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맨션 수주전 개막②] 귀환한 ‘래미안’ VS 수성 나선 ‘자이’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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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맨션 수주전 개막②] 귀환한 ‘래미안’ VS 수성 나선 ‘자이’

줄어든 삼성물산 도시정비사업 인력, 입찰에 변수될까?

 
 
한강맨션에 내걸린 사업시행계획인가 현수막 [김두현 기자]

한강맨션에 내걸린 사업시행계획인가 현수막 [김두현 기자]

 
총 공사비 6225억에 달하는 용산구 이촌동 소재 한강맨션 재건축아파트 수주를 두고 국내 주택시장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가 맞붙을 전망이다. 2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11월 29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입찰제안서를 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래미안’이 이번 대결을 통해 예전의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공교롭게도 이번 경쟁사가 래미안이 떠난 시장에서 가장 큰 이득을 봤다고 평가되는 GS건설 ‘자이’이기 때문이다.
 

BI 바꾸고 전열 가다듬은 ‘래미안’, 한강맨션 수주에 총력

지난해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를 시작으로 5년 만에 도시정비시장에 귀환한 삼성물산은 올해 5월 래미안의 브랜드정체성(BI, Brand Identity)를 바꾸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래미안은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등 다양한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 차원 높은 주거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새 BI를 앞세운 삼성물산의 전략은 정비사업 복귀 이후 꾸준히 공을 들여온 한강맨션 수주전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8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으며, 2015년 도시정비업계를 떠나기 전까지 주택 시장 강자로 군림했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브랜드화에 성공한 ‘래미안’과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랜드마크 단지 시공사례 또한 여기에 한몫했다.    
 
한강맨션 인근 광고판에는 삼성물산의 광고를 볼 수 있다. [김두현 기자]

한강맨션 인근 광고판에는 삼성물산의 광고를 볼 수 있다. [김두현 기자]

 
현재 삼성물산은 ‘톡톡 래미안 한강맨션’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며 한강맨션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홍보채널에서 지도상으로 한강맨션 오른쪽에 위치한 동부이촌동 대장아파트 ‘래미안 첼리투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고급아파트인 래미안 첼리투스와 한강맨션을 엮어 동부이촌동에서 고급화된 래미안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같은 지역 내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원들의 눈은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조합원은 “래미안 첼리투스는 고급아파트는 맞지만 구조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는 무엇보다도 한강 조망이 중요한데 통유리창이 설치되지 않았고 거실에 기둥이 있도록 설계된 것 또한 오점이라는 말들이 많다”고 전했다.
 

래미안 빈자리 혜택 본 ‘자이’, 한강맨션도 선점

반면 GS건설은 늦게 수주 전에 뛰어든 삼성물산과 달리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위해 오랫동안 기반을 다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GS건설은 조합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몇 년 동안 공들 들이고 있고 조합원들도 이를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2003년 한강맨션 조합 설립을 시도할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었다”며 “GS건설은 그동안 진행한 도시정비사업의 기술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강맨션을 이촌동 최고의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래미안이 도시정비 및 주택시장을 떠난 동안 가장 큰 혜택을 본 브랜드로 GS건설 ‘자이’를 꼽는다. GS건설 자이는 래미안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꼽히며 여타 하이앤드 브랜드 도입 없이 도시정비 실적을 내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업계에서 5년간 떠났을 때 GS건설이 그 빈자리를 차지하며 가장 큰 수혜를 봤다는 게 업계 평가”라고 설명했다.  
 
래미안이 잃은 것은 시간 공백만이 아니다. 일각에선 최근 삼성물산 수주 단지에서 잡음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관련 인력유출을 꼽는다. 각종 법·규제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한 도시정비사업팀을 주택시공·마케팅 인력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 6일엔 삼성물산이 수주해 시공까지 진행하고 있는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이 시공계약 해지에 대한 항소심에서 전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패소했다. 이뿐 아니라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에서는 조합원 다수가 삼성물산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시공사 선정 입찰 당시 삼성물산은 ‘3개월 내 관리처분인가 획득’을 공약으로 대우건설을 69표 차이로 이기며 반포3주구를 수주했지만 약속보다 1년 늦은 올해 7월에서야 관리처분인가가 났기 때문이다.  
      
 
양사의 인력 변화 차이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각 사별 정기공시를 보면 2015년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직원 수는 7952명이었지만 사실상 도시정비사업에서 발을 뺐던 2016년 6453명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5452명으로 2015년 대비 2500명이나 빠졌다. 반면 GS건설의 건축·주택부문 직원 수는 2015년 1275명에 불과했지만 2016년 1555명, 2021년 6월에는 2582명까지 증가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자 도시정비인력 상당수가 타사로 유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강남권 수주 단지에서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전문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은 자사 인력유출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해당 사실과 관련 사업역량에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15년 당시 정비사업 시장이 지나치게 혼탁해진 상황이라 컴플라이언스(법규제 준수) 차원에서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2018년말 도시정비법 개정 이후 불법 홍보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법과 제도를 준수하면서 '클린 수주'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그런 시스템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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