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내 식구' 챙기기?…전관에 몰아준 LH 감정평가 [2021 국감]

2017년 전체 물량 34%, 수수료 39% 전관 수임
전관 수임, 일반 평가사의 2배, 수수료도 비싸
“LH 출신에게 LH 보상 맡기는 것 자체가 불공정”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직원들의 3기신도시 사업지 사전투기 의혹과 관련, 경찰이 공사 본사와 일부 지역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사진은 토지보상 민원인 LH광명시흥지역본부 현관에서 직원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중앙포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간 감정평가 물량 중 최대 3분의 1 가량을 LH 출신 감정평가사에게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LH 출신 평가사들이 지급 수수료의 최대 39%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관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국토위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21억원을 들여 174명의 감정평가사들에게 361건의 감정평가 용역을 맡겼다. 이 가운데 85건은 25명의 LH 출신 감정평가사가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에는 수임 평가사 99명 중 LH 출신은 20명이었지만, 이들은 전체 용역 184건 중 33.7%에 해당하는 62건을 수임했다. 지급 수수료는 27억9000만원으로 전체 수수료 71억8000만원 의 38.9% 수준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LH 출신 평가사들이 다른 평가사에 비해 더 많은 평가를 담당했고 수임료도 더 비쌌다는 점이다. 비 LH 출신 평가사가 1인당 연평균 1.85건을 수임할 때 LH 출신 평가사는 3.36건을 수임했다. 1인당 수수료도 각각 6200만원과 1억1100만원으로 약 2배가량 차이 났다.
 
허 의원 측은 LH 출신 감정평가사 중 한 사람이 2018년 한 해에만 21건을 도맡아 수수료만 7억9000만원을 챙긴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 의원은 “LH가 토지주들에게 내줘야 하는 토지보상금의 근간이 될 감정평가를 LH 출신이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이 설사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전관이 책정한 값어치를 어느 누가 신뢰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또 “LH는 직원 투기사태 후 혁신방안의 하나로 전관 특혜를 뿌리 뽑겠다고 했는데,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제척·기피·회피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며 “주택공급체계 전반의 규칙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정립하는 것에서부터 LH의 환골탈태가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 "전국 18곳 사전투표소 등지서 '몰카' 의심 장치 발견"

2토스뱅크,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1000만 고객’ 목전

3전동화 시대에도 인정받는 볼보...EX30, ‘세계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 선정

4‘따뜻한 자본주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14년 연속 배당금 전액 기부

5‘바람의나라’부터 ‘데이브’까지 30주년 맞은 넥슨…그간 기록들 살펴보니

6미국투자이민, 미국 유학생들에게 기회 되나∙∙∙국민이주, 13일 미국영주권 설명회

7KT, 파트너사와 소통·협업으로 AICT 기업 도약 나선다

8금리 인하 기대감에 리츠 시장도 봄바람 기대↑

9삼성家 둘째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영입

실시간 뉴스

1 "전국 18곳 사전투표소 등지서 '몰카' 의심 장치 발견"

2토스뱅크,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1000만 고객’ 목전

3전동화 시대에도 인정받는 볼보...EX30, ‘세계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 선정

4‘따뜻한 자본주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14년 연속 배당금 전액 기부

5‘바람의나라’부터 ‘데이브’까지 30주년 맞은 넥슨…그간 기록들 살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