의 하자가 없다면, 물적 분할 자체를 규제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쳐 적법한 절차로 이뤄진 물적 분할을 규제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물적 분할을 결정하는 것처럼 물적 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도 기업의 몫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분할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 설립 추진과 관련,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정책 계획을 내놨다.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 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고, 향후 3년간(2020년~2022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추진한다는 것. LG화학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1만원, 우선주 1주당 1만50원의 배당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총수 일가 이익 위한 물적 분할 우려” 지적도  

전문가들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물적 분할을 결정할 수 있지만 이 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장(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물적 분할로 또 다른 자회사를 설립한 이후 이해관계에 따라 지주회사 주주, 자회사 주주, 손자회사 주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며 “분할 신설 법인의 주식을 배당하거나 법을 손질해 손자회사 상장 시 신주인수권을 기존 자회사 주주에게 부여하는 등의 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적 분할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상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운동본부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총수가 없는 기업에선 지주회사의 자본 확충과 손자회사의 자본 확충의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문제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가 가능한 지배구조에서 지분 100%의 자회사를 활용, 총수 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자회사의 불합리한 경영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 역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다중대표소송제는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에 대해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다. 당초 정부안에는 모회사(상장회사) 주주가 6개월간 0.01%를 보유하고 있으면 소송이 가능했으나, 입법 과정에서 소송 요건이 지분 0.5%로 강화됐다.  
 
게다가 지난 4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는 관계에서만 다중대표소송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자회사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모회사는 다중대표소송제 대상이다. 박상인 재벌개혁운동본부장은 “현행 다중대표소송제로는 모회사 소액주주가 자회사의 경영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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