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반도체 훈풍 탄 동탄 집값 급등…'삼중규제' 가능성 커지나
- 직전 3개월 상승률 규제 기준 상회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허구역 지정 가능성 부상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반도체 업황 회복과 교통 호재에 힘입어 경기 화성 동탄구를 비롯한 수도권 일부 비규제지역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탄구와 구리시, 용인 기흥구가 잇따라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면서 시장에서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는 물론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포함한 이른바 '삼중규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구리시·용인 기흥구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규제지역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현행 규정상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경우,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초과할 경우 지정할 수 있다.
3~5월 기준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탄구는 3.85% ▲구리시는 3.53% ▲기흥구는 2.57% 상승하며 관련 기준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동탄구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9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7.19%에 달한다.
업계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액 성과급 지급, GTX-A 개통 효과 등을 주요 배경으로 꼽는다.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종사자들의 주거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탄역 인근 대표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4개월 전 18억8000만원 수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 유입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지인 유입도 늘고 있다. 올해 3~5월 동탄구 집합건물 매수자 6119명 가운데 2084명(34.1%)은 화성시 외 지역 거주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동탄구와 구리시, 기흥구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재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포함한 이른바 '삼중 규제' 가능성도 거론한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현행 70%에서 40%로 축소된다. 유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사실상 제한되며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정비사업 관련 규제도 적용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변수로 남아 있다. 현행법상 국토교통부는 단일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기 어렵다. 동탄만을 겨냥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사실상 경기도지사의 권한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향후 규제 여부는 경기도의 정책 판단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갭투자 감소로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규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탄의 경우 반도체 산업 종사자 중심의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삼성전자가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자금 대출 지원 방안을 마련한 점도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시장 불안 가능성도 변수다. 최근 3개월간 동탄구 전셋값은 4.26% 올라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기흥구는 3.26%, 구리시는 2.33%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될 경우 갭투자는 줄어들 수 있지만 임대차 매물 감소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추가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평택·오산 등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규제 강화와 함께 공급 확대 및 임대차 시장 안정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동탄은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지역 지정이 이뤄질 경우 단기적으로는 과열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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