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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투자 꿈꾼다①] “업계 최초로 6개월마다 배당”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삼성전자는 성장하는 가치주, 10만원까지 오를 것”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펀드, 가치주 ETF 출시 예정

 
 
허남권 신용자산운용 대표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배당주나 가치주에 관심이 커져 수익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직접투자 열풍이 불었다. 주식투자를 위해 개인들은 펀드자금을 환매해 주식을 샀고, 라임과 옵티머스 등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엔 펀드 시장을 외면했다. 고사 위기에 처한 공모 펀드시장에서 특색있는 신상품을 출시하며 투자자 신뢰회복과 위기극복에 나선 자산운용사들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나 어려운 환경에 대응하는 각 사의 전략과 운용철학을 들어보고자 한다. 
 
지난 6월 33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가 석 달 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며 박스권으로 진입했다. 지수를 이끌던 IT플랫폼과 바이오, 헬스케어 등과 같은 기술주와 성장주도 주춤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업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미국 경기둔화 등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뚜렷한 방향 없이 지지부진할 때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기업, 즉 가치주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찬바람이 불어올 때 쯤이면 연말 배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배당주에 눈을 돌린다. 지금이야말로 가치주, 배당주를 담을 적기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 배당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배당주나 가치주에 관심이 커져 수익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가치투자를 국내에 도입한 1세대로 신영자산운용을 국내 대표 가치투자 자산운용사로 만든 주역 중 하나다. 그는 5년 만에 업계 최초로 반기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신영고배당반기분배펀드’도 출시했다. 허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5년 만에 배당주 펀드를 내놨다. 
 
7월에 출시한 신영고배당반기분배펀드의 특징은 6개월(6월, 12월)마다 배당금을 현금으로 준다는 것이다. 업계 최초다. 은퇴생활자에게 장기적인 연금형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연 5% 내외다. 투자 대상은 배당수익률이 높고 저평가된 기업이다. 국내 주식 13개 종목, 해외 주식 4개 종목을 비롯해 국내외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한다. 펀드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도 여타 배당주 펀드 대비 절반 수준이다. 50~60대 은퇴생활자들에게 추천한다.  
 

배당주 투자는 지금이 적기 

 
현재까지 판매 성과는 어떤가.
 
120억원 정도 들어왔다. 많이 팔린 편은 아니다. 아직까지 성과가 저조한건 배당주 투자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은퇴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게 원금손실이다. 소득이 없기 때문에 연 5%의 배당을 받아도 원금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당주 펀드는 단기로 봤을 때에는 손해가 날 수도 있지만 장기로 보면 마이너스 수익률이 되기 어려운 상품이다. 만약 원금손실이 발생해도 배당 수익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손해를 메꿀 수 있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 투자에 관심이 많다.
 
일반적으로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가을부터 안정적인 배당주가 강세를 보인다. 9월인 지금이 딱 적합한 시기다. 지금처럼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클 때에는 배당주 투자는 더욱 유리하다. 배당주는 하락장에서 주가가 떨어져도 배당금이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어서다. 주가가 상당기간 횡보하다가도, 어느 순간 해당 기업의 가치가 재발견됐을 때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급등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보다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약 50%씩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배당도 당연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허남권 신용자산운용 대표는 “가치주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배당주는 대부분 가치주인데, 투자해도 될까.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했지만, 모든 주식이 오른 건 아니다. IT와 바이오, 2차전지 등 일부 업종과 특정 종목이 끌어올렸다. 일례로 카카오뱅크는 시가총액이 30조원가 넘는다. 기존 은행주 다 합쳐도 카카오뱅크에 못미친다. 아직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저평가 종목(가치주)이 많다. 올해도 개인들의 직접 투자가 늘었지만 수익률로 따지면 지난해 만큼 수익을 내지는 못할 수 있다. 그동안 성장주에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자금들이 상당수 가치주로 옮겨갈 수 있다. 
 

삼성전자, IT기업 중에선 가장 저평가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매력은.
 
주가가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게 매력이다. 가치주는 대체적으로 배당, 실적, 규모 등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투자한다. 때문에 가치주에 투자하면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만 보고 투자할 수 있다. 단기투자는 좋은 주식을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거두는 투자수익률을 따라잡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성장주인가, 가치주인가.
 
삼성전자는 성장하는 가치주다. IT기업 중에선 가장 저평가됐다고 생각한다. 1년에 50조원씩 돈을 버는 회사의 시가총액은 겨우 400조원대다. 기업 성장성에 비해 주식은 매우 싸다. 미국 애플 기업의 시총도 2000조원을 넘어간다.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앞으로 10만 전자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준비 중인 투자 상품도 있나
 
지주회사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준비중이다. 장기 투자, 가치 투자에서 지주회사만큼 적합한 투자처가 없다. 지주회사는 여러 계열사들의 우두머리다. 사실상 우두머리 주식을 보유해야 장기적으로 그 아래에 있는 모든 계열사의 경영권까지 지배할 수 있다. 국내 지주사 주가는 현재 굉장히 저평가 상태다. 여기에 요즘 투자자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준비 중에 있다. 가치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를 만들려고 하는데, 내년쯤 출시할 계획이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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