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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 게임수출 피해현황 묻자 콘텐츠진흥원 ‘복붙’ 답변

[2021 국감]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국감
중국 판호 발급한 한국 게임 4년간 단 3건
윤상현 “사드 배치 후 중국 보복조치 여전”
진흥원, 민간협회자료 베껴써 자료 제출해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14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영화진흥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세계 한류 바람에도 불구하고 게임 콘텐트는 중국에서 한한령 눌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피해가 수년간 계속됐는데도 정부는 현황 조사조차 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상현·배현진 의원은 “2017년부터 4년여 동안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국내 게임 콘텐트는 단 3건에 불과한 반면, 외국은 41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한국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일종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이다.  
 
윤 의원은 중국에서 한국게임 판호 발급이 적은 원인 중 하나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사건을 꼽았다.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주한미군 기지에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시진핑 주석이 반대 입장을 발표한 뒤부터 중국 정부가 한한령(한류 문화를 금지하는 조치) 등의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윤 의원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길들이기 하고 있다.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라며 “한국 정부도 이를 중국의 보복 조치로 여기지 않기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호주는 중국의 조치에 맞대응하는데 우리 정부는 설설 긴다”고 비난했다.
 
배 의원도 수십억의 예산을 쓰면서 무대응 하고 있는 정부 태도를 비판했다. 배 의원은 “콘텐츠진흥원이 운영 중인 해외 비즈니스센터 7곳 가운데 중국에 2곳(북경·심천)을 두고 있다”며 “북경센터에 투입된 예산만 최근 5년간 36억원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배 의원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콘텐츠진흥원의 안일한 대처와 무관심한 조사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국내 게임사들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는데 (콘텐츠진흥원은)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줬다. 센터가 유명무실한 것 같다”며 힐난했다.  
 
의원들의 국감자료 제출 요청에 콘텐츠진흥원이 제출한 답변자료 내용을 보면 ‘최근 3년간 중국에서 게임 저작권 관련해서 국내 기업이 입은 피해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는 없으며 2021년부터 게임산업 실태조사에 국내 기업에 대한 국내외 저작권 피해 여부 및 대응방안에 대한 문항을 추가해 조사 중에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게다가 콘텐츠진흥원이 추가 제출한 국감 답변자료조차 스스로 조사 작성한 내용이 아니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작성한 ‘중국 판호 및 저작권 침해 문제, 중국 진출 애로사항’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제출한 것이다. 복사한 주요 내용은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 인기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침해하는 사례’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이 “정부기관(콘텐츠진흥원)이 민간업계 자료를 베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문책하자, 조현래 콘텐츠진흥원장은 실수를 인정하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 원장은 판호 문제에 대해선 이렇다 할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복잡한 문제” “정부의 외교적 노력” 등 원론적인 답변만 꺼냈다.  
 
윤 의원은 “베트남·인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수출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콘텐츠진흥원의 역할을 당부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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