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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자산가들은 지금…정기예금 대신 삼성전자·공모주”

[이달의 PB- 9월➀]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
‘피크아웃’ 우려에도, ‘친환경·IT’ 분야 성장성 높아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투자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균형 잡힌 자산관리의 노하우가 절실하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4대 은행에서 추천한 ‘이달의 베스트PB’를 통해 금융 시장 진단 및 ‘잃지 않는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첫번째는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의 김현섭 PB팀장(부센터장)이다. 

 
[정준희 인턴기자]
 
“금리 인상에도 고액 자산가들은 정기예금보다 삼성전자를 삽니다. 연 3% 이상 배당이 나오니 정기예금보다 낫다고 봅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부센터장)은 지난 7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국민주’ 삼성전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긍정적 시각을 피력했다. ‘오늘 사서 내일 판다’는 전략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대표 주식 관련 저가매수 기회로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현재 고점 대비 20~30% 수준 하락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주식의 비중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형펀드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김현섭 팀장은 각 은행의 에이스가 투입된다는 강남 일대에서 10년 가까이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간판 PB’ 중 한명이다. KB국민은행의 자산 30억원 이상 VVIP고객을 위한 대형센터 ‘스타PB센터’에서 9년째 롱런하고 있다. 김 팀장은 치열한 ‘쩐의 전쟁’에서 살아남는 주 무기로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안정적 자산관리”를 꼽는다.
 
“세계적 투자자 하워드 막스는 ‘내가 아는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분산투자가 필수적입니다.”
 
김 팀장은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피크아웃’ 우려에 대해 “실제 9월 이후 주가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 글로벌 경제는 경기 둔화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은 경기회복의 지연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 기업 실적 증가 속도 둔화도 우려되는 리스크 요인이다.  
 
그렇다고 모든 투자를 올스톱하라는 것은 아니다. 김 팀장은 “기업의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지, 성장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미국 증시는 역사상 고점에 있고, 국내 코스피도 지난해 1400선까지 떨어졌다가 3200대까지 숨가쁘게 올라왔기 때문에 특정 자산이나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인 친환경 및 IT기업에 대한 분할 매수와 적립식 분산투자는 유효하다는 견해다. 투자지역으로는 해외보다 국내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김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통화의 분산도 권유한다. 올 초 대다수 전문가들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예상했지만, 최근 108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재확산이나 국내 경기가 악화될 때 원화자산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달러자산이 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현재 단기 급등 부담이 있어 안정화되는 추세에 맞춰 달러자산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달러 관련 상품으로는 달러ELS를 추천했다. 이자가 없는 달러예금의 특성상, 4~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달러주가연계증권(ELS)를 활용하는 것이 특히 목돈을 굴리기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조정장에 대비해 현금 비중 늘려라

김 팀장이 꼽은 하반기 투자 전략의 키워드는 ‘조정기 분할매수’다. 하반기 조정장에 대비해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현금을 보유하며 ‘때를 기다리라’는 조언이다. 자산을 전부 투자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아까워하기보다, 하반기 투자기회를 위해 일정부분 현금을 준비하는 것도 현명하다는 시각이다.  
 
흥미로운 점은 자산가들 사이에선 안전자산과 현금성 자산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것. 김 팀장은 “금리 인상기라고 해도 정기예금 금리는 1%대여서 대안투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21년 하반기 특히 주목받는 상품은 공모주펀드다. 김 팀장은 “현대중공업이나 카카오페이 등 하반기에도 공모주 시장이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모주펀드는 주식 비중이 매우 낮아 손실 가능성이 적어 채권형펀드처럼 정기예금 대용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채권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하반기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채권투자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평가다. 김 팀장은 “자산의 분산차원이 아니라면, 금리 인상기엔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매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김현섭 PB팀장의 ‘1억 투자 포트폴리오’

KB국민은행의 대표적 스타PB인 김현섭 PB팀장의 안정적 자산관리의 핵심은 ‘분산투자’이다. 김 팀장은 올 하반기 1억원을 금융상품으로 운용한다는 전제로 총 8가지 투자 상품에 분산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7가지 펀드에 각 1000만원씩, 공모주펀드에는 3000만원을 배분했다. 김 팀장은 “주식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현금성 자산을 30% 보유한다는 차원에서 공모주펀드에 3000만원 투자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추천펀드는 친환경과 IT, 최근 조정을 거쳐 가격부담이 적은 자동차업종 등을 주목했다. 친환경 펀드로는 디지털혁신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한국판 뉴딜정책 수혜로 고성장 예상기업에 적립식 투자하는 ‘KB 코리아 뉴딜 펀드-E’와 전기차 주도 시장 변화에 따라 2차전지에 투자하는 ‘TIGER 2차전지테마 ETF’, 글로벌 시장에 상장된 수소 경제 관련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KB 글로벌 수소 경제 펀드-E’를 추천했다.
 
IT 및 자동차 관련 추천 펀드로는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KB STAR IT 플러스 ETF’와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향후 부품 조달이 원활해질 경우 상승이 기대되는 ‘KODEX 자동차 ETF’를 주목할 대상으로 꼽았다. 또 중국 규제 이슈로 최근 급락한 중국 IT 관련 산업에 적립식 분할 매수할 수 있는 ‘KB 통중국 4차산업 펀드 -E’도 수익 상승이 기대되는 상품이다.  
 
대체투자 상품으로는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연 5%의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를 유망 펀드로 제시했다. 김 팀장은 “총 8개의 펀드를 분산 투자하되, 특히 주가변동성이 높은 코리아 뉴딜 펀드와 통중국 4차 산업펀드는 가급적 10번에 걸친 적립식 분산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섭 PB팀장의 금리 인상기 자산관리 전략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지난 8월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15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금리의 방향은 일정 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금리가 ‘인상’으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대출과 예금자산을 운용할 때 고민이 깊어졌다.
 
변동금리 VS 혼합형금리, 주담대 갈아타야 하나  
주 관심은 대출금리다. 주택담보 대출은 주로 변동금리와 혼합형금리(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적용) 중 선택하는데, 두 상품의 금리 차이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김현섭 팀장은 “현재 혼합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0.3% 이내인데, 신규 대출이라면 혼합형금리가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변동금리 대출 기존 보유자라면 금리인상에 대응해 갈아타기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대출 규제 등으로 한도 축소 경향이 있으므로, 갈아타는 시점에서 기존 대출금만큼 대출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이 필요하다. 기존 대출의 잔여 기간이 1~2년 내외로 길지 않다면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김 팀장은 “1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로 경기에 부담이 되는 빠른 금리인상은 어렵다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6개월 VS 12개월, 변동금리 선택은
신용대출은 변동주기를 체크해봐야 한다. 김 팀장은 “금리 인상기에는 1년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12개월 주기 변동금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는 시점을 늦출 수 있어서다. 대출을 여러 곳에 보유 중인 다중채무자라면, 가급적 금융권의 대환제도를 이용해 한 곳으로 집중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다중채무자는 대출 금액과 금리 면에서 점점 제한받을 우려가 있다.
 
정기예금, 신규 가입한다면
앞으로 금리가 인상된다면 예금도 짧게 짧게 굴리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이론상으로 그렇다. 하지만 금리 인상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 김 팀장은 “6개월짜리 예금과 1년 만기 예금의 현재 금리차이가 0.1~0.2% 정도”라며 “6개월 후에 6개월짜리 예금의 금리가 급격히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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