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머스크 “버핏형, 테슬라 샀어?”…테슬라 vs 버핏, 수익률 보니 [‘천슬라’의 질주①]

연초 이후 ‘BAC’ 59.1% VS ‘테슬라’ 52.7%, 버핏 수익률 더 높아
중장기 보유는 긍정적, 최근 주가 급등에 현재 매수는 신중해야

[사진 중앙포토]
 
 
◇ 스페셜리포트  
① 머스크 “버핏형, 테슬라 샀어?”…테슬라 VS 버핏, 수익률 보니
② 천슬라 타고 ‘들썩이는’ 관련주, 계속 달릴까
 
“버핏은 테슬라를 투자했어야 했다.” 지난달 17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에게 트위터를 보냈다. 머스크의 한마디가 예고라도 한 듯 테슬라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은 137억6000만 달러(16조168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억7000만 달러(10조3048억원)보다 57% 늘었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분기 순이익도 올해만 벌써 두 번째 10억 달러를 넘겼다.  
 
테슬라의 최대 실적은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도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실적발표 후 25일(현지시각) 주가는 1000달러를 돌파하며 ‘천슬라’(1000달러+테슬라)를 달성했다. 시가총액도 1조 달러를 넘어서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사우디 아람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1208.5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워런 버핏은 테슬라 주식을 꼭 사야했을까. 지난 2분기(6월 30일) 기준 워런 버핏이 보유한 주식 비중 상위 5개 종목과 테슬라의 주가 수익률을 단순 비교해봤다. 2분기 이후 주가 상승폭은 테슬라가 더 높았지만, 연초 이후 상승폭은 워런 버핏의 보유 종목들도 만만치 않게 좋았다.
 
지난 2분기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워런 버핏이 보유한 주식 비중의 상위 5개 종목은 애플(AAPL),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 코카콜라(KO), 식품제조 기업 크래프트 하인즈(KHC)다.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 중 애플 보유 비중은 41.45%에 달한다. 2분기 보유 종목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비교하면, 연초 이후 주가 수익률은 애플이 15.8%,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9.1%,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47.2%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52.7%의 수익을 냈다. 주가만 비교해보면 테슬라의 수익률이 월등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  
 
 
단일 종목을 비교해봐도 그렇다. 버핏의 투자 비중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애플 주가를 테슬라 주가와 비교해봤다. 버핏이 애플을 매수한 2016년 5월부터 현재(지난 1일 기준)까지 주가 수익률은 애플이 536.3%, 테슬라 2399.2%다. 2019년 말부터 테슬라가 흑자 전환하면서 애플의 주가 수익률을 넘어선 탓이다. 코카콜라는 버핏이 매수한 시점으로부터 수익률이 2300%에 달한다. 테슬라보다 높다. 염승환 이베스트 투자증권 이사는 “2019년 말부터 성장하기 시작한 테슬라는 10년 전 애플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있다”며 “당시 애플이 뛰어든 산업 분야에서 노키아가 1위였지만 애플이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그 자리를 탈환했고, 테슬라도 도요타와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전기차 시장 1위를 점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980년 12월 애플 상장 당시 주가인 0.13달러(액면분할 후 기준)와 현시점 주가(지난 1일 기준)를 단순 비교한 수익률은 114484.6%에 달한다. 테슬라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28910.4%로 애플이 월등히 높다. 특히 애플은 미국 상장 기업 중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해, 지난 1일 기준 시총은 2조4762억 달러다. 이제 막 시총 1조에 도달한 테슬라와 비교하면 애플이 선행 중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버핏의 선택은 탁월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학개미 최근 3개월 동안 6900억원 넘게 팔아  

그렇다면 앞으로 테슬라 주가는 어떻게 될까. 테슬라는 공매도가 높은 종목 중에 하나다. 버핏이 테슬라 대신 ‘중국판 테슬라’를 꿈꾸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다. 국내 투자자들도 최근 테슬라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 개미들은 지난 8월 9924만 달러(약 1150억원), 9월은 2억7398만 달러(약 3244억원)를 순매도했다. 천슬라에 도달한 당일에도 6851만 달러(약 801억원), 10월 한달 동안 2억1907만 달러(약 2573억원)을 내다팔았다. 
 
테슬라 매도세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쳤고, 차익 실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금리 인상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지난 2015년 말부터 2018년까지 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진행한 동안 구글 주가(알파벳A 기준)는 34.3% 올랐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같은 기간 22.6% 올랐다. 대형주는 주가가 떨어지기보단 올랐다.  
 
천슬라의 질주를 두고 투자 의견은 엇갈린다.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중장기 보유 종목으로 좋은 기업인 반면, 주가가 급등해 매수 신중론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는 밸류에이션 문제나 공매도 이슈가 있었지만 이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보여 왔다”며 “캐파(CAPA·생산능력) 증설 계획이라든가 자율주행 관련 노이즈 등의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기업 자체가 중장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어도 급격히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독일, 텍사스 공장 증설이 계획돼 있고 모빌리티 사업 측면에서 크게 확장된다는 점에서 장기 보유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주가 고점을 판단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도 “보통 어떤 산업이든 공급가격이 크게 인상됐을 때 끝점이라고 판단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 전기차 시장의 기회는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IB) 파이프 제프리는 지난달 27일 목표 주가를 1200달러에서 1300달러로 상향했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UMG 잡은 하이브 ‘이유 있었네’…해외 매출 64% 의미

2"4월 급여가 줄었어요"...회사가 건보료를 공제한다?

3‘아토피 치료제’ 임상 결과 발표 후 주가 ‘뚝’…샤페론의 위기

4어디까지 빠지나…테슬라, 주가 향방 ‘이것’에 달렸다

5'사과 금값' 여파...지난달 파인애플·망고 수입량 '역대 최대'

6김히어라 측 "학폭 제기자 만나 화해...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

74.8배 빠른 '와이파이 7' 도입 된다...올 상반기 상용화

8외교부 日 "독도는 일본땅" 주장에 발끈..."즉각 철회해야"

9최태원-노소영 항소심, 변론 마무리..."남은 생, 일에 헌신하겠다"

실시간 뉴스

1UMG 잡은 하이브 ‘이유 있었네’…해외 매출 64% 의미

2"4월 급여가 줄었어요"...회사가 건보료를 공제한다?

3‘아토피 치료제’ 임상 결과 발표 후 주가 ‘뚝’…샤페론의 위기

4어디까지 빠지나…테슬라, 주가 향방 ‘이것’에 달렸다

5'사과 금값' 여파...지난달 파인애플·망고 수입량 '역대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