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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친화 or 의도적 방관?…‘금리 역전’ 기현상 놓고 엇갈린 시각

금융당국 대출 규제로 은행권 우대금리·한도 축소 결과
정은보 원장 “금리는 시장이 결정…신중하게 모니터링”

 
 
정은보 금감원장.[사진 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이들의 대출금리가 상호금융권 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나타난 가운데,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정 원장이 강조해온 '시장 친화적' 기조라는 시각과 함께, 대출 총량 규제 차원의 '의도적 방관'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 9일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라는 것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으로 시장 자율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감독 차원에서는 계속해서 아주 신중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계 부채 대책을 이유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한다는 데 대해선 “검토한 사항이 없다”며 “시장에서 이런 금리의 전체적인 흐름 등에 대해선 현재 신중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점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에게 대출 규제와 관련해 실소유자들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를 특정하진 않고 전체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얘기했다”며 “은행들도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금융업계에선 제1금융권 대출금리가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의 대출금리를 넘어서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상호금융을 비롯한 2금융권은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찾는다는 점에서 1금융권보다 대출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인데, 이것이 역전된 것이다.
 
금융당국과 약속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맞추기 위해 우대금리와 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은행들이 대응해온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 평균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권(연 4.15%) 대비 0.31%포인트 낮은 연 3.84%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도 ‘금리 역전’ 현상이 빚어지긴 마찬가지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난달 말 서울 은평뉴타운 새마을금고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연 3.52%다. 서울 풍납동 새마을금고는 연 3.34%, 마천 새마을금고도 연 3.3%를 기록했다. 단위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2%대 후반~3%대 초반이다. 서울 강동 농협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연 2.7~3.2% 범위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기도 했다. 신협 역시 최저 연 2.7%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반면 1금융권 선두주자인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5~4.65%(지난 8일 기준·이달 15일까지 적용)다. 고정금리는 연 3.96~5.16%로 지난 10월말 ‘5%선’을 돌파한 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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